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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송 참사 관련 중대재해처벌법(시민재해치사)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범석 청주시장의 내년 재선 도전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의힘 후보군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사법리스크까지 안게 된 이범석 시장은 당내 경선 통과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 시장은 현재 오송 지하차도 참사(2023년 7월 15일)와 관련해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기소됐고 12일 첫 공판이 열린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주시장 재선 도전을 꾀하는 이 시장으로서는 한시가 급한 처지가 됐다. 현직 단체장이라는 이점으로 공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적어도 공직 후보자 추천 신청 전까지 1심 재판이라도 '무죄'로 매듭져야 한다.
내년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6월 3일로 통상 정당 공직 후보자 추천 신청이 선거일 2개월 전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4월 전 판결이 이뤄져야 한다.
이때까지 판결이 나지 않으면 공천 신청을 하더라도 재판 중인 자는 부적격자로 분류돼 컷오프될 수 있다. 설사 받아 준다고 하더라도 사법 리스크에 걸려 심사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시장 선거를 노리는 다른 국민의힘 주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자천타천 유력한 청주시장 도전자로 분류되는 후보군은 국회의원을 지낸 김수민 충북도 정무부지사,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자치행정비서관을 지낸 서승우 국민의힘 충북도당 위원장 등이다.
이들 모두 당내에서는 중량감이 상당해 이 시장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수민 도 정무부지사는 지속해서 청주시장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청주 일신여고와 숙명여대를 졸업한 김 부지사는 옛 국민의당의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이 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 서승우 국민의힘 충북도당 위원장을 경선에서 누르고 청주시 청원구 본선에 올랐으나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에게 근소한 표 차이로 석패했다.
서승우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의 청주시장 출마도 유력하다.
서 위원장도 22대 총선 당시 청원구에 출마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김수민 현 부지사에게 패하면서 다소 주춤했다.
청주 세광고등학교·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대통령 정무수석실 자치행정비서관 등을 지낸 대표적인 행정관료 출신이지만, 지역 내 기반이 없다는 점이 발목 잡혔다.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서 위원장은 현재 국민의힘 충북도당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어 지방선거 출마 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방선거까지 1년여가 남은 만큼 후보군 모두 직접적인 출마의 뜻은 밝히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원구에서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장섭 전 의원(62)과 박완희 현 청주시의원(51)이 거론된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2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출마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당시 '비명계'로 분류돼 당내 입지가 위축됐으나 이번 대선 충북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에 참여하면서 계파 갈등을 극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의원은 시민단체 활동과 학생운동으로 지방선거 공천권을 쥔 이광희 현 충북도당위원장과 친분이 두텁다. 여기에 청원구 송재봉 의원과도 가까워 출마가 이뤄진다면 적잖은 지원 사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행정구역 통합으로 내년은 4번째 시장을 뽑는다. 그동안 현직에서 재선에 성공한 단체장이 없을 정도로 청주는 연임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까다로운 지역으로 꼽힌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재선에 도전하려는 이범석 시장이 지방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고 말 그대로 '내우외환'의 위기에 빠졌다"라며 "'사법리스크'를 스스로 벗고,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을 잠재우지 않는 한 당내 경선도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청주=정태희 기자 chance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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