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누군가의 밤을 지킨 건, 작지만 놓지 않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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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누군가의 밤을 지킨 건, 작지만 놓지 않은 관심

-고창경찰서 해리파출소 이주연 경사

  • 승인 2025-07-24 09:42
  • 전경열 기자전경열 기자
고창경찰서 해리파출소 이주연 경사
고창경찰서 해리파출소 이주연 경사/고창경찰서 제공
진로 문제로 부모님과 말다툼을 벌인 20대 여성이, 늦은 밤 조용히 집을 나섰다. 핸드폰도 없이 어두운 시골길을 걷다 동네 슈퍼에 잠시 들렀다. "돈이 없어 그냥 걸어가야 해요." 익숙한 얼굴이지만 낯빛이 어두웠다. 슈퍼 주인은 그 말에 뭔가 이상함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멀리 있는 그녀의 동생에게 연락했다, 동생은 망설임 없이 경찰에 신고했다.

나는 야간근무 중이었고, 즉시 수색에 나섰다. 약 15분 뒤, 또 다른 신고가 들어왔다. 어두운 길을 혼자 걷고 있는 여성을 수상하게 여긴 한 운전자가 차를 세우고 말을 건 것이었다. 그는 그녀가 휴대전화도 없이 밤거리를 걷고 있다는 사정을 듣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우리는 곧 알 수 있었다. 운전자가 발견한 여성이, 바로 우리가 찾고 있던 여성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다치거나 위태로운 상태는 아니었다. 그저 마음의 방향을 잃고 길 위를 걷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녀를 읍내 터미널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줄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특별한 것 없는 일이었지만, 그날 밤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슈퍼 주인의 작은 의심, 동생의 주저 없는 신고, 운전자의 조용한 배려. 그 작고 선한 관심들이 한 사람을 외로움과 불안에서 꺼내주는 데 충분했다.

요즘 우리는 종종 마주한다. 경제적 압박, 사회적 고립, 심리적 무기력 속에서 자신을 닫는 사람들. 생계는 벼랑 끝에 몰리고, 관계는 멀어지고, 속마음은 말할 곳이 없다. 사람들을 고립시킨다. 그리고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진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때로는 아주 작은 관심이 삶의 방향을 바꾼다는 걸. "요즘 힘들지 않니?" 그 짧은 한마디가 누군가를 어둠 속에서 한 걸음 물러서게 만들 수 있다. 곁에 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이 다시 서게 되는 순간이 있다.

지켜보는 눈, 손 내미는 마음, 쉽게 놓지 않는 관심.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절실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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