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언에 그친 특수교육, 문제 원인은
下 특수교육 정상화를 위한 목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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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이 수립한 '제6차 대전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 내용 중 일부 |
대전교육청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근거로 5년마다 '대전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한다. 2023년 4월 공개한 '제6차 대전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개인 특수학교를 2027년까지 7개로 늘리는 핵심 성과지표 목표를 세웠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재선 후 3선 공약으로 서남부권 특수학교 설립을 담기도 했다. 그러나 2026년 개교 목표였던 특수학교는 2029년으로 최종 미뤄졌다. 부지 선정에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앞서 교육청은 아파트 개발 과정에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매번 "대전시와 협의 중"이라며 개교 시간을 늦췄다. 그러다 2025년 1월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신년 기자회견 자리서 특수학교 부지를 옛 유성중 부지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결국 교육청 소유의 부지에 특수학교 건립을 확정한 것이다.
대전교육청이 부지 확보에 난항을 겪는 동안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요구는 지속적으로 커졌다. 시민단체 주도로 민간 대책위가 꾸려져 특수학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2024년 4월 사단법인 토닥토닥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과밀 특수학교(급)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출범했다. 현재 특수학교 과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고 서둘러 특수학교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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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닥토닥·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범시민단체로 구성된 '과밀 특수학교(급) 시민대책위'가 출범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책위 제공 |
이 과정에서 대전시의회 김민숙 시의원은 학령인구 감소로 통폐합되는 학교를 특수학교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교 신설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미 교육청이 보유하고 있는 교육 자원을 활용하자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대전교육청은 이런 모든 의견과 제안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서남부권 특수학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다리라고 했고 결국 특수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불편함을 초래했다.
2026년 특수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 중 적지 않은 인원이 입학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도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현재 공립 특수학교인 가원학교, 해든학교, 혜광학교 등은 이미 설립 당시보다 더 많은 학급수가 운영 중인 과밀(거대)학교다.
이런 가운데 2027년 폐교가 결정된 서구 월평동 소재 성천초를 특수학교로 활용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대책위는 3일 오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벌어진 특수학교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대전교육청을 강하게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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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폐교 예정인 성천초를 특수학교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대전복지공감 이대희 활동가는 "교육청은 대책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책은 있다. 최근 보도된 성천초 폐교를 특수학교로 전환해 활용하면 된다"며 "폐교를 사회에 필요한 시설로 전환하는 것 자체는 의미 있지만 정작 장애아동이 입학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은 교육청과 지자체가 앞장서서 차별에 동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올해, 이번 달만의 문제가 아니다. 매년 반복될 문제"라며 "교육청 차원의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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