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충청권 문화도시의 방향성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충청권 문화도시의 방향성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 승인 2024-01-10 18:11
  • 신문게재 2024-01-11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이희성 교수
문체부는 지난 12월 29일 전국 7개 권역별 대상지 13곳 선정 발표하였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 중심의 특화 발전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문화균형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대표적인 문화사업이다.

조성계획을 승인받은 지자체는 1년간 예비사업을 추진하고, 문체부는 문화도시심의위원회의 예비사업 추진실적 심사를 거쳐 2024년 말 최종 '대한민국 문화도시'를 지정할 계획이다. 7개 권역 중 충청권 승인도시는 세종시, 충북 충주시, 충남 홍성군의 3개 도시이다. 일단 예선전을 통과했으니, 1년간 서로 경쟁하며, 최종 1개 도시가 충청권역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될 것이다.



세종시는 기존 행정 중심 발전전략에 따른 문화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세종을 대표하는 한글을 도시 곳곳에 입혀 '세계를 잇는 한글문화도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충주시는 문화창작자(크리에이터), 지역주민 등과 협력해 중부권 글로컬 중심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홍성군은 도농복합도시의 문화불균형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홍성군을 5개 지역(로컬)콘텐츠특구(권역)로 구분해 유기적 문화도시를 표방한다는 계획이다.

각각의 승인도시들은 최종 문화도시로 선정되기 위해 1년간 문체부의 컨설팅에 임할 것이다. 올해 말 최종 선정되면 3년간 200억(국비 100억 원)이 지자체의 사업비로 투입된다.



문화도시 사업은 문화민주주의(cultural democracy)에서 출발했다.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창조력을 강화하는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 스스로', '시민이 주도하여', '지역의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도시의 거시적 가치와 의미를 떠나 현실적인 측면에서 막대한 공적자금(세금)이 사용되는 만큼 문화도시 사업으로 얼마나 발전했는가도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관광객이 얼마나 늘었는지,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나타났는지, 도시가 얼마나 재생되었는지를 객관적인 지표로 증명해야 한다.

그렇다면 3년간 200억이란 사업기간과 예산은 적정한가? 그리고 선정된 문화도시가 앞서 언급한 지역 스스로, 시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문화를 활용하기 위한 도시경쟁력과 도시 가용자원은 충분한가? 이번에 예비로 승인된 13개 도시의 상황은 상이하다. 이를 고려한 평가와 선정 지표는 충분한가?

오히려 정부주도의 문화도시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획일적인 컨설팅과 각종 선정 지표에 맞추다 보면 지역다움(로컬리즘)이 희석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문체부가 내놓은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목표를 보면 지역사회 주도의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지역 고유의 문화가치 증진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역공동체와 지역균형발전이 사업의 목표이다. 이를 통해 문화의 창의성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문화적 도시재생과 접목한 사회혁신 제고로 명시하고 있다. 목표만 보면 결과 중심의 문화적 도시개발사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추진 방향은 '스스로 문화도시를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도시의 문화가 된다는 점을 내세운다.

표면상으로 문화민주주의 과정으로서 문화도시를 이야기하지만, 구체적 목표로 들어가면, 문화를 활용한 도시개발(재생)사업이 바로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문화도시에 선정되면 그 다음부터는 지역 스스로와 시민 주도로가 빠지고, 행정이 전면에 나선다. 그리고 사람 중심에서 인프라 중심으로 사업의 방향이 변경된다. 3년 안에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지역관광진흥을 통해 지역경제 낙수효과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승인된 충청권의 3개 도시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민들 스스로 문화도시를 생각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거버넌스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정문화도시 선정에만 급급해 이러한 시민주도성에 대한 과정이 생략되면, 어렵게 문화도시에 선정되더라도 사업 추진은 결국은 행정 중심 인프라 사업 즉, 문화를 활용한 도시개발사업으로 끝날 것이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4.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5.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1.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2.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4.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