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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회 詩, 한밭을 물들이다 - 충청도 선비 시인 임강빈' 시낭송 공연이 지난 24일 대전 한밭문화예술교육원 아트홀에서 열렸다./사진=수정시낭송아카데미 제공 |
올해 공연은 박용래·한성기와 함께 '대전의 삼가(三家)'로 불리며 충청 선비 정신을 노래한 향토 시인 임강빈(1929~1994)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지역 문인과 시민들이 대거 참석해 가을밤을 시의 정취로 물들였다.
제1부 시극 '임강빈의 쾌청한 한밭살이'는 한 편의 시를 무대 위에 펼쳐놓으며 임강빈 시인의 청정한 영혼과 시정신을 생생히 되살렸다. 박용래 시인과의 우정을 그린 장면에서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졌고, 배우 이유경은 인터뷰 형식을 통해 시인의 고뇌와 열정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했다.
또 생전 임 시인의 곁을 지키며 시비 건립과 유고시집 발간을 주도한 황희순 시인의 헌신이 무대를 통해 다시 빛을 발했다. 출연진들은 임강빈의 대표적 시 '항아리', '동목', '서정시인', '동행', '마을'을 낭송함으로써 시극에서 소리예술을 창조하며 시 낭송의 미를 끌어올렸다.
이어 2부 '詩로 만나는 시인 임강빈'은 지역 문단의 헌정 무대였다.
나태주 시인은 '시인 임강빈'에서 "충청도 하면 떠오르는 사람, 대전 하면 보고 싶은 사람"이라 노래하며 선비 시인의 순수한 인품을 그렸다.
최하림의 '달이 빈 방으로', 황희순의 '백합 한 송이', 최자영의 '대나무', 박순길의 '창밖으로 보이는 세상' 등 다양한 헌정 시들이 낭송됐다.
마지막 3부 '임강빈 시의 숨결, 자연과 삶을 담다'에서는 시인의 작품 10편이 낭송됐다.
길옥순의 '허수아비' 무대는 단연 돋보였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허수아비의 몸짓이 무대 위에 재현되자 관객들은 들녘의 풍경 속으로 빨려들 듯 몰입했다.
공연의 대미는 수정시낭송아카데미 지도교수이자 연극배우 한수정이 장식했다. 그의 시 낭송 '어디쯤 가고 있습니까'는 표정과 몸짓, 목소리가 어우러진 한 편의 짧은 연극 같았고, 관객들은 마치 하늘길을 걷는 임강빈 시인이 뒤돌아보며 손짓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안승원 수정시낭송아카데미 회장은 "시 한 줄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계절, 마음을 다해 준비하였으며 시 낭송의 한 호흡마다 따듯한 울림으로 전해지길 기원한다"고 했다.
한편, 수정시낭송아카데미는 2019년 제1회 '詩, 한밭을 물들이다'를 시작으로 매년 대전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를 모아 정기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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