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구의 세상읽기]2021년 연말을 보내며...

  • 오피니언
  • 세상읽기

[박태구의 세상읽기]2021년 연말을 보내며...

박태구 경제사회교육부장(부국장)

  • 승인 2021-12-22 08:46
  • 신문게재 2021-12-23 18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박태구 사회부장
박태구 경제사회교육부장(부국장)
날씨가 추워지면서 집안도 뭔가 허전하고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 허전함을 무엇으로 채우지, 곰곰이 생각하며 가족과 함께 가까운 매장을 찾았다. 한참 동안 매장을 둘러보며 고민 끝에 소형 크리스마스트리를 구매했다. 집에 와서는 트리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거실에 따듯한 온기가 느껴졌다. 작지만 멋스러운 트리 위에 주황색 전구의 빛이 일정한 탬포에 따라 켜졌다가 꺼지기를 반복한다. 트리 전구가 실내 온도를 높인 것은 아니지만 삭막한 분위기를 바꾸듯 포근함을 준다.

코로나19 때문에 삭막해진 분위기를 바꾸는데 소소하지만 크리스마스트리 만큼 가성비가 좋은 것도 없을 것이란 아내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집안 분위기가 바뀌자 필자의 기분도 조금은 밝아진 느낌이다.

올해도 1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시간은 참 빨리도 지나가는 것 같다. 1년이란 기간 동안 무엇을 하고 어떻게 지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연초 세운 계획에 따라 한 달, 그리고 하루를 보내며 열심히는 달려온 것 같은데,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일은 뭐가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살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나온 과거를 반성하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남다른 각오가 없으면 힘든 일이다. 올해 살아온 삶에 대한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코로나19 감염병이 국내에 창궐한 지 2년째다. 코로나는 마음속의 여유를 사라지게 하고 조바심을 갖게 한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출입처 관계인 등과 만나 식사를 하기까지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만나기 전에는 '사람을 만나 식사하면, 나는 괜찮을지, 상대방은 괜찮을까' 여러 번 생각하게 된다. 식사 이후에는 별일 없겠지 하며 다시 만난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런 고민은 모두가 비슷하게 할 것이다.

지인은 코로나19 검사를 10번 넘게 했다고 하는데, 필자는 운이 좋게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비염이 있는 사람은 PCR 검사 때 불편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언젠가는 검사를 해야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한다.

'위드 코로나'로 잠시 풀렸던 거리두기가 확진자 증가로 다시 강화됐다. 확진자 증가는 정부도 어느 정도 예견했을 진데 위중증 환자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사망자가 늘어난 것에는 두 손을 든 모양새다. 최근 대전에서도 하루 사망자가 10명에 달하는 등 전국 하루 사망자가 수십 명에 이르러 누적 사망자가 4800여 명을 넘어서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새롭게 출현한 오미크론의 감염력이 높지만, 기존 바이러스보다 치명률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진단은 우리에게 잠시나마 희망적인 생각을 들게 했다. 일부에선 오미크론이 기존 바이러스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될 것이라 전망하며 오미크론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치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영국에서 첫 감염 사망자가 나오면서 이런 생각들도 쑥 들어가게 했다.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모르니 더 지켜봐야 한다.

이달 18일부터 시작된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과는 밖에서 식사나 차를 마실 수 없게 됐다. 백신을 맞았더라도 4명까지만 모임을 할 수 있다. 백신 패스 도입으로 백신 맞은 사람과 개인 사유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 간의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됐다. 백신 맞지 않은 사람은 식당에서 혼밥만 할 수 있다. 연말 식당이나 카페 풍경이 그야말로 삭막해졌다. 거리두기 강화를 놓고 용어 정리를 고민한다. '위드 코로나 중단이냐', '다시 거리두기 강화냐'. 하지만 둘 다 맞는 표현이고 큰 의미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준비가 충분치 못했다”며 방역조치 유턴에 대해 사과했는데, 자영업자 중심으로 여론이 좋지 않다.

잠시 맛본 '위드 코로나'는 독이 든 성배처럼 느껴진다.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다. 따듯한 말 한마디가 상대에겐 버티는 큰 힘이 되기도 한다. 2021년 연말, 주위 사람들을 되돌아보며 다가올 내년을 기약해 본다.

박태구 경제사회교육부장(부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30조원대 '발전 공기업 5사' 통합 속도… 세종시 유치 가능성은
  2. [현장취재]2026년 저출생 대응 대전지역연대 정기회의
  3. 8월 16일, 내 결혼식을 미리 본다
  4. 대한공업교육학회, '2026년 상반기 학술대회'
  5. 위기 임산부 가정 위해 두번째 백일 파티
  1. 대전시새마을회, '2026 시·구회장단 워크숍 및 남도문화 탐방'
  2. 어린이회관, 초등1학년 학생들에게 꿈돌이 호신용 경보기 보급
  3. 백석문화대, 2026 충남 해커TOON 캠프 개최
  4. 천안문화재단, '찾아가는 예술무대'와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
  5. 천안시, 도솔아카데미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인식 개선 앞장

헤드라인 뉴스


`대한민국 대도약 3대 프로젝트 29일 공개… 충청권 초미 관심

'대한민국 대도약 3대 프로젝트 29일 공개… 충청권 초미 관심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균형성장의 브랜드 될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가 29일 공개된다. 호남권은 물론 충청권과 영남권까지 아우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투자 규모와 분야 등 세부적인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에서는 국가균형성장과 국토 공간 재편, 미래 첨단핵심산업 등을 담은 대규모 프로젝트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참석한다. 보고회는 이 대통령의 모두 말씀에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를 필두로 과학기..

민선 9기 대전시 `우리 모두의 대전, 온통 행복한 시민`
민선 9기 대전시 '우리 모두의 대전, 온통 행복한 시민'

민선 9기 대전시 허태정 호(號)의 슬로건이 '우리 모두의 대전, 온통 행복한 시민'으로 28일 선정됐다.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이번 슬로건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허 당선인의 시정 철학과 민선 9기 시정의 방향성을 담아냈다. '우리 모두의 대전'은 시민주권시대를 맞아 시민이 주인이라는 점을 천명한 것으로 '시민을 시정의 중심에 두겠다'는 허 당선인의 약속을 담아냈다. '온통 행복한 시민'은 시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시정을 펼치겠다는 허 당선인의 의지와 대표 공약인 온통대전2.0 추진 의지가 함께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

5대 시중은행 마통 잔액 3년 8개월만에 최대치... 빚내 투자하자 `빚투` 증가
5대 시중은행 마통 잔액 3년 8개월만에 최대치... 빚내 투자하자 '빚투' 증가

국내 5대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이 3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계속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25일 기준 43조 3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월말 잔액과 비교하면 2022년 10월 말(43조 6609억원)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5대 시중은행의 마통 잔액은 5월부터 두 달 연속 조 단위로 불어나고 있다. 4월 말 39조 6675억원에서 5월 말 41조 5324억원으로 1조 8650억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무더위 날리는 음악분수 무더위 날리는 음악분수

  • 석유 최고가격제 첫 인하…저렴한 주유소로 몰리는 차량들 석유 최고가격제 첫 인하…저렴한 주유소로 몰리는 차량들

  •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