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경희대·경성대 공동연구, '화병' 심리적 임상 특징 과학적 규명

  • 전국
  • 부산/영남

부산대·경희대·경성대 공동연구, '화병' 심리적 임상 특징 과학적 규명

사상성격검사(SPQ) 활용해 분석
맞춤형 심리치료 지침 제시
국내외 화병 증가에 관리 시급

  • 승인 2025-11-04 08:29
  • 수정 2025-11-04 11:53
  • 김성욱 기자김성욱 기자
연구진-왼쪽부터 채한 김종우 이수진 교수
연구진(채한, 김종우, 이수진 교수)./부산대 제공
한국 고유의 심신질환 '화병'의 정신병리적 임상 특징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부산대학교는 한국 고유의 문화적 배경에서 발생하는 심신질환으로 인식돼 온 '화병(Hwabyung)'의 정신병리적 임상 특징을 규명한 연구 논문이 최근 국제 학술지 '바이오피지코소셜 메디슨' 온라인판 10월 30일자에 게재됐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채한 교수 연구팀이 경희대 김종우 교수팀 및 경성대 이수진 교수팀과의 다학제 연구로 진행했다.

이번 연구로 문화적·상징적 질환으로만 인식되던 화병을 객관적 임상 연구의 틀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화병'은 장기간 해소되지 못한 스트레스와 감정 억압으로 인해 분노, 불면, 우울 등 정신적 증상과 함께 열감, 두통 등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그동안 고유한 발병 기전과 정신병리적 특징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불분명한 증후군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세대와 국내 외국인 환자에서도 발생 빈도가 늘고 있어 진단 및 관리에 대한 과학적 근거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화병 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한의학의 음양심리 이론을 표준화한 '사상성격검사(SPQ)'를 활용해 심신 증상과 생물심리학적 프로파일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화병 환자에게서 △높은 SPQ-B(행동적 과민성·충동성) △낮은 SPQ-C(인지적 경직성·비관주의) △낮은 SPQ-E(정서적 고립·취약성)라는 특징적 패턴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프로파일이 화병 환자의 심리 증상과 신체 증상을 설명하며, 낮은 SPQ-C와 SPQ-E가 스트레스의 내면화와 신체화로 이어지고, 높은 SPQ-B가 간헐적 분노 등 전형적 증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채한 부산대 교수는 "마치 지문처럼 화병만의 독특한 정신병리 프로파일을 발견함으로써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과 손쉽게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며 "사상성격검사가 정신질환의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경희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감정 억압 단계에서 시작해 신체화 단계를 거쳐 분노가 폭발하는 단계로 진행되는 화병의 악화 기전도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수진 경성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SPQ-B를 낮추고 SPQ-C와 SPQ-E를 높여야 한다는 화병 심리치료 지침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 고유의 질환으로 알려져 온 화병이 '과학적으로 규명된 정신신체질환'임을 국제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통찰을 제공한다.

부산=김성욱 기자 attainuk051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쌍용도서관, 4월 2일 시민독서릴레이 선포식 개최
  2. 천안시 한부모복지시설 2곳, 전국 평가 'A등급'…우수사례 선정
  3.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 '보합' 전환… 세종·충남은 하락
  4. 천안법원, 둔기 들고 전 직장 찾아간 30대 남성 집행유예
  5. [문화 톡] 갈마울에 울려퍼지는 잘사는 날이 올 거야
  1. [박헌오의 시조 풍경-10] 억새꽃 축제
  2. 한화 이글스의 봄…개막전은 '만원 관중'과 함께
  3. '짜릿한 역전승'…한화 이글스, 홈 개막전서 키움에 10-9 승리
  4.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5. 여야 6·3 지방선거 대전 5개 구청장 대진표 확정

헤드라인 뉴스


더이상 희망고문 없다… `행정수도특별법` 국회 문턱 넘는다

더이상 희망고문 없다… '행정수도특별법' 국회 문턱 넘는다

더이상 희망고문은 없다. '행정수도특별법'이 2026년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2020년 여·야 이견으로 계속 무산된 만큼, 사실상 올해가 2030년 세종시 완성기로 나아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다가온다. 이제 장애물은 수도권 기득권 세력의 물밑 방해 외에는 없다. 허허벌판이던 행복도시가 어느덧 인구 30만을 넘어서는 어엿한 신도시로 성장하고 있고, 44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 이전에 이어 대통령 집무실(2029년)과 국회 세종의사당(2033년) 건립이 법률로 뒷받침되고 있..

양당 대전시당 1차 공천… 컷오프 반발 이어져 후폭풍 우려
양당 대전시당 1차 공천… 컷오프 반발 이어져 후폭풍 우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1차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컷오프된 구청장 후보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6.3 지방선거 본선 체제 돌입을 앞두고 원팀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시기에 당내 공천 잡음이 발생한 것으로 후폭풍이 우려된다. 우선 민주당에선 서구청장 5인 경선에 들지 못한 김종천 전 대전시의회 의장과 전문학 전 대전시의원이 시당 공관위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했다. 전 전 시의원은 "대전시당 공관위의 컷오프 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당히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하겠다. 이것은 제 개인의..

안전공업 화재 후 점검 1순위 `금속 분진`…관련 법률에서는 `규정 미비`
안전공업 화재 후 점검 1순위 '금속 분진'…관련 법률에서는 '규정 미비'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건 이후 금속가공업체 등 유사한 공정이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부가 합동점검을 시작한 가운데 금속 미세입자를 포함한 가연성 분진을 유해·위험물질로 규정해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보 3월 26일자 1면 보도> 29일 소방업계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가연성 분진 관련 규정이 미흡해 별도의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가연성 분진은 기타 산화물 매개체와 일정 농도 이상으로 혼합되어 화재나 폭연의 위험성을 갖는 미세 분말을 말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이틀째 전석매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이틀째 전석매진

  •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