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 받은 '숯뱅이두레' 계승 골든타임 놓치나

  • 정치/행정
  • 대전

대통령상 받은 '숯뱅이두레' 계승 골든타임 놓치나

대전 대표 민속예술 '숯뱅이두레' 국가사업 탈락…시·구 협력, 정부 지원 절실
한국민속예술제에 대통령상 수상했지만 전통성 부족으로 문화재 지정 난항
"숯뱅이두레는 특정 지역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받을 잠재력 이미 입증해"

  • 승인 2025-06-09 17:14
  • 신문게재 2025-06-10 1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2024031801001333900054521
2023년 9월 11일 대전 서구 샘머리공원에서 숯뱅이두레 공연단이 제64회 한국민속예술제를 앞두고 맹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이성희 기자)
대전 대표 전통민속놀이 '숯뱅이두레'가 무형문화재의 반열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일각에서 민속놀이로서의 전통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정부 공모사업에서 탈락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문화계에선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가치를 가진 만큼 후대 계승을 위한 역량 결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제64회 한국민속예술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전국의 주목을 받은 숯뱅이두레는 지난해 국가유산청의 '2025 미래 무형문화유산 발굴·육성 사업' 공모에 신청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대전 서구와 서구문화원, 대전시가 함께 나섰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숯뱅이두레'는 조선 중기부터 전해 내려오던 두레소리를 바탕으로 대전 서구 탄방동·용문동 일대 '숯뱅이들판'에서 형성된 농경 공동체의 민속놀이다. 1970년께 산업화로 사라졌던 이 전통은 2015년 두레풍장을 치던 충남무형문화재 제14호 고 김용근 씨의 고증과 시연을 통해 서구문화원이 발굴해냈다. 이후 대통령상(2023년)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2017년)을 수상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의 외면에 이어 대전시의 반응도 차갑다.

5개 구 통틀어 숯뱅이두레처럼 지역적 특생을 담은 전통민속놀이가 총 12종에 이르기 때문에 특정 종목에만 힘을 실을 수는 없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민속예술제의 대통령상은 예술적 구성이나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를 평가한 것이며, 그 자체로 무형문화재의 전통성과는 괴리감이 있다"며 "숯뱅이두레가 아직 시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숯뱅이두레는 단지 '서구의 놀이'를 넘어 지금이 아니면 복원과 전승이 어려운 문화유산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국가유산청이 주관하는 '미래 무형문화유산 발굴·육성 사업'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 유산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전승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매년 20종목 내외, 총 100종목을 선정해 최대 3년간 2억 원까지 지원하는 이 사업에 숯뱅이두레는 형식 요건상으로는 적격자에 가깝다.

지금은 지역이 뿌리 깊은 문화를 키울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인 것이다.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국가적 인정을 받은 지금이 바로 지역 문화가 전국 문화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자 적기다.

이에 서구는 자체적으로 전통 계승에 힘을 쏟고 있다. 서구청은 2022년부터 매년 '서구문화원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2000만 원(시비·구비 각 50%)을 편성해 지원하고 있고, 서다운 서구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용문·탄방·갈마동)은 지난해 8월에 '숯뱅이두레 문화 계승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 실질적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숯뱅이두레는 특정 지역을 넘어서 전국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한 유산"이라며 "정부 사업은 장기 과제라고 보고, 주민 공감대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차봉 숯뱅이두레 농악단장은 "대통령상을 받으면 시에서 지원하겠다는 말도 있었지만, 지금은 겨우 서구문화원에 자리를 잡은 정도"라며 "최근 재현됐지만 숯뱅이두레는 오랜 전통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은 자연스럽게 남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뜻을 세우고 틀을 만들어야 살아 남는다"며 "가치를 인정받은 문화유산에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최종 부결
  2. '1대 5만' 국가기본지질도 완성…지질자원연구원 "광물과 지층에 대한 보물지도"
  3. KH한국건강관리협회, 어르신 체육대회서 건강캠페인 펼쳐
  4. 4극3특 지역맞춤 R&D 본격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5. 대전 국악 진흥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1. [독자제보] 공공기관은 지역에 있는데 체육시설은 ‘문턱’… "시민 개방기준 필요해"
  2. 알테오젠, 유성 둔곡 생산라인 통해 의약품생산 자립 추진
  3. 명절 앞두고 전통시장·백화점서 연달아 화재…화재 예방 ‘각별한 주의’
  4. 대전보건대 “정체성 지키고 방법은 혁신”… 새로운 50년 미래비전 선포
  5. 대전 초등학교 체육공간 다양화…특성에 맞춰 탈바꿈

헤드라인 뉴스


4극3특 지역맞춤 R&D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4극3특 지역맞춤 R&D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국가R&D의 대전과 실증 및 스마트도시의 세종 그리고 제조역량과 첨단모빌리티의 충남·충북까지 충청권은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절되어 있는 구조를 보완해 이를 연계해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일 개최한 '4극3특 지역 자율 R&D 사업 출범식'에서 대전·세종·충북·충남의 중부권역사업단장을 맡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경수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KAIST에서 개최된 지역 자율 R&D(연구개발) 사업 출범식은 지역이 주도적으로 R&D를 기획하고 권역의 혁신주체들이..

대덕구 당정, 지역현안 해결 `한뜻`…국·시비 확보 총력
대덕구 당정, 지역현안 해결 '한뜻'…국·시비 확보 총력

대전 대덕구는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회와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요 현안과 지역발전과제를 논의하며 내년도 국·시비 확보를 위한 당정 공조에 뜻을 모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협의회에는 김찬술 대덕구청장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장, 김기흥·박은희 대전시의원, 이삼남·정창희·서미경·정미선 대덕구의원, 대덕구지역위원회 부문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구는 내년도 국·시비 확보가 필요한 주요 현안사업 10건을 보고하고, 사업비가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주요 사..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