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김선미 교장선생님의 슬기로운 은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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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김선미 교장선생님의 슬기로운 은퇴생활

민순혜/수필가

  • 승인 2025-06-11 20:2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지난해 8월, 김선미 교장선생님은 40여 년간 교직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직했다. 며칠 전 문득 안부가 궁금해서 찾아뵈었더니 김 교장선생님은 여느 때처럼 반갑게 맞아주셨다. 독서하는 중이었다며 실내에는 책이 펼쳐져 있다.

평소에도 독서를 좋아하던 김 교장선생님은 퇴직 후에는 아예 <책방나들이>독서 모임을 하며 책에 푹 빠져서 지낸다고 했다. 하기는 김 교장선생님은 정년퇴직하며 자전적 에세이『천사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를 출간할 정도로 책 사랑이 깊다. 천사 같은 아이들과 함께했던 지난날들을 가지고 가고 싶어 정리하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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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교장선생님
<책방나들이>독서 모임은 작년 7월 김 교장선생님이 퇴직하기 전, 후배 교장들이 제안을 해와서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히고 준비를 했다. 그리고 퇴직 후 9월 12일 첫 모임을 가졌다. 독서 모임은 지난해 초 대전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관리자 여기, 지금 책방」행사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동기 교장선생님들이 지역 서점인 <넉점 반><빠베트의 만찬>에 함께 참여한 후, 그림책을 읽고 마음 나누는 활동에 감동하여 "우리 교장들도 독서 동아리를 함께 하자"며 지금 회장을 맡고 있는 송해민 교장선생님이 제안했다.

구성 멤버는 모두 여섯 명으로 전·현직 초등 교장선생님들이다. 멤버들의 책 사랑도 뜨겁다. 김 교장선생님은 2024년 자전적 에세이 『천사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를 출간했고, 이서영 교장선생님이 『이서형 교장쌤의 오늘도 가슴뛰는 삶』을 올해 3월에 출간했다. 한 분은 서예 작가로 30년째 활동하면서 이 모임의 3호 책 출간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책방나들이> 독서 모임은 이렇게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자극도 되어 win-win 하는 것 같았다. 나는 김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데 은근히 부러웠다. 실은 나도 독서 모임을 하고 싶던 터여서인지 이 모임이야말로 정말 이상적인 모임인 거 같아서다. 내심 독서모임이 꾸준히 잘 되어 4,5,6호 신간이 <책방나들이>에서 출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모임은 두 달에 한 번, 도서 추천은 모임 회원 중에서 추천하고 동의를 받아서 결정한다. 그림책부터, 지금은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동도서, 자기계발서, 노벨문학상 작품까지 다양하게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모임 때마다 새롭게 발제가 정해지는데, 발제자는 독서 토론을 위해 발제 형식을 갖추어서 토론할 내용을 정리해서 가지고 온다. 나머지 분들도 정해진 책을 읽고 나름대로 토론 준비를 해온다.

현직 교장선생님들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고, 퇴직한 두 사람도 이 시간을 기다리는 행복을 주는 동아리라며 김 교장선생님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간의 독서 목록을 보니 『그림책이면 충분하다』 김영미, 그림책 3권 『조개맨들』 신혜은, 『괴물들이 사는 나라』 모리스 샌닥, 『리디아의 정원』 사라 스튜어트, 『채식주의자』 한강, 『몽실언니』 권정생, 『내인생 5년 후』 하우석을 나누었고, 다음 차에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작가의 책을 나눔한다고 한다. 김 교장선생님은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는 선생 입장에서 아이들을 잘 기르기 위한 독서를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하면서 나눔의 목적이 우리 자신을 위한 독서를 하게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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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회원들과 함께
사실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부모 혹은 교사로서 얻은 경험과 많은 사회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감동과 각성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이끈다고 믿어왔다. 그건 다양한 독서 나눔 활동을 통해 책이 주는 감동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그 감동은 확장되고 심화될 수 있으며 독서 나눔은 그런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행복을 주는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고, 책 내용과 관련한 개인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책을 통해 사람도 얻게 되는 것 이 아닐까. 김 교장 선생님은 특히 은퇴 후에 느슨해지고 헤이해지기 쉬운 두뇌 활동을 독서를 통해 긴장하도록 한다는 면에서 독서 모임은 건강한 삶을 유도한다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마침 <책방나들이> 독서 모임에서 『내인생 5년 후』 하우석 저서를 읽고, 독후(讀後) 나눔을 통해 각자 5년 계획을 세워보자는 제안을 했다. 김 교장선생님은 돌아보니 승진 준비를 10년 했고, 막내아들을 유학 보내며 child care 기간을 5년이라고 확정 지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확정 기간을 통보했는데 아이도 수용하고 독립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5년이란 것이 김 교장선생님의 지난 삶에도 꽤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

김 교장선생님은 말했다. 이제 자신을 위해 내 인생 5년 후 목표를 세웠다고. 첫째 성악레슨을 받은지 5년 정도 되었는데 이제야 소리가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다면서 차후 5년 동안 성악에 정진하여 '멋진 남편과 듀엣 발표회하기', 둘째 '시낭송가 타이틀 갖기', 셋째 '운동 열심히 해서 당당하고 아름다운 6070 시절 보내기' 등이다.

정말 이상적인 은퇴 생활을 하는 것 같아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도 흐믓했다. 김 교장선생의 5년 후 생활이 벌써 기대된다.

민순혜/수필가

민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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