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노벨상의 유래와 21세기 변화가 요구되는 노벨상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노벨상의 유래와 21세기 변화가 요구되는 노벨상

민병찬 국립한밭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승인 2024-10-15 15:57
  • 신문게재 2024-10-16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민병찬
민병찬 국립한밭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이고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강 작가가 사상 처음이다. 한강 작가는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쓰게 됐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 국제 부분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에 노벨문학상까지 거머쥐며 한강은 명실상부 세계적 거장 작가의 반열에 들게 됐다는 평가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거부가 된 알프레드 노벨 (Alfred Nobel)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상으로, 과학 분야에는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등 3개 분야에 시상된다. 이 상은 그 해에 인류의 복리 증진과 과학에서 가장 커다란 업적을 남긴 최근의 '발견', '발명' 혹은 '개선' 등을 해낸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노벨은 그의 유언에서 과학 분야의 노벨상 선정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와 왕립 카롤린스카 의학 연구소에 위임했다. 그의 유언에 따라 첫 수상자를 내기까지에는 5년이 걸렸다. 1901년 처음 수여된 노벨상은 최초에는 약 4만2000달러씩을 상금으로 지급했는데, 그 뒤 노벨재단의 수익금에 따라 상금은 계속 변화했다. 과학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실험물리학을 지나치게 강조했던 문제점 이외에도 20세기 후반에 들어오면서 제정 당시의 상황과는 달라진 과학 연구 방식에 따라 노벨상의 선정에 있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선 수상 분야에 문제가 있다. 수학 분야가 빠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물리학과 화학 분야가 명시되는 바람에 지구과학과 천문학은 계속 수상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현대 수학의 공리적 기초를 세운 힐베르트 , 저장 프로그램 전자 컴퓨터의 발달에 기여한 폰 노이만 , 사이버네틱스를 창시한 위이너 ( Norbert Wiener ) 가 노벨상과는 상관없는 인물이 되었고, 에딩튼 (Arthur Eddington)이나 허블 같은 유명한 천문학자도 수상에서 제외되었다. 죽은 사람에게는 수여하지 않는다는 규정도 노벨상이 최고의 과학자 모두에게 수여되지는 않았다는 근거가 된다. 원자번호를 원자핵의 전하량에 의해서 재정한 영국의 과학자 모즐리는 제1차세계대전 중 터키 전선에서 참전하다 전사하는 바람에 노벨상을 받지 못했고, 1944년 DNA가 유전과정을 지배하는 핵심 물질이라는 것을 밝힌 에이버리 (O.T. Avery)는 왓슨(James D. Watson), 클리크(Francis H.C. Crick), 윌킨스(Maurice Wilkins)가 노벨상을 받을 때까지 살지 못하고 죽어서 결국 노벨상을 타지 못했다. 개인에 대한 수상을 원칙으로 하는 점도 문제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오면서 과학연구 자체가 점점 공동연구의 형태를 띠고 이어가고 있고, 특히 가속기 연구소에서의 연구와 같은 거대과학의 연구에서는 한 연구에 약 1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등 집단적인 연구가 심화되고 있으나 노벨상은 계속 개인에 대한 수상만을 고집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무선전신을 발명한 굴리엘모 마르코니 (Guglielmo Marconi)와 브라운 (Karl Braun), 그리고 천연색 사진을 발명한 가브리엘 리프만 (Gabriel Lippmann) 등은 공학적인 발명을 해서 노벨상을 받았었다. 그러나 발명 자체가 기업과 국가의 이해관계와 밀접하게 연결된 20세기 후반에 와서는 노벨의 유언에 맞도록 특정 발명에 노벨상을 주기란 상당히 힘들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컴퓨터 기술을 비롯한 공학이 인류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도, 언제까지나 순수과학에만 노벨상을 제한해도 되겠느냐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또 사회가 다원화되고 수많은 학제간 분야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20세기 초에 확립된 분야인 물리학, 화학, 생리학 등으로는 다양해진 과학 분야를 모두 포괄할 수 없게 되어 가는 것도 21세기를 맞으면서 노벨상이 변신을 요구받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노벨상은 그 상이 지닌 높은 권위 때문에 그 선정 자체가 20세기 과학의 향방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19세기 말의 과학기술 관점에서 제정되었고, 20세기의 과학과 함께 지내왔으며, 또 20세기의 학문적 토양에서 제도화된 노벨상이 21세기라는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계속 주목해 볼 만한 흥미 있는 주제라고 생각된다. 민병찬 국립한밭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2. [부고] 김천호 천안시 건설도로과 자전거문화팀장 부친상
  3. ‘인생의 수를 놓다’ 졸업식
  4. 세이브더칠드런 중부지역본부, 2025 차노을 전국투어 대전 수익금으로 지역아동센터 생활학습 환경 지원
  5. 백석대 레슬링팀, 제49회 전국대학레슬링선수권대회 '메달 싹쓸이'
  1.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원대협 14대 회장 취임 “원대협법 국회통과 총력"
  2. 천안시청소년재단-이천시청소년재단 업무협약 체결
  3. 천안법원, 만취 상태서 충돌사고 내고 도주한 30대에 '징역 1년'
  4. 천안시립교향악단, 9월 3일 신진연주자 '협주곡의 밤' 개최
  5. 천안도시공사 북부스포츠센터, '시니어 트로트댄스' 조기 마감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첫 정기국회 돌입 충청 현안관철 골든타임

李정부 첫 정기국회 돌입 충청 현안관철 골든타임

1일부터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에 돌입하면서 충청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골든타임에 돌입했다는 지적이다. 행정수도특별법과 대전충남특별법 등 연내 통과는 물론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충청 현안 관철을 확답받을 수 있도록 지역 민·관·정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 트램 등 현안 예산 증액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발등의 불인데 한층 가팔라진 여야 대치로 충청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국회는 1일 오후 2시 본회의장에서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고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같은 달 9·1..

국회·대통령실 플러스 `디지털 미디어단지` 약속은 어디로?
국회·대통령실 플러스 '디지털 미디어단지' 약속은 어디로?

세종시 누리동(6-1생활권) 입지만 정한 '디지털 미디어단지(언론단지)'. 문재인·윤석열 전 정부로 이어지면 정책 공약으로 남겨져 있으나 빈 수레가 요란한 형국이다. 당초 계획상 토지 공급은 2025년 올해였다. 2021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수도권 일간지 4개사와 방송 7개사, 통신 1개사부터 지방까지 모두 17개사가 너도나도 양해각서만 체결했을 뿐, 실체는 온데간데 없다. 당시만 해도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이 2027년을 향하고 있었으나 이마저도 각각 2033년, 2029년으로 미뤄져 앞날은 더더욱 안개..

여야 대전시당, 내년 지방선거 앞 `잰걸음`
여야 대전시당, 내년 지방선거 앞 '잰걸음'

내년 제9회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대전시당이 조직 정비와 인재 양성 등 지선 체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권력을 차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지역에 3당 구도 안착을 목표로 한 조국혁신당까지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먼저 조국혁신당 대전시당은 8월 31일 중구문화원 뿌리홀에서 대전·세종 제2기 정치아카데미를 개강했다. 2기 아카데미에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 등 80여 명의 수강생이 등록했다. 첫 강의는 최강욱 전 국회의원이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라는 주제로 수강생들과 만났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