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내란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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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내란죄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5-02-23 11:18
  • 신문게재 2025-02-24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의 우두머리로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게 됐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내란의 우두머리로 기소되어 1997년 4월 17일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을 받았으니, 이후 거의 30년 만에 발생한 충격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수괴 혐의와 관련해, 우리가 이미 역사적으로 경험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판결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형법 제87조는 내란죄를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 중 ①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②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 및 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실행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③부화수행(附和隨行)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는 것이다.

먼저,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고도의 통치행위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 관련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사건에서 대법원은 "대통령의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 행위는 고도의 정치적·군사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행위라 할 것이므로, 그것이 누구에게도 일견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명백하게 인정될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몰라도, 그러하지 아니한 이상 그 계엄선포의 요건 구비 여부나 선포의 당·부당을 판단할 권한이 사법부에는 없다고 할 것이나,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에는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사할 수 있다."라고 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징역 17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참고로 1심 법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징역 22년 6월을 선고했다.)

다음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지 약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되었는데, 6시간까지 내란이 도대체 어디 있냐는 주장이 있다. 관련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사건에서 대법원은 "내란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행위로서, 다수인이 결합하여 위와 같은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행·협박행위를 하면 기수가 되고, 그 목적의 달성 여부는 이와 무관한 것으로 해석되므로, 다수인이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동을 하였을 때 이미 내란의 구성요건은 완전히 충족된다고 할 것이어서 상태범으로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단했다. 즉,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사건에서 대법원은 내란죄는 그 목적의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기수가 된다고 했다.

형법 법리에 따르면, 내란죄는 '추상적 위험범'으로 분류한다. 추상적 위험범이란 위험범의 일종으로 법익침해의 현실적인 위험성을 요하지 않고, 일반적 위험성만으로도 구성요건으로 충족되는 범죄로, 현실적 위험성을 요하는 구체적 위험범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가령, 살인죄나 상해죄, 강도죄와 같이 법익이 실제로 침해되어야 기수가 되는 범죄가 침해범이라면, 위험범은 법익을 실제로 침해하지 않았더라도 '위험'을 발생시키는 것만으로 기수가 되는 범죄를 말한다. 특히 추상적 위험범은 '구체적 위험'이 아닌 '추상적 위험'만으로도 기수에 이르는 범죄로, 내란죄가 이에 해당한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전 국민이 무장한 군인이 헬기를 타고 대한민국 국회에 침입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이를 실시간으로 목격한 저는 '구체적 위험'을 느꼈으며,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저와 같은 '구체적 위험'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추상적 위험'은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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