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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반명' 정서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은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반대 정서는 일종의 '혐오'의 형태로 나타났다고 생각이 된다. 이재명을 향한 비판이나 반대 의견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그의 성장 배경이나 정치적 이력, 그리고 여러 논란과 재판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잘 알다시피 이재명은 극도로 어려운 삶을 이겨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공장으로 소년공 생활을 해야 했으며, 그 와중에 검정고시를 통해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중앙대학교 법대에 입학했다. 드디어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게 되었는데, 그의 나이 만 23세 때의 일이었다. 그는 노무현 변호사를 만난 계기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고, 성남시 의료원 건립을 위한 시민운동을 통해 정치에 뜻을 두게 되었다. 이후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민주당 당 대표를 거쳐 대통령이 되었다. 철저히 비주류의 삶에서 스스로 이겨내고 극복해낸 결과 대한민국 최고의 주류가 되었다.
'혐오'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하하거나 모욕하고, 차별이나 폭력을 선동하는 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숙명여자대학교 박승호 교수는 그의 논문에서 설명했다. 대선 과정의 '반명'은 어쩌면 철저히 비주류의 삶을 살았던 소년공 이재명에 대한 주류들의 '혐오'는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비주류로 아등바등 살아낸 이재명을 그들 '주류'와는 다른 '특정 집단'으로 생각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런 비주류 이재명에게 사회문화적 우월감이나 배타적 태도를 보였던 것은 아닐까? 그런 심리가 그토록 처절한 '반명' 심리를 만든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런 프레임에 속아 덩달아 욕해왔던 것은 아닐까?
사람이 특정 대상을 혐오하게 되는 이유로 호서대학교 최현철 교수는 '회피 기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혐오를 자신에게 해롭거나 위험하다고 인지되는 대상을 반사적으로 피하도록 진화된 본능적인 감정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는 시각이 그것이다. 정태연 교수는 혐오의 원인을 비인간화에서 찾았다. 그는 혐오를 '상대방이 순수성을 상실한 비도덕적 행위를 할 때 경험하는 정서'라고 하면서, 순수성이란 상대방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성질, 즉 '인간성'을 뜻한다고 했다. 이런 논리에서 생각해 보면, 선거 기간에 '반명'으로 똘똘 뭉쳤던 주류 계층들은 이재명을 '인간성을 상실한 제어해야 할 대상'으로 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재명은 여당의 대통령도, 야당의 대통령도 아닌 국민의 대통령이다. 그리고 그의 일성도 '통합'이었다.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등의 국정 우선 과제도 '통합'의 실현 없이는 불가능한 과제들이다. 49.42%의 국민만의 지지로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구조가 절대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글로벌 경쟁은 단순히 경제적 경쟁을 넘어 기술, 안보,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복합적이고 급변하는 경쟁 환경에서 국가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민 통합은 세대, 계층, 지역, 이념 등 다양한 내부 갈등을 극복하고 구성원 간의 결집력과 귀속감을 높여 국가 전체의 힘을 강화해야 한다. 이재명은 잘 해내리라 믿는다. 김성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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