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정신건강 악화, 지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정신건강 악화, 지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 승인 2024-05-21 10:46
  • 신문게재 2024-05-22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근찬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정신건강 관련 지표는 전국 평균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며, 2023년은 과거보다 악화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 등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인 우울감 경험률은 2023년 대전시민의 7.9%, 세종시민의 8.8%, 충남도민의 8.3%로 전국 중앙값인 7.3%에 비해 높다. 우울감 경험률은 60세 이상 어르신들과 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높은 편이다.

우울감 발생의 환경적 요인 중 가장 대표적인 지표인 스트레스 수준은 어떨까? 평소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사람의 비율인 스트레스 인지율은 2023년 대전시민의 28.3%, 세종시민은 25.8%, 충남도민은 27.7%로 전국 중앙값인 25.7%에 비해 높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30~40대가 높으며, 남녀별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세종시민의 2023년 정신건강 관련 지표는 전년도에 비해 크게 악화 됐다. 이것이 조사상의 부정확성 때문인지, 추세상의 악화인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관찰해야 할 사안이다.

정신건강의 악화는 대전 충청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이며, 세계적인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4.1명으로 OCED 국가 평균인 10.7명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2022년에는 매일 35명이 자살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5월 7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14억의 중국인 중에서 중국에서 54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고 4100만 명이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위기, 팬데믹 이후의 불규칙한 경제 회복, 불안정한 일자리 전망, 의료 및 교육 비용 증가로 인해 중국 중산층의 정신적 고통과 무력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충청도 사람들은 느긋하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을 것 같다고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대전의 정신건강의학 전문가에게 물어봐도 대전시민의 정신건강 관련 지표가 나쁜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는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에 의한 생화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즉 개인이 노력해서 개선되는 요인도 있고,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요인도 있다.

개인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의 스트레스 정도는 10점이 최고일 때 어느 정도일까?'를 10점 척도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7점 이상으로 생각되면, 잠시 이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음악 듣기, 산책하기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압력 주전자가 계속 열을 받으면 폭발하게 되듯. 중간에 김을 빼 주어야 한다.

대전발전연구원이 2015년 발간한 '대전 도시정체성 재정립 연구'에 따르면,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이북 5도 및 기타지역 출신이 각각 4분의 1 정도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양한 출신 지역의 구성은 지역주민들의 상호 간의 신뢰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

각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는 정신 건강 향상을 위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정신건강에 대한 투자는 공공보건, 인권,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전체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기여해 공공보건을 강화하고, 정신 건강 위기 집단에 대한 사회적 생활을 보장하며 낙인과 차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정신 건강이 나빠지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사회적 관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역 주민들도 공동체 내에서 서로의 정신건강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3.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