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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
가장 확실한 변화는 연구실 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촉매나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자가 직접 가설을 세우고 실험 장비를 조작해야 했지만, 앞으로의 화학 연구는 AI가 실험 설계를 주도하고 로봇이 이를 수행하는 소위 '자율 주행 실험실'로 진화하고 있다. AI는 방대한 논문 데이터와 실험 결과를 학습해 최적의 화학 반응 경로를 예측한다. 최근 국내외 보고에 따르면, 사람이 직접 할 경우 수개월이 걸릴 실험을 AI와 로봇팔의 결합을 통해 단 몇 주, 심지어 며칠 만에 끝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화학 연구의 지평을 넓히며, 이제는 생성형 AI가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구조를 먼저 제안하고 그 물리적 특성을 사전에 모사해 실패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연구의 중심축을 '단순노동'에서 '창의적 데이터 해석'으로 이동시킬 것이다. 대부분 연구실에서 탄생한 물질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복잡한 생산 공정을 거쳐야 한다. 화학 공정은 온도, 압력, 유량 등 미세한 변수 하나에도 수율이 크게 달라지는 민감한 영역이다. AI는 여기서 '가상 모형(Digital Twin)' 기술을 통해 공장 운영의 최적점을 찾아낸다. 실제 공장과 똑같은 가상 모델을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인터넷 데이터를 AI가 분석함으로써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가 가능해졌다. 이는 갑작스러운 공정 중단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막을 뿐만 아니라, 화학 사고로부터 작업자의 안전을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공정 최적화 알고리즘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도 제품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해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화학 산업의 미래를 논할 때 탄소중립과 환경 보호는 빠질 수 없는 주제이다. AI는 화학 산업이 지닌 '오염 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AI는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포집할 수 있는 새로운 다공성 소재를 설계하고, 포집된 탄소를 유용한 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반응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해서 탄소 포집 및 활용(CCU) 기술의 최적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공정에서 AI는 복합 폐기물의 성분을 분석하고 최적화된 열분해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자원 회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처럼 AI는 화학 물질의 전 생애주기(Life Cycle)를 관리하며, 자원 낭비 없이 순환되는 '순환 경제'의 시대적 요구를 현실로 바꿀 수 있다. 결국 AI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화학 산업으로의 전환을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따라서 화학 산업은 이제 물질을 만드는 제조 업종을 넘어, 데이터를 가공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지식 기반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AI는 화학 산업이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윤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해 지금까지 화학이 만든 세계를 더욱 안전하고 풍요롭게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화학연구원을 비롯한 연구기관에서는 산·학과 함께 새로운 지능형 화학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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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