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민주주의의 명령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민주주의의 명령

'블랙 47'과 국민적 분노

  • 승인 2022-07-02 11:09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다운로드
'블랙 47'은 2018년에 제작된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 합작 영화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개봉하였다. 이 영화 제목의 '47'은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기도 한 아일랜드 대기근이 발생한 1847년을 뜻한다.

영국을 위해 싸워왔던 아일랜드 출신 군인 '마틴'은 탈영 후 고향인 아일랜드로 돌아온다. 하지만 가족 모두 영국인에 의해 이미 목숨을 잃었거나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들은 말도 안 되는 폭압과 강탈, 과도한 법 집행으로 가렴주구(苛斂誅求)를 강행한다. 분노에 휩싸인 마틴은 가족을 죽인 자들과 기근에 허덕이는 아일랜드인들을 탄압하는 영국인들을 심판하기 시작한다.

형사이자 과거 해외파병 시절 마틴의 상관이었던 코닐리가 마틴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결국엔 코닐리 역시 마틴에 동화되어 영국인들을 응징한다. 이 영화는 전형적 권선징악(勸善懲惡)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마틴은 영국인 토벌대의 총을 맞자 코닐리에게 "(민주주의로 인해 살기 편한) 미국으로 가라"고 권유하며 눈을 감는다. 연일 폭염이 괴롭히는 가운데 물가까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주부들은 시장 가기가 무섭고, 직장인들은 승용차를 운행하는데도 기름 값이 두렵다. 이런 와중에 한국전력이 7월부터 가정용 전기 요금을 kWh당 5원 올리기로 했다는 뉴스가 세인들에게 "올 게 왔다!"는 예상했던 충격을 던졌다.

결론적으로 가뜩이나 물가 급등 와중에 전기 요금까지 오르게 되면 서민과 빈곤층 등 취약 계층의 고통이 가중될 건 불 보듯 뻔하다. 지인 중 하나는 자원봉사를 생활화하는 사람이다.

그는 염천 더위에도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수박 등의 과일 나눔 봉사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가 가장 고민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은, 전기료를 아끼고자 선풍기조차 마음대로 틀지 못하는 절대 빈곤층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앞으로 전기료가 오르게 되는 것은, 그래서 어쩌면 국민적 분노로까지 이어지는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전기료 인상 억제 정책이 불러온 필연적 부작용이다. 이는 또한 한 사람의 고집과 편향된 정책이 어떤 후과(後果)를 가져오는지를 여실히 발견하게 되는 대목이다.

상식이겠지만 무엇이든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 그때그때 현실화해서 충격을 분산시켰어야 했다. 이건 기업경영의 기본이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를 무책임하게 미뤄오다 그예 한전 경영까지 엉망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렇게 골병이 들어가고 있는 한전에 대해 치료는커녕 한전공대의 개교라는 또 다른 '낭비요인'까지 강제적으로 밀어붙였다. 한전의 부채 규모는 무려 157조 원에 이른다. 올해 적자만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한전은 공기업이 아니었다면 벌써 부도 처리되고 말았을 것이었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 '한전 사태'를 현 정부에 떠넘긴 것 또한 문재인 정부의 어떤 두 얼굴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연방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6월 24일 개최한 '한국의 난민 정책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청문회에서 2019년에 발생한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미스 의원은 특히 문 대통령을 겨냥해서 "인권변호사라고 알려진 사람이 위기에 처한 탈북민들을 그런 끔찍한 운명 속으로 돌려보내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보도를 보면서 공감과 함께 부끄러움이 교차했음은 물론이다. '블랙 47'이라는 외화를 이 글에 대입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마틴의 조언처럼 살기가 힘들다고 해서 우리도 미국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잘못된 것은 이제라도 서둘러 고치고 올바르게 치환(置換)하고 볼 일이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의 준엄한 명령이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사자성어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승조 "충남에서 검증된 실력 통합특별시에서 완성"
  2. 대전시 설 연휴 24시간 응급진료체계 가동
  3. 대전경제 이정표 '대전상장기업지수' 공식 도입
  4. 대전 중구, 설연휴 환경오염행위 특별감시 실시
  5.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1. 대전 서구, 2년 연속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우수'
  2. 대전 대덕구, 청년 창업자에 임대료 부담 없는 창업 기회 제공
  3. 대전시 2026년 산불방지 협의회 개최
  4. 대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부활할까 "검토 중인 내용 없어"
  5. 유성구, '행정통합' 대비 주요사업·조직 재진단

헤드라인 뉴스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재정·권한 이양 방식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재정과 권한을 법에 명확히 담지 않은 통합은 실효성이 없다고 여당을 겨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통합 출범을 위한 법 제정을 우선한 뒤 재정분권 논의를 병행해도 충분하다며 맞섰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관련 입법공청회에서는 광역단위 행정통합의 실효성을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재정·권한 분권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여야는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과 권한을 '지금 법에 담아야 하느냐', '출범 이후..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회장 김원식, 사장 유영돈)가 대전·충남권 일간지 중 최초로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는 9일 2026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중도일보를 포함해 일간지 29곳, 주간지 45곳 등을 선정했다. 중도일보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돼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2025년에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통해 '대전 둔산지구 미래를 그리다' 등 다양한 기획 취재를 진행하며 지면을 충실하게 채워왔다. '둔산지구 미래를..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을 비판하며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충청북특별자치도법’ 제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을 대동해 행정통합 논의과정에서 배제되고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충북은 대전·충남과 엄연히 다르다며 특별법안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 행안위 공청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끝내 배제됐다”며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