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은행 열매보다 심한 악취 그들만의 리그에 참담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은행 열매보다 심한 악취 그들만의 리그에 참담

냄새 지독한 나무는 벌목해야

  • 승인 2021-10-02 20:4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추석을 지나면서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었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온 것이다. 가을은 색깔의 향연이다. 형형색색의 코스모스들은 아름다운 키 자랑을 하고 있으며 은행나무에서는 노란색의 열매가 익으면서 아래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은행잎과 달리 다 익은 은행은 특유의 고약한 냄새가 사람들을 괴롭힌다. 그건 은행의 구린내 때문이다. 마치 청소하지 않은 화장실처럼 역겨운 냄새가 고약하므로 은행나무 곁을 지나는 행인은 남녀노소 모두 코를 막아야 한다.



더욱이 바람이 불면 후두둑 떨어지는 은행 열매는 주차해둔 자동차에 흠집까지 낼 정도로 딱딱하다. 그럼 은행 열매에서는 왜 구린내가 나는 걸까? 은행의 열매는 암나무에서만 열리는데 고약한 냄새는 겉껍질의 과육질에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nkgoic acid)'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지독한 이 냄새와 더불어 은행 열매를 만지면 피부가 가려워서 사람 외에 다른 동물은 은행 열매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이에 대한 민원이 잦은 은행 암나무를 벌목하는 장면이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고약한 냄새로 인해 '공공의 적'이 된 것은 어디 비단 은행나무뿐일까.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투자한 천화동인(화천대유 관계사) 실소유주들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아 세인들에게 충격을 줬다.

또한 겨우(?) 6년간 취업했던 모 당 의원 아들은 퇴직금으로만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더욱 기가 막혔다. 과연 이들은 무슨 짓을 했길래 소액투자만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는 '신의 한 수' 경지까지 올랐던 것일까.

이들은 이렇게 번 돈으로 또 다른 부동산에 투자하는 등 그야말로 투기의 귀재 면모까지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는 많은 국민을 절망의 골짜기로 내몰았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는 견딜 재간이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런 참담한 현실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하고 마치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식으로 불로소득의 달콤한 과실을 나눠 갖고 먹었다. 화천대유의 수상한 돈 잔치와 흐름은 요지경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김 모씨 아내와 누나는 화천대유의 자회사 격이자 투자사인 천화동인에 각각 872만원을 출자하고 무려 101억 원씩을 배당받았다고 알려졌다. 1046만 원을 투자한 지인은 121억 원을 받았다.

남 모 변호사는 8700여 만 원을 넣고 1007억 원을 챙겼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만든 회사였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화수분의 돈벼락을 맞았단 말인가! 이들의 '복마전'에는 내로라하는 정치권과 법조계 유력 인사들까지 줄줄이 관련돼 있어 국민적 의구심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들이 이러는 사이 대다수 국민들은 사상 최악의 부동산 가격 폭등과 전셋집 고갈 등의 악재를 맞아 숨이 넘어가며 휘청거렸다. 정부와 정치권이 부른 자업자득의 예정된 비극이었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 우리 국민은 이른바 'LH 사태'로 이미 지칠 대로 지친 터였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해 죽을 문턱까지 도달한 지 오래다. 그런데도 정부의 방역지침을 여전히 준수하면서 재기의 날을 모색해왔지만 이제 그런 꿈조차 버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것이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의 실체였단 말인가? 설령 특권과 반칙이 없는 나라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국민이 절망하게끔 만들어선 안 된다.

은행 열매보다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는 천화동인과 화천대유에 대한 발본색원(拔本塞源) 차원의 특검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냄새 지독한 은행나무는 벌목(伐木)이 답이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2021051301000775300030521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승조 "충남에서 검증된 실력 통합특별시에서 완성"
  2. 대전시 설 연휴 24시간 응급진료체계 가동
  3. 대전경제 이정표 '대전상장기업지수' 공식 도입
  4. 대전 중구, 설연휴 환경오염행위 특별감시 실시
  5.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1. 대전 서구, 2년 연속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우수'
  2. 대전 대덕구, 청년 창업자에 임대료 부담 없는 창업 기회 제공
  3. 대전시 2026년 산불방지 협의회 개최
  4. 대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부활할까 "검토 중인 내용 없어"
  5. 유성구, '행정통합' 대비 주요사업·조직 재진단

헤드라인 뉴스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재정·권한 이양 방식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재정과 권한을 법에 명확히 담지 않은 통합은 실효성이 없다고 여당을 겨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통합 출범을 위한 법 제정을 우선한 뒤 재정분권 논의를 병행해도 충분하다며 맞섰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관련 입법공청회에서는 광역단위 행정통합의 실효성을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재정·권한 분권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여야는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과 권한을 '지금 법에 담아야 하느냐', '출범 이후..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회장 김원식, 사장 유영돈)가 대전·충남권 일간지 중 최초로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는 9일 2026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중도일보를 포함해 일간지 29곳, 주간지 45곳 등을 선정했다. 중도일보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돼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2025년에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통해 '대전 둔산지구 미래를 그리다' 등 다양한 기획 취재를 진행하며 지면을 충실하게 채워왔다. '둔산지구 미래를..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을 비판하며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충청북특별자치도법’ 제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을 대동해 행정통합 논의과정에서 배제되고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충북은 대전·충남과 엄연히 다르다며 특별법안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 행안위 공청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끝내 배제됐다”며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