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지방의회,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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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지방의회, 변화가 필요하다!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한국의정연수원 부원장 윤경준

  • 승인 2024-10-13 11:29
  • 수정 2024-11-13 17:25
  • 신문게재 2024-10-14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윤경준 교수(배재대-무역물류학과)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한국의정연수원 부원장 윤경준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4년째 되는 해이다. 이는 지방의회가 막강한 독자권한을 가진 자치단체 집행부를 견제하고 주민들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선두에 서서 지방자치를 이끌어 온 지 34년이나 되었다는 의미다.

특히 2022년 1월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인사권을 독립하고 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 도입 등이 가능해지면서 그 지위와 권한이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권한이 늘고 지위가 커진 만큼 그에 맞는 책임과 의무가 막중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관 제도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들려온다. 집행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풀을 가지고 인사를 해야 하는 애로사항을 비롯해 의회 소속 공무원과 정책지원관의 자질에 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단순히 몇몇 의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적인 문제일 수도 있으나 조금 더 심각하게 들여다보면 규모가 작고 아직은 전문성이 부족한 지방의회 인사와 조직의 문제라는 공통의 상황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사실 단적으로 집행부의 인력구성과 비교하는 데 무리는 있지만 폭넓은 지방행정을 이해하고 다양한 업무 경험을 가진 직원들이 의회에서 역할을 해야 의회가 그 기능을 다할 수 있겠다. 정책지원관 역시 지방이라는 특수한 소속감을 가지고 먼저 집행부의 정책을 파악해야 견제와 감시라는 큰 틀을 구축하고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의정활동은 의원의 몫이지만 지방의회의 실무행정은 의회 소속 공무원과 정책지원관이 끌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초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전국 243개 지방의회 중 92개 광역·기초의회를 대상으로 한 청렴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회에서 발생하는 부패와 갑질 등 지난해 지자체 공직자들의 지방의회 부패 경험률이 무려 15.51%로 전국 중앙행정기관 부패 경험률(외부 민원인 0.42%, 내부 공직자 1.99%) 대비 최대 37배에 달하고 있다.

부패 경험 순으로는 부당업무처리 요구가 16.33%로 가장 많았고, 계약업체 선정 시 부당 관여(9.96%), 특혜를 위한 압력(8.36%), 사적 이익을 위한 정보요청(5.05%), 그리고 인사 관련 금품 요청(1.1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실 단적으로 나타나는 통계로 이외에도 의원뿐 아니라 의회 소속 공무원들의 부당한 압력행사와 협박 등 많은 부패에 관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흔히 '갑질'이라 일컬어지는 공무원들의 업체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와 수시로 불러 하인 부리듯 일을 시키고도 구두 계약을 마음대로 파기하는 행위 등 눈살을 찌푸리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지방의회의 부패와 갑질 등은 단순히 일부 의원과 소속 공무원의 일탈로 치부할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는 지방자치제도를 이끌어가는 지방의회의 근본적인 신뢰와 공공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며, 지역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고 볼 수 있다. 도시의 좋은 이미지를 위해 수십 년간 쌓아온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도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금의 지방의회가 이 자리까지 발전해오는데 수많은 시간과 시련이 필요했다. 현재 시스템이 정착되고 성장하기까지 셀 수 없는 시행착오를 비롯해 지방자치를 갈망하는 많은 분들의 땀이 어우러진 결과물인 만큼 향후 쌓아가는 이미지에 따라 성공과 실패라는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방의회는 변해야 한다. 주민들의 기대와 의식은 날로 커지고 집행부에 상응하는 권력과 지위도 가졌기 때문에 달라짐을 보여줘야 한다. 의원과 공무원 스스로 자정능력을 발휘하고 다양한 교육과 연수 등을 통해 막중한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가장 중요한 '지방자치의 완성'이라는 퍼즐을 맞추기 위해 꼭 필요한 한 조각이 바로 지방의회이기 때문이다./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한국의정연수원 부원장 윤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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