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도불습유와 한야독작유회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도불습유와 한야독작유회

토고납신 절실

  • 승인 2022-09-1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이정재
배우 이정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AP=연합뉴스
배우 이정재를 미래의 뚜렷한 스타로 새로이 본 것은 영화 <암살>에서 기인했다. 1933년 조국이 사라진 시대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세 명을 암살 작전에 지목한다.

한국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 전문가 황덕삼이다. 백범 김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은 이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암살단의 타깃은 조선 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이다. 한편, 누군가에게 거액의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이 암살단의 뒤를 쫓는데….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이들의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이 펼쳐지면서 관객은 손에 땀을 쥔다. 1,000만 관객 흥행 돌파를 이룬 이 영화에서 이정재는 독립군에서 친일파로 변절한 염석진으로 열연한다.



그 이정재가 이번엔 <오징어 게임>으로 대망의 에미상을 받았다. 그것도 최고 영예인 남우주연상을. 명실상부 세계적 배우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로써 가뜩이나 열풍인 한류의 확산은 BTS(방탄소년단)와 영화 '기생충'에 이어 '오징어 게임'이 그야말로 파죽지세(破竹之勢)의 한류 트라이앵글(triangle)을 완성시켰다.

이들의 선전은 대한민국의 국위 선양이라는 또 다른 부수적 효과까지 생산했다. '오징어 게임' 하나만 보더라도 경제적 효과는 무려 1조 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권은 여전히 격돌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또한 북한의 김정은이 '비핵화 절대 불가법'을 만들면서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고 비핵화를 위한 어떤 협상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상의 협박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언필칭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정부와 정당(여야 모두)의 정강(政綱)에도 모순이며 배치되는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우크라이나가 파죽지세(破竹之勢)의 반격으로 6000㎢, 즉 '서울의 10배' 영토를 되찾았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반가웠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미국과 첨예하게 부딪치는 중국, 70년 분단의 북한은 공산주의라는 공통점을 가진 국가다. 이들 지도자는 또한 영구집권을 획책하는 등 무자비한 독재의 사슬로 무장한 공포의 집단이다.

이들 사이에 마치 샌드위치처럼 끼어있는 우리는 따라서 항상 국방력 제고와 함께 국익을 위해선 여야 간 정당 논리의 합종연횡(合從連橫)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요컨대 토고납신(吐故納新)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는 묵은 것을 토해내고 새것을 들이마신다는 뜻으로, 낡고 좋지 않은 것을 버리고 새롭고 좋은 것만 받아들이는 기공(氣功) 요법의 하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자가 말하기를 "왕은 바람이고, 백성은 풀이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쓰러진다"라고 했다. 예부터 왕이 좋은 정치를 하면 백성이 복종한다는 의미이니, 좋은 뜻이다. 이런 나라는 도불습유(道不拾遺)의 건강한 민심이 또 다른 힘이다.

길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가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법이 잘 지켜져 나라가 태평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렇지 못한 경우엔 어찌 될까. 그야말로 한야독작유회(寒夜獨酌有懷)의 처지가 될 것이다.

이는 '추운 밤에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느낀 바 있다'라는 뜻이다. 술이란 가까운 벗이나 사랑하는 대상과 마셔야 제맛이다. 그런데 혼자서, 그것도 추운 밤에 넘기는 쓰디쓴 술이라고 한다면 어지러운 세상사에 설상가상 잔채질(포교가 죄인을 신문할 때에, 회초리로 연거푸 때리던 일)까지 당하는 느낌이 더욱 강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경우, 에미상은커녕 돌아가신 에미(어머니)조차 뒤돌아보지 않으실 것이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홍경석 세창밀시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승조 "충남에서 검증된 실력 통합특별시에서 완성"
  2. 대전시 설 연휴 24시간 응급진료체계 가동
  3. 대전경제 이정표 '대전상장기업지수' 공식 도입
  4. 대전 중구, 설연휴 환경오염행위 특별감시 실시
  5.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1. 대전 서구, 2년 연속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우수'
  2. 대전 대덕구, 청년 창업자에 임대료 부담 없는 창업 기회 제공
  3. 대전시 2026년 산불방지 협의회 개최
  4. 대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부활할까 "검토 중인 내용 없어"
  5. 유성구, '행정통합' 대비 주요사업·조직 재진단

헤드라인 뉴스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재정·권한 이양 방식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재정과 권한을 법에 명확히 담지 않은 통합은 실효성이 없다고 여당을 겨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통합 출범을 위한 법 제정을 우선한 뒤 재정분권 논의를 병행해도 충분하다며 맞섰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관련 입법공청회에서는 광역단위 행정통합의 실효성을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재정·권한 분권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여야는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과 권한을 '지금 법에 담아야 하느냐', '출범 이후..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회장 김원식, 사장 유영돈)가 대전·충남권 일간지 중 최초로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는 9일 2026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중도일보를 포함해 일간지 29곳, 주간지 45곳 등을 선정했다. 중도일보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돼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2025년에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통해 '대전 둔산지구 미래를 그리다' 등 다양한 기획 취재를 진행하며 지면을 충실하게 채워왔다. '둔산지구 미래를..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을 비판하며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충청북특별자치도법’ 제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을 대동해 행정통합 논의과정에서 배제되고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충북은 대전·충남과 엄연히 다르다며 특별법안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 행안위 공청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끝내 배제됐다”며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