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추석 선물로 가족의 안전을 담아보자."

  • 충청
  • 예산군

[기고]"추석 선물로 가족의 안전을 담아보자."

  • 승인 2025-10-01 11:46
  • 신언기 기자신언기 기자
예산소방서장 전영수 사진 (1)
전영수 예산소방서장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온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이고 고향을 찾는 발걸음으로 도로가 북적이는 시기다. 집에서는 정성스레 차린 음식 냄새가 풍기고, 선물 꾸러미가 오가며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명절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화재 위험'이다.

추석은 집을 장시간 비우는 일이 많다. 빈집이 늘어나고, 가스와 전기 사용도 급격히 늘어난다. 여기에 이동이 잦아 제때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추석을 전후로 주택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기 쉽다. 평소에는 "설마 우리 집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화재가 나면 가족과 재산을 지키기엔 너무 늦다.

화재는 한순간이다. 그러나 작은 준비가 큰 차이를 만든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라고 부르는 소화기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 이 두 가지 장비가 바로 그 준비다. 사실 법으로 모든 주택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아직도 설치가 안 된 집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꼭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화기와 감지기가 설치된 집은 초기 대응이 가능해 인명피해가 크게 줄어든다는 통계는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다.

불길 앞에서 무력해지는 순간을 떠올려 보자. 소화기 하나만 있어도, 경보음 하나만 울려도 결과는 달라진다. 작은 장치가 가족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소화기는 불씨를 잡아내고, 감지기는 자고 있는 가족을 깨워 대피 시간을 벌어준다. 단 몇 초, 단 몇 분이 결국 생사를 가른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충남지역 주택 화재 통계를 살펴보면, 화재 발생 원인 1위는 부주의다. 음식물 조리 중 자리에 비운 사이 사용하지 않은 전기멀티탭을 그대로 꽂아둔 채 외출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작은 부주의가 큰 화로 번지는 것이다. 그러나 소화기와 감지기만 갖춰도 초기에 대응할 수 있어 피해가 크게 줄어든다. 실제로 소화기를 사용해 초기 진화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만약 없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에 아찔해지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이번 추석, 선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 부모님께 드리는 건강식품, 자녀에게 건네는 생활용품도 소중하다. 하지만 그것들이 불 앞에서 가족을 지켜주진 못한다. 오히려 집 한구석에 놓인 소화기, 천장에 달린 감지기가 훨씬 든든하다. 값으로 따지면 크지 않지만, 가족의 생명을 지켜주는 선물만큼 값진 건 없다.

예산소방서는 올해도 '주택용 소방시설 선물하기' 캠페인을 펼친다. 9월25일부터 10월9일까지 2주간 언론과 뉴미디어를 통해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편의점, 주유소와 같은 생활 밀착형 공간에서도 알림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아무리 홍보를 해도 결국 실천하는 건 우리 자신이다. 안전은 남이 챙겨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다.

추석은 단순히 명절이 아니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그 마음이 모여 따뜻한 시간이 되는 게 추석이다. 올해는 그 마음을 '안전'으로 표현해보자. 소화기와 감지기 두 가지, 아주 작은 준비지만 가장 확실한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다. 이번 추석만이라도 "나는 가족에게 안전을 선물했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작은 실천이 모이면,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문화로 확산될 수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 선물하기' 이보다 더 든든하고 소중한 선물은 없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4.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5.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1.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2.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3.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4.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5.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보건의료 '빨간불'

헤드라인 뉴스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수백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설 것이 유력해지면서 충청권은 곁다리 투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두 기업이 막대한 고용창출 등이 기대되는 대규모 생산 라인이 아닌 AI데이터센터 건립으로 기우는 모양새인데 이럴 경우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총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업체인 두 기업이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부응하려면 충청권에도 생색내기 용이 아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정치권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이 2030년 하반기로 지연된다고 대전시가 공식 인정했다. 당초 2028년 개통보다 2년여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주요 공정 리스크와 차량 시운전 계획 반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관련 브리핑을 갖고 "향후 통합공정 계획 수립을 통해 개통 일정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면서 개통 지연을 공식화 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총연장 38.8㎞, 정거장 45곳, 차량기지 1곳 규모로, 2024년 12월 착공해 현재 본선 14개 전..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