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초록빛, 간은 붉은 빛" 색깔로 정확히 진단 가능

  • 전국
  • 부산/영남

"간암은 초록빛, 간은 붉은 빛" 색깔로 정확히 진단 가능

포스텍 장영태 교수팀 새 기술 개발

  • 승인 2025-04-17 15:36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FATP2 표적 cLG(녹색)와 SMPD1 결합 hLR(붉은색)로 간암 세포와 정상 간 세포를 선택적으로 구별하는 형광 염색 모식도.


간은 영양소를 저장하고 해독 작용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간세포암은 이런 중요한 간을 공격하는 질병으로, 매년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포스텍 연구팀이 간암을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하게 제거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간암은 초기에 발견해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열쇠다. 그동안 MRI, CT 같은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를 통해 간암을 진단해 왔으나 한계가 있었다. 특히, 수술할 때 암 조직과 정상 조직의 경계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워 암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필요 이상의 건강한 조직까지 제거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색깔로 간암을 찾아내는 특별한 방법을 찾았다. 연구팀은 8000개가 넘는 형광 물질을 조사해 간암 세포에만 달라붙어 초록색 빛을 내는 'cLG(cancerous Liver Green)'와 건강한 간세포에만 빨간색 빛을 내는 'hLR(healthy Liver Red)'을 찾아냈다. 이 두 물질을 함께 사용하면 간암 조직과 정상 조직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지도에서 국가별로 색을 다르게 칠해 경계를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이 기술의 핵심은 각각의 형광 물질이 특정 표적을 찾아 달라붙도록 설계된 데 있다. 최신 유전자 기술과 열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cLG는 간암 세포에 풍부한 'FATP2'라는 지방산 운반 단백질과 결합하며, hLR은 건강한 간세포에 많은 'SMPD1'이라는 효소를 결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험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두 형광 물질을 함께 활용하자 간암 조직과 정상 조직의 경계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기존 MRI나 CT로는 발견이 어려웠던 작은 크기의 초기 간암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POSTECH 장영태 교수는 "연구팀의 기술은 간암 진단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뿐만 아니라 수술 중 빛(형광)을 따라가며 암 조직만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혁신 기술"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이번 연구는 포스텍 화학과·융합대학원 장영태 교수, 중국 린이대학 밍 가오 교수, 중국 난방과기대 크리스 순 헝 탄 교수, 순천대 약대 하형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찰청 경무관급 인사 단행… 충남청 2명 전출·1명 전입
  2. 우승 겨냥한 한화이글스 응원전 대전이 '들썩'…야구장에 7천명 운집
  3. 서산시, 제3회 온(溫)가족 축제 성황리에 개최
  4. 경찰 경무관급 전보 인사는 났는데… 승진 인사는 언제?
  5. [2025 국감] R&D 예산 삭감 여파·포스트 PBS 대응 등 과기계 현안 점검
  1. '아쉬운 첫 출발'…한화 이글스,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에 패배
  2. [대전시 국감]농수산물시장 도매법인과 하역노조 갈등 수면 위
  3. [르포] 한남대 학생이 체험한 행복동행 힐링축제
  4. [월요논단] 대전체육 역대 최고 성적, 최고 흥행
  5. 대전 동구, '2025 대전 동구동락 축제'… 3년 연속 흥행

헤드라인 뉴스


국비 문턱에 막힌 `대전 웹툰 클러스터`…2030년 완공 물 건너가나

국비 문턱에 막힌 '대전 웹툰 클러스터'…2030년 완공 물 건너가나

대전시가 추진 중인 '웹툰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국비 반영 난항으로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사업을 지역 콘텐츠산업 발전의 핵심 거점사업으로 보고 힘을 보태고 있는데 '돈 줄'을 쥔 기획재정부 예산심사에선 연거푸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초 2028년 완공 목표가 2030년 이후로 미뤄질 우려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7일 취재에 따르면, 시가 추진 중인 웹툰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올해 10월 중 중앙투자심사 상정을 목표로 했지만 국비 확보가 지연되며 심사 절차조차 착수하지 못한..

경찰 경무관급 전보 인사는 났는데… 승진 인사는 언제?
경찰 경무관급 전보 인사는 났는데… 승진 인사는 언제?

경찰 고위직 승진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치안 정감·치안감 등 수뇌부 인사에 이어 경무관 전보만 이뤄졌을 뿐, 경무관·총경 승진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라 발표 시점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가 인사는 2025 'APEC 정상회의' 이후가 될 것이라는 내부전망도 나온다. 경찰청 본청은 10월 25일 경무관급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9월 25일 치안감급 30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한 것에 이어 한 달 만에 이뤄진 인사 조치다. 경무관 정원 83명 중 절반 이상이 자리를 옮겼는데, 수사 라인이 대거 교체된..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박경호·이은권·조수연` 3파전 승자는?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박경호·이은권·조수연' 3파전 승자는?

고(故) 이상민 위원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박경호, 이은권, 조수연 후보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모두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지역 보수진영의 변화와 쇄신을 약속한 가운데 투표권을 쥔 대의원들의 표심이 누구에게 향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29일 대의원을 대상으로 시당위원장 선출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앞서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박경호(대덕), 이은권(중구), 조수연(서구갑) 당협위원장이 접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코스피 지수 사상 첫 4000선 돌파…4042.83으로 마감 코스피 지수 사상 첫 4000선 돌파…4042.83으로 마감

  • 초겨울 날씨에 두꺼운 외투와 난방용품 등장 초겨울 날씨에 두꺼운 외투와 난방용품 등장

  •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대전 시민들 한화 응원전 ‘후끈’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대전 시민들 한화 응원전 ‘후끈’

  • 2025 함께 가는 행복동행 힐링축제 성료 2025 함께 가는 행복동행 힐링축제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