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거짓신고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거짓신고

유동하 충남경찰청 112상황실장

  • 승인 2024-07-17 14:41
  • 신문게재 2024-07-18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유동하 충남경찰청 안보수사과장
유동하 충남경찰청 112상황실장
다음 중 작자나 출처가 다른 하나는? ① 양치기 소년과 늑대, ② 금도끼·은도끼 ③ 피리 부는 사나이. 정답을 한 번에 맞추신 분은 차[茶] 한 잔 사겠다. 확률은 33% 아니겠는가?

양치기 소년이 심심해 거짓말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쳤다. 마을 사람들은 그때마다 달려가 도와주러 갔으나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 도와주러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이야기. 나무꾼이 실수로 도끼를 연못에 빠뜨렸다. 산신령이 나타나 금도끼, 은도끼기 네 것이냐고 묻고 쇠도끼가 자기 것이라고 하자 모든 도끼를 다 주었다는 이야기.

지역에 쥐들이 극성이자 시장(市長)이 쥐를 제거한 사람은 상을 주겠다고 한다. 이에 피리 부는 사나이가 피리를 불어 모든 쥐를 강물에 빠뜨려 퇴치한다. 그러나 시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자 이번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자취를 감추었다는 이야기.

위 세 가지 이야기에 흐르는 공통되는 주제는 '거짓말을 하지 말자' 정도가 아닐까? 우리는 내용은 잘 알지만 그 출처에 대해서는 둔감한 편이다. 사실 필자는 금도끼·은도끼 이야기가 우리나라 전래 동화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솝우화였다. 원제는 '나무꾼과 헤르메스'라고 한다. '헤르메스'가 우리나라에 넘어와서는 '산신령'으로 둔갑한 것이었다.

경찰은 1년에 평균 2000만 건의 신고를 접수한다. 그중 약 4000건이 허위신고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하루평균 10건 이상의 허위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것이다. 1건의 허위신고라도 신고내용에 따라서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출동하기도 한다. 그 폐해는 금액으로 따질 수가 없다. 거짓신고로 인한 경찰력 낭비가 심각함을 알 수 있겠다.

이달 3일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법률이 있다. 바로 '112신고 처리법'이다. 이 법의 핵심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거짓신고자 대해서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1차 위반 시 200만 원, 2차 위반 시 400만 원, 3차 위반 시 500만 원을 부과한다. 1차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후 1년 이내에 재차 위반한다면 2차 위반이 된다. 과태료 대상자가 일정한 기한 내 자진 납부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20% 감경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거짓신고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5년 이하 징역형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거나 경범죄처벌법상 '거짓신고'로 6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되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위 2가지 중 하나의 죄목으로 처벌 가능함은 물론 500만 원까지 과태료도 병과할 수 있게 되었다. 일찍부터 대법원은 과태료를 납부 한 후에 형사 처벌을 한다고 해 일사부재리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96도158 등). 즉 벌금 따로, 과태료 따로 물려도 위법한 처분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형벌을 부과하면서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경우 이중처벌금지의 기본정신에 배치되어 입법권의 남용으로 인정될 여지는 있다"고 이유 부문에서 설시한 바는 있다( 2019헌바12).

둘째, 현장경찰관의 긴급조치권이다. 경찰관이 위험 발생의 방지, 범죄의 예방·진압, 구호대상자의 구호 등을 위해 다른 사람의 토지나 건물 또는 물건을 사용하거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토지, 건물이나 배 또는 차에 출입할 수 있다. 경찰관의 긴급조치를 거부하거나 방해하면 최고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셋째, 현장경찰관의 피난명령권이다. 각종 재해, 재난 시 경찰관의 피난 명령을 거부하면 최고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외에도 경찰과 소방은 공동대응 및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

"법률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는 법언이 있다. 새롭게 시행되는 법을 몰랐다고 해서 용서되지 않는다. 이 법의 시행으로 연간 4000건의 거짓신고가 반의반으로 줄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위 문제의 정답자는 제 사무실로 오시면 맛있는 차를 대접해 드리겠다.

/유동하 충남경찰청 112상황실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터뷰]오노균 전 충북대 농촌관광개발전공 초빙교수
  2. 제1회 세종 마라톤 '모두 런' 성료… 2027년 성장형 대회 기약
  3. 천안중앙도서관, 8월 '체험형 동화구연' 운영
  4. 단국대병원, 입체 정위 유방생검술 200례 달성
  5. 천안법원, 무보험 차량을 운전한 혐의 '벌금 1000만원'
  1. 천안시, 제6기 지역사회보장계획 수립 TF팀 출범…복지정책 청사진 마련
  2. 충남중기청, '2026년 수출 중소기업 스케일업데이' 개최
  3. 천안시 행복키움지원단장 협의회, 정기회의 개최
  4. 대전교도소 실탄 관리부실 논란… 이전 사업까지 우려목소리
  5. 천안시, 대표 휴식공간 '공원' 새단장…봄꽃·수경시설 확충

헤드라인 뉴스


"주식·채권 팔아 집 샀다"… 넉달간 3.7조원 주택시장 유입

"주식·채권 팔아 집 샀다"… 넉달간 3.7조원 주택시장 유입

올해 들어 주식·채권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 3조 7000억여 원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 집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식·채권 매각대금 3조 7254억 9400만 원이 주택 매입 자금으로 투입됐다.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을 살 때 구입 자금의 출처를 밝히는 서류다.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 실거래가 6억 원 이상 주택 매매 계약 시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대전 소상공인, 월드컵 특수 기대보다 실망... "오전 경기에 분위기 안나네"
대전 소상공인, 월드컵 특수 기대보다 실망... "오전 경기에 분위기 안나네"

"월드컵 분위기가 도통 나질 않으니 손님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저조해요." (대전 유성구 치킨집 점주) "오전 매출이 조금 늘어났을 뿐 주류 판매가 이뤄지지 않으니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네요." (대전 서구 피자집 점주) 대전 소상공인들이 기대한 월드컵 특수를 누리지 못해 깊은 한숨을 내뱉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가 12일엔 오전 11시, 다음 경기인 19일엔 오전 10시에 각각 열리다 보니 예년처럼 저녁에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14일 지역 소상공인 등에 따르면 이전보다 저조한 월드컵 분위기에 매출 인..

고유가 폭풍에도 ‘플러스 성장’… 청주공항, 국제선 증가율 ‘전국 1위’ 질주
고유가 폭풍에도 ‘플러스 성장’… 청주공항, 국제선 증가율 ‘전국 1위’ 질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쇼크로 국내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청주국제공항이 차별화된 노선 다변화 전략을 앞세워 홀로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청주국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총 40만 1234명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로써 청주공항은 국내 지방공항 중 이용객 규모 '전국 4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국제선 이용객 증가율은 무려 53.2%를 기록하며 전국 공항 중 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