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내 삶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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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호테 世窓密視] 내 삶의 즐거움

책을 보면 독자지만

  • 승인 2023-02-1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람이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때론 삶에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내 삶의 즐거움은 책의 발간이다. 곧 발간되는 다섯 번째 저서 [두 번은 아파 봐야 인생이다]는 나의 또 다른 자식(子息)이다.

'자식'은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이며 '놈'보다 낮춘 말로 흔히 남자에게 쓰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의미는 '어린아이'나 '손아랫사람'을 귀엽고 친근하게 이르는 말임을 밝힌다. 그런데 자식은 다음의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부모를 잘 섬기는 아들을 뜻하는 효자(孝子) 자식이고, 또 하나는 '호래자식'이다. 배운 데 없이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두 번은 아파 봐야 인생이다]가 출간되면 곧 드러나겠지만 나는 정말이지 이 세상을 산전수전도 모자라 '공중전'까지 치르며 살아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나 말고도 기구하게 사는 사람이 많다. 이를 다 따지자면 지면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하나만 거론하자면 사람은 대체로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은 대부분 성공한(했)다.

내가 최초로 책을 발간한 것은 "책을 보면 독자지만 책을 내면 작가가 된다"라는 글귀 때문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명제지만 이 말에는 깊은 품격의 함의가 녹아있다. 즉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주장과 동격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가 했다. 나는 남들처럼 배운 게 없어 갖은 고생을 다 했다. 예전에 다녔던 직장에서는 직상 상사가 갑질을 하는 바람에 그만두었다.

자의적 퇴사라는 이유로 실업급여 한 푼조차 받을 수 없었기에 막막했다. 그럴 적에도 나를 위로해준 건 글(쓰기)이었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그 어떤 억만장자도 부럽지 않았다. 나를 아는 사람은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어떻게 하면 홍 작가님처럼 책을 낼 수 있나요?"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똑같다.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레 책을 낼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마치 선문답(禪問答) 같은 허황된 소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이다.

책을 많이 접하면 나도 모르게 출간의 욕심이 파도처럼 다가온다. 이번에 발간되는 저서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그동안 만 권 이상의 책을 봤다. 지금도 돈은 없지만 책만큼은 가득하다.

그런데 독서는 노력을 담보한다. 아무리 우리네 인생이 운칠기삼(運七技三, 운이 칠 할이고 재주나 노력이 삼 할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일은 재주나 노력보다 운에 달려 있음을 이르는 말)이라곤 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은 역시 노력에 균형추(均衡錘)가 기울기 마련이다.

물론 노력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가령 아프리카 빈국에서 태어난 소작농(小作農)의 자식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자식을 이길 수 없는 이치와 같다.

그러나 노력하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바꿀 수 있기에 우리는 누구나 노력을 하는 것이다. 논어(論語)에 '부이가구야, 수집편지사, 오역위지'(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라는 말이 있다.

'부유함을 원해서 얻을 수만 있다면 마부를 해서라도 그렇게 하겠다'라는 뜻이다.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위에서 '운칠기삼'을 거론했다.

아무리 운이 칠 할이고 노력은 고작 삼 할이라지만 그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운칠기삼은 도무지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인생의 정답이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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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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