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초대석] 윤의향 대전시립미술관장 "누구나 편하게 오는 공간 만들 것"

  • 정치/행정
  • 대전

[중도 초대석] 윤의향 대전시립미술관장 "누구나 편하게 오는 공간 만들 것"

관람객 접근성 향상 위해 다양한 전시 선보여
처음 선보인 미술품 직거래 플리마켓 큰 호응

  • 승인 2024-12-23 15:20
  • 신문게재 2024-12-24 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대전을 대표하는 미술 문화 공간인 대전시립미술관의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초 취임한 윤의향 관장은 그간 단조로웠던 미술관 형식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을 구상하고 있다. 윤 관장은 고정된 관객들 내에서 순환돼 접근성이 다소 약하다는 미술관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지난 일 년간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신규 관객의 눈길과 발길을 이끌었다. 처음 선보인 미술품 직거래 플리마켓을 통해 우리 지역의 신진, 청년 등 전시 기회가 적었던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관람객의 접근성 확대까지 꾀한 것이다. 올 한 해 쉼 없이 달려온 윤 관장을 만나 지역 미술 향유 확대를 위한 대전시립미술관의 역할과 노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KakaoTalk_20241222_182650977
윤의향 대전시립미술관장.
-다음 달 1일, 취임 일 년이 된다. 그동안의 소회는?



▲지난 1년 동안 저는 미술관을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미술관이 시민들의 일상 속에 문화적 중심지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노력을 기울여 왔다.

권위적이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대전시립미술관을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이라는 목표를 토대로, 관람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미술관이 지역 사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 외에도, 미술관에 오면 다양한 문화와 의미 있는 활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해왔다. 예를 들어, 미술품 직거래 프리마켓, 버스킹, 사생대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북토크 등의 프로그램은 미술관이 더욱 친근하고 접근 가능한 공간, 자주 오고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를 통해 미술관은 다양한 문화적 활동의 장으로 변화됐으며,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다.



-취임 당시 관람객 유치와 접근성 확대를 강조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는가.

▲미술품 직거래 프리마켓, 버스킹, DMA 강연, DMA 북 토크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미술관을 보다 친근한 공간으로 만들어 나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미술관이 단순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활기차고 열린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도록 이바지 했다.

특히, 2024년 4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열린 '대전 미술품 직거래 프리마켓'은 매우 뜻깊은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 프리마켓은 청년·신진 작가들에게 작품을 판매할 기회를 제공하여 작가들을 육성하고,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미술품을 소장할 기회를 마련하는 중요한 장이었다. 작가들은 수수료 없이 작품을 판매할 수 있었고, 판매 수익은 전액 작가에게 돌아가게 돼 창작의 기회와 경제적 자립을 동시에 지원하는 유익한 기회가 됐다. 이 행사에 참여한 작가와 시민들은 예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경험하며, 미술관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대전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또, 정체성확립을 위해 일조 한 기획 전시는 무엇인지.

▲대전시립미술관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공간으로서, 대전의 미술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이를 미래 세대와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술관은 대전이라는 지역의 특성과 문화적 배경을 존중하며,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미술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대전시립미술관은 지역 미술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전 내외에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이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 기획 전시 중 하나는 '지역미술 조명사업: 가교'다. 이 전시는 대전 미술의 핵심 작가들을 재조명하며, 대전 화단의 역사적 흐름과 특수성을 미술사적 관점에서 다룬 프로젝트로, 대전 미술의 정체성 확립에 큰 역할을 했다. 전시에 참여한 원로 작가들, 예를 들어 이동훈, 이남규, 이인영, 최종태, 임봉재, 이종수 등은 대전미술을 대표하는 인물들로, 그들의 작품을 통해 대전이라는 도시의 역사적 변화와 형성된 미술적 흐름, 그리고 그들이 지향해온 예술적 비전이 잘 드러났다.

-올해 동안 열린 전시 중 관람객들과 시민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은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올해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중 관람객들과 시민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전시는 단연 대전 과학예술 비엔날레였다. 이 비엔날레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비엔날레로,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창조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너희가 곧 신임을 모르느냐'라는 부제를 통해 인간의 상상력과 도전 정신을 중심으로 과학과 예술의 상호작용을 탐색하며, 미래 지향적 사고와 인간의 책임을 강조한 점이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KAIST 생명과학과 김상규 박사팀과 아그네스 마이어(Agnes Meyer) 간의 협력 작업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었다는 점이다. 과학적 연구와 예술적 창의성이 결합된 혁신적인 작품은 대전이 과학과 예술을 융합하는 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또, 배성호 작가의 작품 '존재한 적 없이 멸종하기: 호모 데렐릭투스 레텍스투스의 추론적 재구성'은 이 작품은 인간과 비인간, 타자 사이의 구분을 폭력적인 과학적 탐구의 맥락에서 성찰하며, 폐기물 처리장에서 발견된 사적 흔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다. 인간과 비인간, 타자 사이의 구분을 과학적 탐구의 맥락에서 성찰하는 독특한 작품으로, 많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사했다.

KakaoTalk_20241222_182713829
윤의향 대전시립미술관장.
-앞으로 시립미술관장을 지내면서 어떤 비전을 갖고 이끌어갈 계획인지?

