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지역에 사는 사람과 지역 언론에 대한 지원 방식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지역에 사는 사람과 지역 언론에 대한 지원 방식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승인 2025-06-30 10:51
  • 수정 2025-06-30 14:30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이승선 교수
이승선 교수
며칠 전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5'가 공개되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주관해 발행하는 연례 보고서다. 디지털 시대에 여러 나라의 시민들이 뉴스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자기 나라의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한다. 2012년 첫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 2016년부터 이 조사에 참여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매년 2천여 명 정도의 한국 시민을 대상으로 주요 언론사에 대한 신뢰와 불신, 뉴스 이용 방식 등을 조사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한국 언론에 대한 신뢰 수준은 매우 낮다. 조사에 참여한 여러 나라 중에서 수년 동안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꼴찌를 차지했는데, 최근 들어 꼴찌를 면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뒤에서 손을 꼽는 것이 더 빠른 최하위 그룹 신세다. 올해 조사 대상 48개 국가 중 뉴스 신뢰도 부분에서 37위를 차지했다. 현존 권력의 부당과 불합리를 일관성 있게 비판한 한 공영방송사의 올해 신뢰도는 61%인데, 신문과 방송을 통틀어 가장 높다. 수년간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을뿐더러 작년 대비 더 상승했다. 반면 권력에 아부한 자가 수장으로 왔다고 평가받는 다른 대표 공영방송사의 뉴스 신뢰도는 48%로 작년보다 더 떨어졌다. 공민영 9개 방송사 중 6위에 불과하다. 일본을 대표하는 공영방송 NHK의 신뢰도는 54%로 신문과 방송을 불문하고 일본에서 가장 높다. 영국의 대표 공영방송 BBC의 신뢰도는 60%, 역시 영국의 조사 대상 언론 중 1위다. 한국인들이 뉴스 미디어와 공영방송에 거는 기대가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증표로 읽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뉴스에 관심이 있다'는 한국인은 21%인데 46개 나라 평균 40%의 절반에 불과하다. '지역 뉴스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은 한국인의 경우 30%, 세계 46개 나라 평균은 17%였다. 한국인들은 지역 뉴스 중에서 교통이나 날씨 등 지역 정보, 범죄와 사건·사고 등 지역 뉴스, 지역 문화행사에 관심이 많았다. 반면 46개 나라 국민은 평균적으로 '지역 정치'와 '지역 뉴스'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더 눈여겨봐야 할 지표가 있다.

지역 신문의 뉴스 신뢰도는 39%로 조사 대상 언론 중 꼴찌다.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본이나 영국의 지역신문은 상황이 다르다. 일본의 지역신문 신뢰도는 47%인데 NHK, 닛께이(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이어 신뢰도 3위다. 지역신문 불신도는 13%로 일본 여러 매체 중 가장 낮다. 영국의 경우에도 지역신문 뉴스 신뢰도는 51%로 조사 대상 언론 중 4위였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누리고 있는 가디언과 동률이며 더 타임즈나 인디펜던트 신문보다 더 높다.



지역 뉴스 관심도가 크지 않고 지역 신문에 대한 신뢰도도 낮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은 주로 지역방송과 지역신문을 통해 지역 뉴스를 획득하고 있다. 특히 지역신문과 지역방송은 지역의 정치 정보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자이다. 서울에서 발행·방송되는 수도권 중심 전국 미디어가 세세한 지역의 정치 정보를 제대로 공급하기 어렵다. 지역신문 등의 뉴스 신뢰도를 제고하는 숙제를 차근차근 그리고 근원적으로 풀어야 하는 한편, 지역의 언론매체가 갖가지 내외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정치 영역을 비롯한 지역 정보를 꾸준히 생산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지원을 유지하고 확대해야 한다.

