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청장 재선거 예비후보들. [출처=이광문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
더불어민주당은 특정 인사의 전략공천설을 놓고 자중지란에 빠져 분란이 한창이며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밝힌 '무공천' 방침에 따른 당내 기존 후보들의 행보와 국민의힘 후보를 표방하는 무소속 인사의 선거운동에 대한 시선이 복잡한 상황이다.
사실 중구청장 재선거 혼란은 예고된 일이었다. 22대 총선과 함께 치른다는 정치적 특성과 이미 재선거 출마를 노리고 있던 인사들이 적지 않았기에 공천 과정에서 어느 정도 진통이 불가피하단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중구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관심을 끌 정도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곤 여야 모두 예상치 못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이미 예비후보로만 6명이 등록해 과열 양상을 보이더니 김제선 희망제작소 이사의 전략공천설이 지금의 구도를 뒤흔들었다. 김 이사가 영입 인재로 발표되자 기존 예비후보들은 합동으로 다자간 경선을 요구하고 일부는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책임론을 내세워 황운하 대전시당위원장과 박정현 최고위원의 당직 사퇴도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 위원장은 경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내 갈등이 분열로 치달을 수 있고 이는 대전 전체 선거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전략공천 시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중구청장 후보 공천 방식에 따라 중구 국회의원 경쟁 구도도 변화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김 이사는 재선거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13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기회가 된다면 대전 중구청장 후보로 나갈 의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갈등의 중심인 공천 방식에 대해선 "중앙당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했다. 중구에 30년 가까이 거주한 점을 들며 예비후보들의 낙하산 지적도 적극 반박했다.
[출처=중도일보 DB] |
하지만 상황은 반대로 가고 있다. 기존 예비후보들이 출마 행보를 이어가는 와중에 꾸준히 출마설이 흘러나오던 이동한 전 중구 부구청장이 무소속 출마를 결행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 전 부구청장은 설 연휴 전 예비후보로 등록 후 사무실을 마련했고 15일엔 대전시의회를 찾아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 전 부구청장의 출마에 당내 시선은 복잡하다. 그의 무소속 출마는 자유지만, 그가 국민의힘 후보임을 표방하는 행보가 선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칫 당의 무공천 방침이 허울뿐이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세력 유지 측면에서 무소속 승리 후 입당 절차를 밟는 것도 당에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 분위기에 따라 흘러갈 것이란 전망과 달리 중구청장 재선거가 중구 국회의원 선거를 흔드는 배보다 배꼽이 큰 정치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당장 민주당의 후보 선출 방식부터 진통이 예상되며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중구청장 재선거가 중구 전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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