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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고창초등학교 교장 |
국회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정식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격하시키는 결정을 했고,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교총과 전교조가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 학교와 가정에서는 큰 혼란이 있는 듯하다.
사실, 디지털교과서의 출발은 노무현 정부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디지털교과서는 정부의 상용화 정책이 발표된 2007년에 시작된 디지털교과서 개발 사업으로 표준화, 효과성 등 관련 연구와 병행 추진됐다.
처음 계획은 2012학년도부터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진행되었으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디지털교과서를 위한 첫걸음으로 e-교과서가 2012학년도부터 보급되었다.
당시는 영어, 국어, 수학 등 일부 교과에 한해서 CD로 제작된 e-교과서를 배부하여 점차 디지털교과서로 발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특히,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가 디지털교과서를 현장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며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디지털교과서 사업은 단순히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교육의 연장선으로서 변화나 새로운 매체의 활용 측면뿐 아니라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 내용과 학습자료 및 정보를 선택하고 습득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본인이 필요한 내용을 학습하고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기존의 디지털교과서 개념에 인공 지능(AI)을 접목시켜 사회 각 기관의 교육자료 DB와 연계하여 폭 넓은 학습자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신의 특성과 능력 수준에 맞춰 맞춤형 개별 학습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교사는 학생들이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학습한 수준에 맞춰 데이터 기반의 수업을 디자인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내용을 동영상, 에니메이션, 가상현실, 하이퍼링크 등 다양한 첨단 멀티미디어 기능을 통해 흥미를 가지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기존 서책형 교과서의 일방적 자료제공에서 벗어나 학습자와 교과서가 상호작용을 통해 맞춤형 자기 주도적 학습을 가능하게 해준다.
학부모는 자녀가 학습한 내용을 모니터링하며, 자녀의 학습 정도를 이해하고 진로 및 진학에 관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025학년도에는 초등학교 3, 4학년을 대상으로 수학, 영어, 정보 영역에서 적용되며 차후에는 사회, 과학, 역사까지도 그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한편, AI 디지털교과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학생들의 문해력을 더 저하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한다고 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책형 교과서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며, 두 종류의 교과서를 함께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문해력의 저하를 위해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식의 문제해결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AI 디지털교과서 사용과 함께 다양한 독서를 통해 문해력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디지털 문해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로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데,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개인정보는 휴대폰 가입, 인터넷뱅킹 가입, 여러 가지 사이트나 SNS를 가입 할 때 이미 다 그 업체에 등록하게 되어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한다면 휴대폰이나 인터넷뱅킹 등을 가입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휴대폰이나 인터넷뱅킹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
대신, 업체에 보안시스템을 강화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도 역시 보안을 강화해서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겠다.
정치권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사용하는 것을 결정한 후에 전국의 교육대학교 총장들이 공동으로 AI 디지털교과서를 정식 교과서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미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한 교사들은 90% 이상이 "학습 효과에 긍정적"이라고 대답했다.
새로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AI 시대를 맞이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이를 활용해서 미래 시대를 대비하는 교육의 발자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백현 고창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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