새 정부는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 언론의 콘텐츠 생산에 대한 지원 정책을 제시했다. 연간 85억여 원의 지역신문 발전 기금, 연간 50억여 원 내외의 지역방송 지원 예산으로는 지역 언론을 살릴 수 없다. 연 1조 3천~5천억여 원에 이르는 정부 광고를 대행하여 조성하는 언론진흥 기금이나 방송사의 부담 등으로 조성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 중 실질적인 상당액을 지역 언론의 지역 정보 생산에 할애해야 한다. 현행 지원액보다 3배 또는 5배는 되어야 쓸모가 있다. 이유는 명료하다. 지역민들은 자기 지역의 뉴스 정보, 특히 지역 정치 정보 등을 자기 지역의 언론을 통해 공급받을 권리가 있다. 지역 언론에 대한 재정 지원의 원칙도 분명하다. 지역 언론의 사주나 경영진에 대한 지원은 안 된다. 지역 언론에 대한 현금성 지원도 안 된다. 오로지 지역방송이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지역신문이 사주나 지자체, 광고주 등의 입김으로부터 독립적인 뉴스 콘텐츠를 생산할 때, 그때 지역 언론에 대한 재정 지원은 정당하고 절실하다. 열흘 전 개최된 충청언론학회 세미나에서 확인하였듯이, 그런 자격이 충분한 훌륭한 언론인들이 우리 지역에 가득하다./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중도초대석]"의사이잖아요" 응급실·수술실 지키는 배장호 건양대병원장
  2. 공실의 늪 빠진 '나성동 상권'… 2026 희망 요소는
  3. 대전·충남 어린이교통사고, 5년만에 700건 밑으로 떨어졌다
  4. 충남·북 지자체 공무원 절반 이상 "인구 감소·지방 소멸 위험 수준 높아"
  5. [기고]신채호가 천부경을 위서로 보았는가
  1. 계룡그룹 창립 56주년 기념식, 병오년 힘찬 시작 다짐
  2. 대전 학교 앞 문구점 다 어디로?... 학령인구 감소·온라인 구매에 밀렸다
  3. 세종RISE센터, '평생교육 박람회'로 지역 대학과 협업
  4. <속보>옛 주공아파트 땅밑에 오염 폐기물 4만톤…조합-市-LH 책임공방 가열
  5. 통행 방해하는 이륜차

헤드라인 뉴스


재건축현장서 발견된 폐기물… ‘누가? 언제?’ 책임공방 가열

재건축현장서 발견된 폐기물… ‘누가? 언제?’ 책임공방 가열

대전 동구 대전천 옆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매립 시점이 불분명한 폐기물 4만t이 발견돼 89억 원의 오염 정화비용이 든 사건의 책임을 규명하는 소송이 시작됐다. 1985년 이곳에 5층 높이 아파트를 짓기 전 누가 무슨 목적으로 25톤 덤프트럭 1600대 분량의 폐기물을 땅속에 묻었느냐가 쟁점이다. 20일 대전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 가오동 한 재건축조합이 대전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옛 주공아파트 철거 현장에서 나온 폐기물의 처리비용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 준비기일이 19일 진행됐다. 조합원 460명으로 구성된 이곳..

올해 대전 아파트 공급 물량 1만 4000여 세대… 작년 대비 약 3배
올해 대전 아파트 공급 물량 1만 4000여 세대… 작년 대비 약 3배

올해 대전에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이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가로주택정비, 공공주택, 택지개발, 지역주택조합 등 사업 물량이 고루 포진하면서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대전 지역의 아파트 공급 물량은 총 20개 단지, 1만 4327세대로 집계됐다. 일반분양 1만 2334세대, 임대는 1993세대다. 이는 2025년 공급 물량인 8개 단지 4939세대와 비교해 9388세대 늘어난 규모다. 자치구별로는 동구가 8개 단지 4152세대로 가장 많은 물량을 차지했다. 이어 서구 3개 단지..

"중부권 생물자원관 세종으로"… 빠르면 2030년 구체화
"중부권 생물자원관 세종으로"… 빠르면 2030년 구체화

세종시 중앙공원 2단계 부지에 중부권 생물자원관을 유치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충청권에만 생물자원관이 전무한 상황에서 권역별 공백을 메우고, 행정수도와 그 안의 금강 생태 기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진다. 시는 2022년부터 정부를 향해 중부권 생물자원관 건립사업 타당성 설득과 예산 반영 타진에 나선 가운데, 최근 환경부로부터 강원권 생물자원관(한반도 DMZ평화 생물자원관) 건립 추진 이후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수도권(인천시)엔 국립생물자원관(본관·2007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해야생동물 피해를 막아라’ ‘유해야생동물 피해를 막아라’

  •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의견 수렴 속도낸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의견 수렴 속도낸다’

  • 통행 방해하는 이륜차 통행 방해하는 이륜차

  • ‘대한(大寒)부터 강추위 온다’ ‘대한(大寒)부터 강추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