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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 카이스트 유니온 지부가 20일 공개한 'KAIST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원생 응답자 184명 중 가장 많은 월급여 구간으로 35.9%인 66명이 101만~150만 원을 꼽았다. 이어 151만~200만 원 사이가 29.9%로, 둘을 합치면 65.8%인 121명이 월급여 101~200만 원을 받고 있다. 평균 월급여는 158만 원이다.
100만 원 이하도 전체 응답자의 14.2%인 26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만 원 이상을 받는 대학원생은 20.2%인 37명이다.
이러한 수입에 대해 응답자 20%는 '매우 부족', 35.9%는 '다소 부족'하다고 답하며 응답 대학원생 절반이 넘는 56%가 수입 부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도 있었다. 전체 남성 전체 평균은 168만 원, 여성은 141만 원으로 성별 임금 격차를 보였다.
유니온 지부는 "이번 조사에 확인된 성별 임금 격차는 단순한 개별적 차이가 아닌 구조적 불평등을 시사한다"며 "동일한 수입원 구조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실제 급여 수준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어 급여 책정 과정에서 은밀한 차별이 일어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지부는 이러한 결과에 대한 정책 제언으로 투명한 급여 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학생인건비 책정과 지급 과정에서 지도교수의 재량을 최소화하고 모든 연구 과제의 학생인건비 정보를 성별 분리 데이터로 구축해 매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가 단일 기관을 대상으로 한 횡단면 조사로서 KAIST 전체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고 자기보고식 설문 특성상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이 존재할 수 있음을 한계로 꼽았다.
이번 조사에는 대학원생뿐 아니라 연구직무·연구행정·일반행정 직군별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도 포함됐다. 조사 기관은 6월 18일부터 7월 4일까지며 전체 450명이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27.4%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으며 고용형태별로는 위촉 계약직이 5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무기계약직 38.4%, 일반직 19.7% 순이다.
또 시간외근무를 경험한 72.8% 중 57.2%가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약직의 76.6%는 '연구과제의 직접비에서 지급하기 어려움'을 미지급 사유로 꼽기도 했다.
서성원 카이스트 유니온 지부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KAIST 내부 문제를 실증적으로 드러낸 최초의 종합 조사라는 점에서 향후 정책적 변화와 제도 개선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여성, 비정규직, 대학원생 등 취약한 위치에 있는 구성원들이 이중, 삼중 구조적 차별에 노출돼 있다. 기관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강력한 의지와 일관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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