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메가시티는 철도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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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 메가시티는 철도로 완성된다

반극동 자람앤수엔지니어링 철도부문 사장

  • 승인 2022-03-14 09:05
  • 신문게재 2022-03-15 1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반극동
벌써 20년 전 고속철도 운영을 위해 2002년에 프랑스 SNCF에 연수를 갔을 때 일이다. 아내는 이 기회에 유럽을 둘러봐야 한다며 애들을 데리고 내 연수 길에 동행했다. 한 달 기간에 2주간을 함께 머물었는데 주말만 되면 우리 가족은 기차를 타고 여행을 다녔다.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2박 3일 코스로 다녔다. 파리의 리옹역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이탈리아 로마까지 갔었다. 다음번엔 스위스 쥬네브에서 베른을 그쳐 융프라우를 갔다가 다시 야간열차를 타고 독일을 거쳐 아침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낮에 암스테르담에서 시내 구경을 하고 벨기에를 거쳐 다시 파리로 돌아왔는데 2번의 2박 3일 여행에서 8개국을 돌아다닌 셈이었다. 이렇게 유럽은 기차가 국제선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나라처럼 도시처럼 다닐 수 있었다. 유로패스라는 티켓까지 공동으로 사용하여 엄청 편리했다. 다 철도로 연결되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코레일에서 2009년 용산역세권 개발을 처음 시도할 때 일본JR역세권사업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과 함께 간 적이 있다. 첫 도착지는 도요타 본사가 있는 나고야였는데 나고야역은 동일본JR본사가 있다. 52층 센트럴타워 쌍둥이 빌딩은 역의 상징으로 우뚝 솟아 있었다. 그 웅장한 빌딩에는 동일본JR본사는 물론 백화점과 호텔, 오피스가 함께 들어서서 입주 1년 만에 흑자를 냈다고 했다. 점심식사를 하러 지하에 있는 식당가를 들렀는데 거기는 또 다른 도시가 형성되어 있었다. 부근의 대부분 큰 건물들과 연결통로로 되어 있었고 최종적으로 역으로 통해 있었다. 고대 일본유적지인 교토역도 비슷했으며 마지막에 가 본 록본기 신도시와 도쿄역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는 기차를 타러 가면 제일 불편한 것이 우선 승강장을 가기 위해 구름다리 계단을 많이 오르내리는 것이다. 또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는 철도와 바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반면 유럽이나 일본에 가보면 역이 하나의 거대한 환승센터이다. 지하에는 지하철과 택시가 지나가고 지상에는 버스와 기차가 환승되기도 하고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층별로 지하철, 택시, 철도, 버스가 운행되어 그 중심에 철도가 있다. 우리나라엔 단 1곳도 이런 곳이 없다. 최근에 동대구역에 환승센터를 완공하여 운영하지만 바로 연결되지 않아 그나마 이런 시도가 있으니 다행이다.

도로나 철도는 도시와 도시간을 연결한다. 이를 통해 사람이 왕래하고 물자가 오간다. 한마디로 소통이다. 이 소통통로는 편리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연결이어야 소통이 잘되어 경제가 살고 사람 살기가 좋아진다. 대전에도 철도와 고속버스, 시외버스는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아 참 불편하다. 늦게나마 이 사실을 알고 충청권 철도사업에서 지하철 1호선과 환승을 가능토록 역을 신설한다. 또 대전역을 거처 옥천역까지 연장하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2호선 트램 노선도 기차와 환승을 위해 대전역, 중앙시장까지 우회하는 노선으로 변경한 것은 반길 만하다.

수도권의 촘촘한 철도와 도시철도, 심지어 경전철노선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로 인해 서울은 경인선 인천과 김포까지, 경의선은 문산, 경춘선은 춘천, 중앙선은 용문, 장항선은 신창까지 수도권으로 묶여있다. 그야말로 수도권은 철도로 거대한 메가시티를 이루었다. 작년에 개통한 부산지역은 우선 부전(부산)에서 태화강(울산)까지 연결되었고 부전~마산전철이 개통되면 창원까지 연결되어 부·울·경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다시 태어난다. 최근 정치권에서 대전·세종·청주·천안까지 묶은 충청권 메가시티 건설을 약속하고 추진하고 있어 또 하나의 거대도시가 탄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충청권 철도 건설사업은 이를 위한 최적의 교통인프라이며 대전 지하철 1호선 반석역에서 세종시까지 연결 사업 역시 세종시와 대전시가 하나의 도시권이 될 수 있는 길이다. 다만 더 바라는 것은 이 노선이 오송역까지 연결되면 천안~청주공항 전철이 완성될 때 대전·세종·청주에서 천안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하나의 생활권이 된다. 그 중심이 대전이 되는 것이다. 산업이 발전할수록 도시로 집중되는데 그 중에서 수도권집중이 유독 심하다. 그나마 지역별 중심도시로 바꿀 수 있다면 수도권 집중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핵심적 역할이 철도다.
반극동 자람앤수엔지니어링 철도부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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