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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교육부가 12일 공개한 영재학교·과학고 최근 3년간 의·약학 계열 진학률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국 영재학교 의·약학 계열 진학률은 2.5%로 2023학년도 10.1%, 2024학년도 6.9%에 이어 떨어졌다. 2025학년도 과학고 졸업생의 의·약학 계열 진학률 역시 2023년 2.2%, 2024년 2.1%에서 2025년 1.7%로 하락했다.
이러한 수치는 충청권 영재학교와 과학고에서도 비슷하게 확인됐다. 영재고인 대전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모두 2025학년도 의·약대 진학 학생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과학고는 2023학년도 졸업생 88명 중 18.2%인 16명이 의·약대에 진학했다. 이듬해인 2024학년도엔 88명 중 11명(12.5%)이 의·약학계열에 지원해 4명(4.5%)이 최종 합격했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2023학년도 졸업생 86명 중 10명(11.6%)이 지원해 최종 7명(8.1%)이 진학했다. 2024년엔 85명 중 5명(5.9%)이 지원해 4명(4.7%)이 진학했다. 2025학년도엔 1명이 지원했으나 진학엔 실패했다.
충청권 과학고 중엔 2025학년도 대전동신과학고와 충남과학고는 진학생이 없고 충북과학고에서 2명이 진학했다. 충북과학고는 2023학년도부터 7명, 9명, 5명이 의·약학계열에 지원했다. 2023년과 2024년엔 진학생이 없다가 2025학년도 지원한 5명 중 2명이 진학했다.
대전동신과학고는 2023학년도 지원한 9명 중 2명, 2024학년도 7명 중 2명, 2025학년도 1명 중 0명이 각각 진학했다. 충남과학고는 2023학년도와 2025학년도 각 한 명이 지원했으나 진학한 학생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영재학교와 과학고가 이공계 분야 핵심 인재 육성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의대·약대 진학 창구로 전락하자 2021년 4월 '영재학교 학생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입학형 모집요강에 반영했다. 영재학교 입학 후 의·약학계열 진학 희망 땐 교내 진학·진로 지도를 하지 않고 일반고 전출 권고, 영재학교 교육과정이 반영되지 않은 학생생활기록부 제공,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 시설 이용 제한, 교육비·장학금 환수 등을 조치하도록 했다. 과학고 역시 제재 방안을 준용해 자율적으로 제재토록 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제재가 학교와 학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의 의·약학계열 진학 감소가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적 흐름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2023학년도부터 의·약학계열 지역인재 의무선발 비율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40%(강원·제주는 20%)로 확대되면서, 지방권 최상위권 학생 상당수가 영재학교·과학고 대신 일반고를 택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공개된 통계에는 졸업 직후 진학자만 포함돼 있어, 실제 의·약학계열 진학 규모는 더 많을 수 있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재학교·과학고의 교육과정은 수학·과학 비중이 50~70%에 달해 수능 준비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며 "조기졸업 후 과학기술원 등에 진학한 후 수능 준비를 새롭게 하면서 의대 진학 루트를 설정하는 것도 주요한 의·약학계열 진학 경로"라고 설명했다.
김천홍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은 "교육부는 앞으로도 영재학교·과학고와 협력해 졸업생들의 진학 추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공계 진로·진학 지도 강화, 학교 운영 성과 평가 등을 통해 이공계 인재 양성 교육이 보다 충실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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