▲대전시립미술관장으로서 제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한 비전 중 하나는 미술관의 브랜드화를 이루는 것이다. 미술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와 문화계에서 인식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적 중심지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저는 세계적인 미술관 운영 전문가이자, 구겐하임 미술관을 성공적으로 이끈 토마스 크렌스(Thomas Krens) 관장의 사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크렌스 관장의 혁신적인 리더십은 구겐하임을 글로벌 문화 브랜드로 성장시킨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와 같은 사례를 바탕으로 대전시립미술관 역시 미술과 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를 통해 미술관의 인지도를 높이며, 더 많은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2025년도에 가장 대표적인 전시 하나를 소개한다면?

▲2025년 3월, 고흐의 원작 총 76점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한다. 고흐의 삶과 예술을 그의 작품들을 통해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 미술관의 소장품 중 고흐의 걸작들을 선보이며, 그가 남긴 예술적 유산을 더욱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을 마련한다. 또, 12년 만에 열리는 세 번째 국내 회고전으로, 전시된 작품들의 보험 평가액만 1조 원을 넘는 세계적 가치의 걸작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자화상'(1887)은 단순히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작품을 넘어, 고흐의 내면 세계와 감정적, 정신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고흐의 예술을 원작으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이 특별한 기회는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한층 더 깊고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도일보 독자들과 시민들에게 인사 전한다면?

▲대전시립미술관은 이제 단순히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문화적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더욱 확장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깊이 느끼고 있다. 미술관이 지역 사회에 제공할 수 있는 문화적 가치는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예술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변모하는 데 있다. 앞으로 대전시립미술관은 시민들이 예술을 보다 쉽게 접근하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미술관은 예술의 경계를 넘어서는 융합적이고 다채로운 전시 프로그램을 기획해 다양한 분야와 장르의 예술을 결합한 전시들을 선보일 것이다. 또한, 미술관의 기능을 전시뿐만 아니라 프리마켓, DMA버스킹, DMA강연 등 여러 형태의 문화 활동을 통해 확장하고, 시민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대전시립미술관은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는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대전시립미술관이 이러한 변화를 이루어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바로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입니다. 미술관의 모든 기획과 프로그램은 시민들의 참여와 지원 덕분에 실현될 수 있었으며, 이 소중한 지원이 있었기에 미술관이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대전시립미술관은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혁신적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선보여 시민 여러분께 풍성한 문화적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담=강제일 정치행정부장·정리= 김지윤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평통 대전 동구협, 한반도 평화공존 대내외 정책 모색
  2. 세종시 '상권' 고립무원…새로운 미래 없나
  3. 대전 진보교육감 단일화 미참여 맹수석·정상신 후보 "단일화 멈춰야"
  4.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5. 석유 사재기·암표상 집중 단속… 민생물가 교란 범죄 뿌리 뽑힐까
  1. [사설] '차기 총선 통합론' 더 현실적 대안인가
  2. 345㎸ 입지선정위 논의 3개월 남아… 지역사회 우려 해소는 '제자리'
  3. [세상읽기]'대전 3·8민주의거' 그 날의 외침
  4. [내방] 김도완 대전지검장
  5. 대전진보교육감 단일화기구 시민회의 "맹수석·정상신 단일화 방해 즉각 중단하라"

헤드라인 뉴스


대전·세종·충남 중동전쟁 수출피해 中企 11곳 `전국 7곳 중 1곳 달해`

대전·세종·충남 중동전쟁 수출피해 中企 11곳 '전국 7곳 중 1곳 달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2주째에 접어들면서 대전·세종·충남지역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해상과 상공이 동시에 막히면서 운임 상승 등 물류·공급망의 애로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 수출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중소기업 피해·애로 사례를 조사한 결과 지역의 피해 사례는 총 11건(대전 1건, 세종 2건, 충남 8건)이 접수됐다. 전국 피해신고 건수는 76건이다. 먼저 3건의 피해가 접수된 대전·세종 수출기..

지난해 대전 고교생 한 명당 월평균 사교육비 76만 원 썼다
지난해 대전 고교생 한 명당 월평균 사교육비 76만 원 썼다

지난해 대전 지역 초중고 학생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학원 수강 등 사교육에 참여하는 고교생 한 명당 월평균 76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중학생 사교육비가 전국 평균보다 높았으며, 사교육 참여율도 서울권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보다 감소했으나, 참여 학생들의 지출 비용은 증가해 사교육비 부담만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 사교육 참여 학생 1인당 월평균 지출비용은 대..

20년 숙원 해결 기대감 높였던 대전역세권 복합 2구역, 아직 첫 삽 못떠
20년 숙원 해결 기대감 높였던 대전역세권 복합 2구역, 아직 첫 삽 못떠

시행사가 사업설명회까지 열면서 착공의 기대감을 높였던 대전 역세권 복합2구역 개발 사업이 첫 삽을 뜨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중동분쟁으로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착공이 계속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대전시와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예정이었던 대전 역세권 복합2구역의 착공이 연기됐다. 대전역세권개발의 핵심 사업인 복합2구역 사업은 대전역 동광장 주변 2만8391㎡ 부지에 1184가구 공동주택과 호텔·컨벤션·업무·판매시설을 집약하는 초고층 복..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반갑다 야구야! 반갑다 야구야!

  • 내가 최강소방관 내가 최강소방관

  •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