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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옥 기획조정관 |
우선 영국 런던을 살펴보면 마거릿 대처 수상의 "DESIGN OR DECLINE?(디자인할 것인가, 쇠망할 것인가?)"라는 구호와 함께 디자인 중심의 강력한 도시재생 정책을 시행했고, 이후 'Design for London' 등을 통해 테이트모던미술관, 밀레니엄브릿지, 밀레니엄돔과 같은 랜드마크를 탄생시키며 런던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부활시켰다.
유럽을 떠나 싱가포르도 눈여겨 볼만하다. 일찍이 도시경관이 도시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소임을 인식한 싱가포르는 도시재개발국(URA)의 지휘 아래 '친환경 녹색도시'를 목표로 지역 특성에 따른 디자인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그 결과, 마리나베이 샌즈, 에스플러네이드 등 다양한 사연을 지닌 개성 넘치는 건축물이 생겨났고, 작은 도시국가임에도 화려한 도심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지며 오늘날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로 성장했다.
이렇듯 건축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도시는 다양한 랜드마크와 매력적인 경관을 통해 국내외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건축물은 도시의 품격과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기조하에 2013년부터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한 디자인 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타 도시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진 행복도시에 고유한 정체성을 입히는 일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지난 10여 년간 특화전문위원 등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해온 결과 '도시 곳곳이 건축박물관'이라는 평가와 함께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대표적으로 '행복도시 문화벨트'를 꼽을 수 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한 '국립세종도서관',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에 빛나는 '대통령기록관', 한국문화공간상을 차지한 세종예술의전당, 이외 국립박물관단지 등 다채로운 특색을 지닌 공공건축물들이 이어지며 도시에 문화를 불어넣는다. 또 그 중앙부에 자리한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인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과 같은 공원·녹지시설은 '환경친화적인 도시건설'이라는 행복도시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이곳은 행복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많은 이들이 찾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학교와 복합커뮤니티센터, 체육공원 등 여러 시설을 복합화한 '해밀동 공공시설복합단지'는 개별 공공시설의 기능과 디자인이 절묘하게 조화된 공간이다. 마치 아기자기한 마을 같은 이곳은 새로운 지역 공동체 모델로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벤치마킹되고 있다.
더 나아가 행복청은 기존의 물량 위주의 주택 공급 및 최고가 입찰방식의 관행에서 벗어나, 특화사업계획을 먼저 수립한 뒤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여타의 신도시와는 다르게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기능, 감각적인 디자인이 접목된 주거단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듯 행복도시의 디자인 특화사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물론 아직 보완할 점도 남아있는 데다, 향후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고려할 때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행복청은 그간의 성과를 분석하고 개선사항을 발굴하여 미래 전략을 도출할 예정이다. 행복도시 건축물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다준 특화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여 도시의 품격과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박상옥 행복청 기획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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