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노동조건 과연 어느 정도까지 노동자를 보호하는가?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노동조건 과연 어느 정도까지 노동자를 보호하는가?

김영록 노무사

  • 승인 2022-11-06 08:54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022082901002129500078711
김영록 노무사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라는 말이 있다. 법을 통한 통제 및 규율은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법과 도덕의 가장 큰 차이는 어떠한 행위에 대한 강제가 가능한지 아닌지로 구분될 수 있다. 그래서 법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그에 상응하는 국가권력에 의한 강제가 가능하다.

노동자들이 적용받는 노동관계법령 또한 마찬가지이다. 노동자들이 적용받는 노동조건에 있어서 필요한 최소한을 정한 것으로서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 제재가 정해져 있다.

과연 21세기의 노동관계법령은 어느 정도 노동자를 보호하고 있을까? 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수년간 직장생활과 노무사 생활을 통해서 경험하고 느낀 사실을 토대로 아직도 입법의 공백으로 남아 분쟁이 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노동관계법령의 제정 및 개정은 산업화 시기를 거쳐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과 건전한 노동조합의 활동을 통해 상당히 발달해 온 것은 사실이다. 다만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을 법으로 규율할 수 없기에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

첫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업경비 부담에 대한 부분이다. "당연히 사업주가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 또는 "경비를 노동자에게 부담하는 사업장이 얼마나 있겠느냐"라고 질문할 수 있다.

물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많은 기관이나 기업체는 출장 시 여비를 지급할 수 있는 규정을 두어 노동자들이 외근하는 경우 발생경비를 지급하는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 이외의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우에도 경비나 여비가 지급되고 있다고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른 게 현 노동현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도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을 2012년도에 겪은 적이 있다. 필자가 노무사를 합격하고 다닌 2012년도에 재직한 모 법인에서도 약 1년간 사업경비(유류대 등)를 필자에게 부담시킨 적이 있다. 외근업무가 상당히 많았었고 상급자를 모시고 기업체에 방문하는 경우가 빈번했음에도 차량지원을 해주지 않아 제 차를 사용했고 유류비 지원도 없어 사비를 사용해 출장을 다닌 기억이 있다.

이런 문제는 대부분 금액이 작은 경비의 처리문제에서 발생한다. 사업주가 은근슬쩍 경비를 떠넘기려는 경우 직원 중 그 어느 누가 사업주에게 당당히 그 비용을 요구할 수 있을까? 사업경비에 관한 부분이라서 근로조건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를 노동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근로조건임은 분명하므로 입법을 통해 노동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두 번째는 근로시간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받고 살아가는데 임금을 지급하는 기준이 근로시간이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에는 근로시간에 대한 개념조차도 정의돼 있지 않다. 단순히 판례에 따라 정의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 사회 내에 근로시간과 관련해 분쟁거리가 상당히 있다.

그중 하나가 이동시간에 대한 근로시간 인정 부분이다. 이동시간 관련해선 출퇴근 시간과 출장 시 이동시간, 출장지에서의 이동시간 등 다양한 이슈가 있지만 출퇴근 시간에 대해서 살펴보자. 일상적으로 출퇴근하는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일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출퇴근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판단할지의 문제이다. 예를 들면 일상적으로는 대전(주거지)에서 대전(회사)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출장명령을 받아 아침에 부산으로 출근(9시 미팅)해야 하는 경우 그 이동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의 관점이다.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단순 이동시간의 경우에는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과거와 같이 제조업이 주를 이루던 시대에서의 근로시간 판단기준과 시간이 돈이 되는 시대에 근로시간에 대한 판단기준은 달라야 할 것이고 이러한 내용에 대한 기준은 규율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이 노동관계법령이 노동자를 보호하는 형태로 발전돼 온 것은 맞지만 살펴본 것처럼 아직도 상당부분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고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김영록 노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반도체 홀대' 충청, 李 정부 장관 인사서도 푸대접
  2. 민선 9기 대전시 첫 인사 단행
  3. 오석진 대전교육감 취임… "학교 중심 교육행정 실현"
  4. 대전 시내버스 사고 수 속여 성과금 더 받은 관계자들, 벌금형
  5. 민선 9기 대전 5개 구청장 취임…첫날 민생 지원·현장 중심 행보 눈길
  1. 대전시장 취임식장 단상에 난입한 로봇개! 너 누구니?
  2. 건양사이버대, 독일 심리운동협회와 맞손
  3. 김종일 대전세무서장 취임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무서 만들것"
  4. [인사] 충남대·충남대병원·을지대병원 등
  5. 본격적인 장마철의 시작

헤드라인 뉴스


박수현 "충청권이 AI 반도체 중심"…392조원 규모 투자 환영

박수현 "충청권이 AI 반도체 중심"…392조원 규모 투자 환영

박수현 충남지사가 2일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공개된 충청권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분야 약 392조 원 투자 계획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두고 일각에서 불거진 충청권 소외론에 대해선 "투자 금액의 상대적 비교는 중요하지 않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은 이날 충청권 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첨단 산업 핵심 분야에 392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중 도내 투자금은 202조 원이다...

대전 선도지구 발표 임박…몇 개 구역 선정될까?
대전 선도지구 발표 임박…몇 개 구역 선정될까?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발표가 임박하면서 최대 몇 개 구역이 선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둔산지구의 경우 최대 3개 구역까지 선정 가능하며, 송촌지구는 1개 구역만 신청해 사실상 선정이 확정된 상황이다. 현재 대전시는 국토교통부와 사전 협의를 마친 상태로, 2~3주 내 선도지구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시에 따르면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공모에 둔산지구 9곳, 송촌(중리·법동)지구 1곳 등 총 10개 구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청구역은 특별정비예정구역 27곳 중 1구역(상록수·상아·초원·강변) 3899..

[MSI 2026] 대전 뜨겁게 달군 T1… 이제 우승 향해 달린다! 브래킷 스테이지 대진 확정
[MSI 2026] 대전 뜨겁게 달군 T1… 이제 우승 향해 달린다! 브래킷 스테이지 대진 확정

대전에서 열리고 있는 이스포츠 게임축제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6)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표로 출전한 T1이 승승장구하며 본선 라운드 브래킷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페이커' 이상혁의 소속팀인 T1은 1일 진행된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 최종전에서 강팀 '리퀴드(TL.북미)'를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하며 단 1팀에 주어지는 브래킷 스테이지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T1은 세계 최정상급 8개 팀과 함께 우승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T1의 본선 과정은 그야말로 '압도적'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 ‘개문냉방 안돼요’ ‘개문냉방 안돼요’

  •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

  • 본격적인 장마철의 시작 본격적인 장마철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