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109. 챗지피티에게 '갈등과 대립의 정치'의 해답을 물어본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109. 챗지피티에게 '갈등과 대립의 정치'의 해답을 물어본다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5-02-27 12:5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아주 어린 시절 6·25 전쟁을 경험했습니다. 사실, 경험을 했다기보다는 실제로는 공포에 질린 어른들의 표정을 보면서 무언가 무서운 일이 일어났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자라면서는 4·19 혁명과 5·16 군사정변을 거쳤고, 성인이 되어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 민주항쟁을 경험했습니다. 1987년 민주화가 진전되면서부터는 과거 혁명이나 항쟁 같은 큰 정치적 사변은 없었지만, 2017년, 현직 대통령이 탄핵을 통해 파면되는 사건이 있었고, 어떤 결론이 날지 모르지만, 최근에는 계엄령 선포,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성과 반대 등 극심한 정치적 갈등과 대립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과 대립은 제가 경험한 과거 어느 정치적 사건보다도 더욱 심각합니다. 나라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꽉 막힌 정국이 평화적으로 조정될 수는 없을까요? 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전에 좀 엉뚱하게 챗지피티에 그 해결책을 질문해 봤습니다. 다섯 개의 답이 나왔는데 원론적일 수도 있으나 상당히 정확하고 현실적 진단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을 소개하면, 첫째 법과 민주적 절차를 준수하라고 했습니다. 어떤 결정이든 헌법과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고, 헌법재판소, 국회, 그리고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둘째는 사회적 대화와 공론화 과정을 활성화하라는 것입니다.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론화 위원회'나 시민 토론회를 개최하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합의를 도출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론과 전문가들이 중립적인 시각에서 논의를 이끌어가야만 하며, 감정적인 대립을 조장하는 선동적 발언을 자제하라고 했습니다.



셋째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 있는 태도를 주문했습니다. 정치권에서 극단적인 발언과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자제해야 하고 여야가 협력하여 국민에게 합리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사회 통합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넷째는 미디어 및 SNS의 역할을 개선하라고 했습니다. 가짜 뉴스와 극단적인 정치 선동을 줄이기 위해 언론의 팩트 체크 강화 및 시민들의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력)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통합을 위한 노력입니다. 국민 간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 세대, 이념을 넘어선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국민 통합기구 등을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챗지피티로부터 이상과 같은 해결책을 접하면서, 사람들이 기계(AI)에 미안해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다섯 가지가 정답이 아닐까요? 챗지피티의 권고에 공감하면서 저의 의견을 첨언을 한다면, 행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기업들이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 지금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그러니까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적 규범을 지키고 정치인들이 스스로 만든 규칙을 이행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이지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런 원칙을 지키는 것은 힘을 가진 사람에게는 불편한 일이지만, 이와 같은 원칙과 유연성을 가질 때에만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러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적 목표도 달성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치 주체들이 이렇게 하고 있나요? 국민들은 다 알고 있는데 그들만은 합리적 해답을 외면합니다. 정파적 집단이익에 매몰되어 흑을 백이라고 하고, 악마를 천사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 기계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말아야 되겠습니다.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