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 한밭수목원을 찾은 시민들이 파란 가을 하늘 아래서 산책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서구 둔산대로에 자리한 한밭수목원은 정부대전청사와 과학공원을 잇는 녹지축 위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수목원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넓은 녹지를 마주한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목련원, 약용식물원, 암석원 등 테마정원마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데, 가을이면 붉고 노란 단풍이 수목원을 물들이며 산책객들을 맞이한다. 잘 정비된 산책로는 어르신부터 아이들까지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자연 학습의 장이, 직장인들에게는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준다.
![]() |
야간개장 행사가 진행되던 대전 오월드. (사진= 대전도시공사) |
중구 사정공원로에 위치한 대전오월드는 '주랜드·플라워랜드·조이랜드'라는 세 가지 테마가 어우러진 종합 테마파크다. 낮에는 동물원을 거닐며 사자, 기린,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나고, 이어 꽃동산에서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은 조이랜드의 놀이기구에 탑승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보며 함께 미소 짓는다. 해가 저물면 오월드는 또 한 번 변신한다.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운영되는 '나이트 유니버스'가 빛과 음악으로 가득 찬 야경을 선사한다. 미디어아트, 고보조명, 포토존 등이 어우러진 공간은 가족 단위는 물론 연인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준다.
![]() |
대청호 오백리길. (사진= 대전관광공사) |
대청호를 따라 이어지는 '대청호 오백리길'은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언택트 관광지 100선'에 이름을 올린 비대면 힐링 명소다. 호반을 따라 난 데크길과 산책로, 갈대밭길을 걷다 보면 산과 물, 섬이 한데 어우러지는 장쾌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특히 호반낭만길(4구간·13.4㎞)은 가을 억새가 바람에 출렁이며 만든 은빛 물결 덕분에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드라마 '슬픈연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사진가와 연인들이 즐겨 찾는 길이기도 하다. 백골산성길(5구간)은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대청호 조망이 압권이며, 대덕구 구간의 '대청로하스길'에서는 물 위에 설치된 데크를 걸으며 마치 강 위를 걷는 듯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 |
단풍으로 물든 가을 장태산 자연 휴양림. (사진= 이성희 기자) |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장태산자연휴양림은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평생을 나무 심기에 바친 고 임창봉 씨가 처음 조성한 숲을 대전시가 인수해 휴양림으로 가꾸었다. 이곳의 백미는 스카이웨이와 스카이타워다. 지상 10~16m 높이에 설치된 공중 산책로를 걸으며 나무와 눈높이를 맞추고, 27m 높이의 타워 정상에 서면 메타세쿼이아 숲의 우듬지가 발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출렁다리와 생태연못, 숲속의집 숙박시설은 가족 단위 여행객이 하루 묵어가며 자연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가을 단풍은 늦게 드는 편이라, 다른 활엽수 단풍이 진 뒤에도 붉게 물든 숲을 즐길 수 있다.
![]() |
가을 계룡산 수통골, 시민들이 단풍으로 물든 등산로를 걷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대전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심 외곽 휴식처, 수통골이다. 계룡산 도덕봉과 금수봉 숲 사이 깊은 계곡에 자리한 이곳은 사계절 내내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계곡을 따라 흐르며 무더위를 식혀주고, 가을에는 단풍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산행을 하지 않더라도 잘 닦인 길을 따라 산책하거나 곳곳에 마련된 체력단련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다. 계곡 주변에 설치된 넓은 나무 데크에서는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