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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김영진 교수 |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수술적 절제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1·2기 환자는 전체의 약 20%에 불과하며, 나머지 80%는 이미 3기 이상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된다. 또한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수술을 시행하더라도 약 절반에서 재발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폐암의 높은 사망률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폐암의 원인
폐암은 조직학적 소견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암과 소세포암으로 나뉜다. 이러한 분류는 임상 경과와 치료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소세포암은 비소세포암보다 전신 전이가 빠르게 일어나 수술보다는 항암화학치료와 방사선치료가 주로 적용된다. 반면 비소세포암은 편평상피세포암과 선암으로 다시 구분되며, 과거에는 편평상피세포암이 흔했으나 최근에는 선암이 가장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
폐암의 대표적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까지 증가한다. 비흡연자의 경우에도 간접흡연, 라돈·비소·니켈·석면 등의 환경 및 직업적 노출, 방사선 노출,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폐섬유화증 같은 기존 폐질환, 과거 결핵 후 흔적 부위에서의 만성 염증, 유전적 요인 등이 위험 요소다. 폐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즉 유전적 요인도 폐암 발생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폐암의 증상과 진단
폐암은 특징적인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증상은 크게 세 범주로 구분된다. 첫째, 종양 자체로 인해 나타나는 기침, 가래, 객혈, 호흡곤란, 흉통, 쉰 목소리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다른 호흡기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 조기 발견을 더 어렵게 만든다. 둘째, 폐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뇌 전이는 두통, 국소적 감각 및 운동 저하, 경련 등을 유발하고, 뼈 전이는 심한 통증이나 병적 골절을 일으킬 수 있다. 간이나 부신 전이의 경우 둔한 통증이나 전신 쇠약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셋째, 드물게 폐암 조직에서 특정 호르몬을 분비해 전신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전문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비특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폐암이 의심되면 우선 흉부 CT를 통해 종양의 위치와 형태를 평가한다. 확진을 위해 암세포 채취가 필요하며, 객담세포검사,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조직 채취, 영상 유도하 경피바늘생검, 흉수천자 및 흉막조직검사 등이 활용된다. 폐암으로 진단되면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한 병기 설정이 이루어지며, 전이 평가를 위해 전신 PET-CT, 골스캔, 뇌 CT 또는 MRI 등이 시행된다.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김영진 교수는 "병기상 수술이 가능한 초기 폐암으로 판단되면 폐기능과 심장기능에 대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발표된 폐암의 검진권고안에서는 55세에서 74세인 남녀 중 30갑년 이상의 고위험흡연자는 매년 저선량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2019년 7월 부터는 폐암이 국가암검진에 포함이 되어 만 54세에서 74세의 남녀 중, 폐암 발생 고위험군인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를 대상으로 2년마다 폐암검진(저선량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실시하고 있다.
▲폐암의 치료
폐암 치료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치료로 구성된다. 수술은 종양이 위치한 폐엽을 절제하는 방법이 기본이다. 폐는 좌폐의 상엽·하엽, 우폐의 상엽·중엽·하엽으로 구성되며, 종양이 포함된 폐엽을 제거하는 폐엽절제술이 표준 방식이다. 절제 방법에는 개흉술, 비디오 흉강경수술, 로봇수술이 있으며 종양의 위치와 병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수술법이 선택된다. 최근에는 비디오 흉강경과 로봇수술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방사선치료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해 병변을 파괴하는 치료이며, 항암화학치료는 항암제를 전신적으로 투여해 여러 부위의 암을 동시에 치료한다. 수술 이후에는 통증이나 호흡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으나 적절한 통증 조절과 호흡재활을 통해 점차 회복된다. 이 외에도 감염, 폐렴, 호흡부전, 지속적인 공기 누출 등 폐 관련 합병증과 심장·식도·신경 구조물에 대한 손상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발생 빈도는 높지 않다. 폐암은 특징적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환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흡연을 피하는 것이다. 그 외에 환경적, 직업적 요인들을 가능한 한 피하거나 줄이는 것이 필요하며, 어느 암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영양 섭취를 균형 있게 하여 몸의 저항력을 기르는 일 또한 중요하다.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김영진 교수는 "여기에 더해 올바른 생활습관 유지, 대기오염 노출 최소화, 직업적 유해물질 관리,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폐암 예방과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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