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초연결성 사회를 말하다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 초연결성 사회를 말하다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3-05-08 10:42
  • 신문게재 2023-05-09 1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김재석 소설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란 단편소설에서 세가지 질문을 던진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물론 이 세 질문은 소설에서 하느님이 천사장 미가엘에게 직접 인간 세상에서 경험해 보라고 내 준 질문지이다. 미가엘은 구두수선공 부부의 도움을 받으며 이 질문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인간의 마음엔 본질적으로 측은지심 즉, 어려운 자를 불쌍하게 여기는 사랑의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았고, 인간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것을 이해했고, 인간은 서로를 의지하며 궁극적으로는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러시아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문호인 톨스토이의 이런 깨달음이 그들 국민들 마음에 잘 심어져 있었다면 오늘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강대국인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는 단 며칠 만에 점령할 수 있는 나라라고 가볍게 여기고 전쟁을 시작했다 지금 1년 이상을 고전하고 있다. 전쟁에 대한 위기감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측은지심이 유럽동맹을 뭉치게 했고, 전쟁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우크라이나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국가가 되었다. 러시아는 톨스토이의 말처럼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무지를 깨달았을 것이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톨스토이의 깨달음에 대해 물리학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이해에 도달했다. 바로 모든 물질에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작용하며, 이 우주는 텅 빈 공간 같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장으로 연결되어 서로 초연결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현상으로 나비효과를 들 수 있다.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으로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에 대해 사용하는 말이지만, 한 인간의 작은 행동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도 이에 비유된다. 서로 개별적인 존재라면 이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유독 보상심리가 강한 사회적 동물이다. 특히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선물했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기를 원하기도 한다. 일종의 보상심리도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보상은 꼭 누군가에게 직접 받는 것을 의미하지만은 않는다. 초연결성은 우리가 에너지장으로 다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가 베푼 행동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누군가를 거치고 거쳐서 결국에는 자기에게로 돌아온다는 선순환적 구조를 말한다.

물론 이것은 역순으로도 적용될 수 있다. 자신의 악행이 자기에게 돌아오는 악순환적 고리를 상상할 수도 있다. 우리가 하는 생각과 행동, 말 한마디는 다 에너지장을 미세하게 흔들고-물리학에서는 양자진동에너지라고 말한다- 이것이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에 의해 더욱 초연결성 사회를 실감하고 있다. 우리 인류가 그동안 쌓아온 지식을 인터넷 바다에서 학습한 인공지능이 드디어 인간과 대화가 가능하고 어쩌면 초월적인 존재로 부상할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챗GPT라는 인공지능이 그 첫발을 뗐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나 이상기후 현상이 계속되면서 전 지구적 재앙이 닥칠 것에 대한 두려움도 켜졌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끝나지 않는 것을 보며 세계평화에 대한 믿음도 점점 세계대전에 대한 가능성으로 변해가고 있다.

현대물리학이 발견한 양자역학의 현상에서 생겨난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모든 가능성은 겹쳐져 있지만, 펼쳐지면 운명이 된다.' 우리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그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선순환의 고리로 돌아가는 것은 결국 톨스토이의 말처럼 궁극적으론 사랑을 회복하는 길이다.
김재석 소설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받아야 한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기속되므로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월 1일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고 유력 대권 주자인 이 후보의 피선거권 여부가 달려있다는 점을..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