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지지율 하락은 민심을 살피라는 것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 지지율 하락은 민심을 살피라는 것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2-08-22 10:21
  • 신문게재 2022-08-23 1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김재석 소설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이 지났다. 지지율은 하락을 거듭해 20% 남짓까지 떨어졌다. 북한 정권까지 나서서 지지율을 걱정해 주는 형편이니 나라꼴이 말이 아닌 지경이다. 선거 때는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지지를 보냈는데 100일 만에 이렇게까지 민심이 돌아섰을까? 윤석열표 공정사회를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감은 제쳐놓고라도 국정 운영의 동력을 살릴 수 있을지 의구심마저 든다. 어떤 일을 하든 지지울이 높아야 반대세력이 딴죽을 걸고 싶어도 함부로 덤비지 못하는데 누구나 비아냥거리게 생겼으니 말이다. 보통 정권 초기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 하도록 서로 힘을 모아주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윤핵관을 둘러싼 여당의 내부총질에다, 선거도장에 채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준석 당대표에 대해 일사천리로 진행된 토사구팽까지 추악한 여의도 정치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경제는 6.25이후 반세기만에 세계 10위권에 들 정도로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자부하면서, 정작 정치는 권모술수가 난무하던 초대 이승만 정권 때의 모습 그대로가 아닌가 싶다.

중국에서 토사구팽으로 유명한 일화는 유방과 한신의 이야기가 있다. 유방을 도와 항우를 격퇴하고 한나라를 세우는데 일등공신이었던 한신은 황실의 권력에 위협적인 존재로 낙인찍히고 끝내 유방 앞에 끌려온다. 그는 이런 말을 남긴다.



"과연 옛사람의 말이 틀림없구나. 토끼가 잡히면 개를 삶고 나는 새가 잡히면 활은 감추어지고 적국이 망하면 꾀를 내는 신하도 망한다. 이제 천하가 평정되었으니 나도 당연히 팽당 하는구나!"

국정운영의 기조를 잡아가며, 자신을 찍지 않은 상대표까지 민심을 추스르고, 맹진하는 모습을 보이며 취임 100일을 맞아야 정석인 상황에서 정권 초기 줄세우기와 토사구팽에만 열중하고, 대중매체 앞에서는 건들거리는 모습으로 '전 정권은 잘했냐' 식의 답변만 늘어놓는 대통령을 과연 국민이 좋아할까 싶다.



대통령은 곧 국격이다. 그의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매일 뉴스를 타고 안방에 전해진다. 숙취가 덜 깨서 출근하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잡힌다. 본인에게는 소탈한 모습일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우려의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자국의 대통령이 비범하지는 않다고 해도 열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민심이다. 국정운영을 놓고 야당과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참신한 인사를 위해 야당에서 추천하는 인재를 등용하기도 하고, 물난리가 나면 대통령이 물속을 걸어다니며 선두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민심이다.

그의 말대로 전 정권은 잘했냐고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조용히 초야에 묻혀 살고 싶다는 전직 대통령이 언론이나 국민들 입에서 계속 소환된다면 그는 실패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악성 유튜버들이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광란의 시위를 하는 것을 멈추게 해야 한다. 국민통합 정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묵인한다면 그의 지지율은 더 바닥을 칠 일 밖에 없을 것이다. 전 정권의 잘잘못은 따질 수 있어도 안하무인격으로 국민의 감정선을 건드려서는 안 될 일이다.

여론조사에서도 보여주듯 지지율 하락은 대통령 본인의 책임이 크다. 아무쪼록 광란의 시위를 멈추는 그런 일 하나부터 바로잡아간다면 국민통합을 이루고 상실된 국정운영의 동력을 되찾는 일도 가능하리라 본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서 나라의 국격이 더 높아지기를 누가 바라지 않겠는가!
김재석 소설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불당중 폭탄 설치 신고에 '화들짝'
  2. 대전방산기업 7개사, '2025 방산혁신기업 100'선정
  3.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4. "신규 직원 적응 돕는다" 대덕구, MBTI 활용 소통·민원 교육
  5. 중도일보, 목요언론인상 대상 특별상 2년연속 수상
  1. 대전시, 통합건강증진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2. [오늘과내일] 대전의 RISE, 우리 지역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까?
  3. 의정부시 특별교통수단 기본요금, 2026년부터 1700원으로 조정
  4. 대전 대덕구, 와동25통경로당 신축 개소
  5. [월요논단] 대전.세종.충남, 문체부 지원사업 수주율 조사해야

헤드라인 뉴스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대전시의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이 최근 공개되면서, 사업대상지 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동의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전 둔산지구 통합14구역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다른 아파트 단지 대비 이례적인 속도로 소유자 동의율 50%를 넘겼다. 한가람은 1380세대, 공작한양은 1074세대에 이른다. 두 단지 모두 준공 30년을 넘긴 단지로, 통합 시 총 2454세대 규모에 달한다.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추진준비위는 올해..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경제진흥원이 올해 추진한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경영개선부터 저탄소 전환, 디지털 판로 확대, 폐업 지원까지 영역을 넓히며 위기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매출 감소와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경영지원금을 지급하고 친환경 설비 교체와 온라인 마케팅 지원 등 시장 변화에 맞춘 프로그램을 병행해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진흥원의 다양한 지원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점검하며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우수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충남경제진흥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구제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시스템..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15여년 간 표류하던 대전 유성복합터미널이 1월부터 운영 개시에 들어간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성복합터미널의 준공식을 29일 개최한다.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 내에 조성되는 유성복합터미널은 총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대지면적 1만5000㎡, 연면적 3858㎡로 하루 최대 65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된다. 내년 1월부터 서울, 청주, 공주 등 32개 노선의 시외 직행·고속버스가 운행되며, 이와 동시에 현재 사용 중인 유성시외버스정류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4월까지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터미널은 도시철도 1호선과 BR..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