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화학이 만든 세계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화학이 만든 세계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 승인 2025-08-21 16:22
  • 신문게재 2025-08-22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821095529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2025년 1월, 유엔(UN)이 공식 발표한 "1.5도 마지노선 첫 붕괴" 소식은 우리에게 매우 큰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그동안 예상보다 빠른 온실가스 증가에 대비해 다양한 대안을 마련했음에도, 완화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 개발과 적용 덕분에 1.5도를 초과했음에도 심각한 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한다. 특히 국가 산업에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결합해 속도감 있게 융합기술을 개발한다면, 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을 도출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여기에 굳은 정책적 의지까지 더해진다면,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선도국으로 도약할 기회도 마련할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예를 들어 AI는 생산 공정 전반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수집된 온도, 압력, 농도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생산 공정을 자동으로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제품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설비 고장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예방 정비를 수행함으로써 갑작스러운 생산 중단을 막고 생산성을 높여 결국 안전사고 예방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산업은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해 생산하고 온실가스 배출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까지 예측·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해법을 바탕으로 발전할 것이다.



화학산업에서도 온실가스 활용과 AI 기술의 접목은 최근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문제 해결, 나아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융합기술은 단순한 효율 향상을 넘어 산업 전반의 혁신을 촉진하며, 궁극적으로 인류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이끄는 역할을 한다. 물론 AI가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하거나 대량의 개인 자료를 수집·활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및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기후변화 모델링, 온실가스 감축 등 많은 분야에서 AI가 발전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정책·규제와 함께 균형 있는 논의가 이뤄진다면 새로운 기술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흔히 화학을 어렵고 멀게 느끼지만 사실 화학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존재하며 인류 문명의 발전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스마트폰의 반짝이는 화면부터 매일 입는 옷 그리고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까지,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거의 모든 것이 화학의 산물이다. 어느새 화학은 조금이나마 자연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물질을 창조하는 힘까지 갖게 되었다. 고대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흙을 빚어 도자기를 만들었을 때, 그것은 이미 원시적인 화학의 시작이었다. 중세의 연금술사들이 값싼 금속으로 금을 만들려 했던 시도는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실험 기법과 물질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며 현대 과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화학의 발전은 양면성을 지닌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은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켰고,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유해 물질은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화학의 빛나는 성과를 바탕으로, 그 그림자를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화학은 더 이상 단순히 새로운 물질을 창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류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고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화학이 만든 세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우리는 그 안에서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할 책임을 갖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을 비롯한 연구기관은 이러한 변화와 혁신의 요구에 부응하여 유연하고 창의적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앞으로 도래할 탄소중립 시대 역시 능동적으로 선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 의예과 올해 3월 세종 공동캠퍼스 이전
  2. 대전시 국과장 수시인사 진행
  3. 기록원 없는 대전·충남 정체성마저 잃을라…아카이브즈 시민 운동 첫발
  4.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KAIST에 59억 추가 기부… 누적 603억 원
  5. 대전대, 현장·글로벌·창업으로 '바이오헬스 인재 2.0' 키운다
  1. 대법원 상고제기 끝에 삼성전자 기술 탈취시도 유죄 선고
  2. 대전충남 통합 입법 개문발차…"정부案 미흡 파격특례 관철해야"
  3. 전국 첫 뷰티산업 전담기관 대전에 개원
  4. 대전시와 충남도, '통합 인센티브안'에 부정 입장... "권한 이양이 핵심"
  5. 3월부터 바뀌는 운전면허증 사진 규정

헤드라인 뉴스


`서울시 준하는 지위`라더니… 박탈감 커지는 대전충남

'서울시 준하는 지위'라더니… 박탈감 커지는 대전충남

정부가 대전 충남 행정통합 관련한 지원방안을 밝힌 가운데 지방정부 권한 이양과 세제·재정 구조 개편이 누락된 것과 관련 충청권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통합특별시에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겠다면서도 정작 지속 가능 발전을 담보할 필수 사안은 빠지면서 정부의 발표가 자칫 공염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행정통합 핵심인 재정 체력과 기초권한 재설계가 빠지면서, 통합 이후 '광역만 커지고 현장은 더 약해지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9일 정부가 최근 발표한 행정통합 인센티브안에 따..

대전 학교 앞 문구점 다 어디로?... 학령인구 감소·온라인 구매에 밀렸다
대전 학교 앞 문구점 다 어디로?... 학령인구 감소·온라인 구매에 밀렸다

학교 앞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문구점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학교 준비물과 간단한 간식 등을 판매하던 문구점이 학령인구 감소와 온라인 구매 활성화, 대형 문구 판매점 등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대전 문구점은 325곳으로 집계됐다. 2017년 11월 한때 365곳까지 늘어났던 대전지역 문구점 수는 매년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며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인근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문구점이 점차 줄어드는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

충남·북 지자체 공무원 절반 이상 "인구 감소·지방 소멸 위험 수준 높아"
충남·북 지자체 공무원 절반 이상 "인구 감소·지방 소멸 위험 수준 높아"

충남·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절반 이상은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험 수준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비수도권 지자체 공무원 응답으로 보면 77%에 달해 산업·고용 중심의 대응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인구감소·지방소멸 현황 및 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비수도권 지자체 공무원의 77%는 현재 지역의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 위험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위험 수준이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6%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수도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통행 방해하는 이륜차 통행 방해하는 이륜차

  • ‘대한(大寒)부터 강추위 온다’ ‘대한(大寒)부터 강추위 온다’

  • 눈과 함께 휴일 만끽 눈과 함께 휴일 만끽

  • 3월부터 바뀌는 운전면허증 사진 규정 3월부터 바뀌는 운전면허증 사진 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