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산청군 출생 64명, 사망 633명, 지금 추세면 산청은 사라진다!

  • 전국
  • 부산/영남

[기자수첩]산청군 출생 64명, 사망 633명, 지금 추세면 산청은 사라진다!

산청=김정식 기자

  • 승인 2025-12-02 14:22
  • 수정 2025-12-03 14:28
  • 신문게재 2025-12-04 6면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
경남 산청군의 2024년 인구현황은 수치 한 줄 한 줄이 통계가 아니라 '소멸 일정표'에 가깝다.

출생 64명. 사망 633명.



태어나는 아이보다 떠나는 어른이 열 배다.

자연인구 569명이 사라졌다.



전입 2814명, 전출 2750명.

군은 '순전입 증가'라고 적었다.

하지만 출생 64명, 사망 633명.

결국 총인구는 493명 줄었다.

1년 만에 동네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속도다.

문제는 단순한 '감소'가 아니다.

산청은 지금 머무를 이유보다 떠날 이유가 더 많은 곳이 되고 있다.

전입 이유는 가족·직업·주택.

전출 이유도 가족·직업·주택.

들어오는 이유와 나가는 이유가 완전히 겹친다는 것은 산청이 살러 오는 곳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 떠나는 통로가 됐다는 의미다.

군이 보고서에 써둔 문장은 더 절박하다.

전입 옆에는 "자연환경 좋아서 전입 증가".

전출 옆에는 "주택 부족으로 전출 다수 발생".

자연은 그대로였고, 집과 일자리와 교육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자연은 붙잡지만, 생활은 내쫓는다.

연령 구조는 산청의 미래를 거의 결정해놓았다.

50대만 8903명, 전체 27%.

보고서 하단에는 '30년 후 인구 1만 명 예상'이라는 문장이 적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더 비관적이다.

지금 50대가 80대가 되는 30년 뒤, 출생이 지금처럼 연 64명이라면 1만 명조차 남지 않는다.

현재 산청의 초등학생이 어른이 될 무렵 산청은 지금 인구 3분의 1 규모로 축소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보고서 어디에도 '이 위기를 막을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자연은 좋다, 환경은 좋다는 문장은 채워져 있지만 낳고, 키우고, 일하고, 살 수 있는 구조에 대한 해답은 비어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대책의 실마리는 주민들이 떠난 이유 속에 그대로 적혀 있다.

전출 사유 1위는 직업(27.8%).

2위는 주택 부족(20.2%).

3위는 교육(9.3%).

정리하면 간단하다.

집이 없어서 나가고, 일이 없어서 떠나고, 아이 교육 때문에 외부로 빠져나간다

이 세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숫자는 매년 같은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감소 → 감소 → 또 감소.'

산청이 소멸로 가는 공식은 이미 완성돼 있다.

지금 산청에 필요한 건 홍보가 아니다.

미래를 바꾸는 구조 개편이다.

첫째, 청년 주거 1000가구는 생존 조건이다.

주거가 없으면 청년은 오지 않고, 청년이 없으면 출생은 늘지 않으며, 출생이 늘지 않으면 자연감소 569명은 내년에도 똑같이 반복된다.

둘째, 일자리 5000개 유치보다 앞서는 건 '산청 내부에서 돌아가는 일자리 구조'다.

기업을 불러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산청에서 일해도 생활이 가능한 구조 자체가 목표여야 한다.

셋째, 교육 경쟁력 회복은 가족 정착의 최소 조건이다.

넷째, 초고령 사회에 맞춘 생활권 재편이 필요하다.

모든 면을 지키는 방식은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산청 인구현황표는 숫자에 불과해 보이지만 그 숫자는 실제로는 학교 폐교 일정이고, 버스 노선 단축이고, 병원 운영 가능성이다.

그리고 아이 울음, 장날 사람, 마을 제사가 사라지는 순서다.

인구는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대책 없이 10년만 지나면 '사라지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보이게 된다.

산청은 지금 선택해야 한다.

'자연이 좋은 군'이 아니라 '살 수 있는 군'으로 바꾸지 않으면 산청은 더 이상 지도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3.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4.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5.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1.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연암대 연합팀 '7DO', 충청·강원권 공유·협업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4.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5.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