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언에 그친 특수교육, 문제 원인은
下 특수교육 정상화를 위한 목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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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폐교 예정인 성천초를 특수학교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대전 특수학교 부족 문제가 날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전교육청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29년 서남부권 특수학교 설립만 기다려선 안 되고 특수교육 확충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전국 최초로 공립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앞장선 김동석 사단법인 토닥토닥 이사장은 현재 대전교육청 특수학교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2024년 4월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과밀 특수학교(급) 해결 시민대책위원회를 만든 것도 같은 이유다.
특수학교 부족으로 당장 2026년 학교에 입학할 수 없는 중증 장애 학생들의 이야기를 접한 김 이사장은 교육청이 당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이 문제는 올해로 끝나는 게 아니다. 대전교육청은 2029년 특수학교 설립만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최소한 지금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는 중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데 대한 입장이나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특수학교 전환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엔 현재 6개 특수학교가 운영 중이며 중구를 제외한 동구(대전맹학교·대전혜광학교)·서구(대전가원학교)·유성구(대전성세재활학교)·대덕구(대전원명학교·대전해든학교)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2029년 개교 예정인 서남부권 특수학교도 유성구에 신설된다.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의 원활한 통학을 위해 중구에도 특수학교 설립이 필요하단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2024년 중구청장이 부지를 알아보고 교육청에 추천하기도 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없는 상황이다.
지역 특수교사는 학생의 생활 근거지에 학교가 많이 생겨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대전지부 특수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재학 교사는 "분교나 병설형 특수학교 또는 통폐합학교나 일반학교 내 유휴공간을 사용해 소규모 특수학교를 만들면 학생이 차별받지 않고 선택해 교육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교육을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아이들에 맞춰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가 심한 아이들이 일반학교에 가는 건 아이들에게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특수학교 교사는 "일반학교 학령기 아이들이 감소하는 추세인데, 반대로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임기응변으로 2029년 특수학교 생기면 해결될 것이라고만 하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그렇지 않다. 새 학교가 개교해도 남은 3년 동안 계속 과밀이 적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사는 "성천초 등 통폐합되는 일반학교를 소규모 특수학교로 전환하는 게 시급한 대책인 것 같다"며 "또 하나는 신탄진에 있는 해든학교를 직업전문학교로 전환해 고등학교 과정만 운영하고 혜광학교나 가원학교 인원을 재배치하면 단시간 내 과밀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교육청은 시설과나 행정과 업무에 답답함이 있다. 칼자루를 쥐고 있으면서 2029년 특수학교 지어 주면 끝나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며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고민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한데 대전교육청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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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은 이러한 특수학교 부족 문제에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당장 이렇다 할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인기 대전교육청 행정국장은 "특수학교 부족 상황은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성천초는 2022년 지역 주민들의 청원으로 시작된 것이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방향을 정한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현재 상황에선 성천초 자리에 특수학교를 설치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끝>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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