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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IP 첨단 클러스터 조성사업 조감도./사진=대전시 제공 |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보는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라는 시리즈를 통해 모두 5차례에 걸쳐 주요 문화공약 점검과 일류 문화도시 도약 조건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② 대형 시설 확충 드라이브…진척도와 향후 관문은?
③ 근대도시의 기억을 복원하다…'대전 서사' 구축의 현 단계
④ 문화산업 클러스터, 산업화의 출발점에서
⑤ 인프라 확충은 진행 중…일류 문화도시의 다음 과제
대전시가 지역 대표 문화 인프라 확충을 위한 현안 중 하나로 추진 중인 '문화·웹툰 콘텐츠 창작·유통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국비 6억 원 확보로 탄력받고 있다.
지난 2년간 국비 미확보로 중앙투자심사조차 받지 못해 답보 상태에 놓였던 사업이 설계비 반영을 통해 중앙투자심사 상정 자격을 갖추게 되면서 향후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취재에 따르면, 민선 8기 이장우호(號)가 추진 중인 '문화·웹툰 콘텐츠 창작·유통 클러스터'(이하 웹툰 클러스터)는 2026년도 정부 예산에 설계비 6억 원을 반영시키는 데 성공했다.
시는 이를 계기로 중투심을 시작으로 부지 매입과 공공건축 절차 등 후속 행정 절차를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투심은 국비가 일부라도 반영돼야만 대상 사업으로 검토가 가능한 구조다. 그동안 웹툰 클러스터는 국비 확보에 실패하면서 중투심 단계에 오르지 못했고, 이로 인해 설계와 부지 매입 등 후속 행정 절차 전반이 멈춰 서 있었다.
만약 이번에도 국비 확보에 실패했다면 민선8기 임기 종료 시점과 맞물려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었던 만큼, 이번 설계비 반영은 행정 절차를 이어갈 수 있는 상징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웹툰 클러스터는 동구 중동 일원에 연면적 4909㎡(지하1층~지상4층) 규모로 조성되는 사업으로, 웹툰기업 입주 및 창업공간과 교육·회의실, 전시 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지역 대학과 연계된 인재 풀을 기반으로 웹툰의 기획·제작·유통·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콘텐츠 생태계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대전에는 웹툰캠퍼스를 비롯해 대전콘텐츠페어, 웹툰잡페어, 디쿠페스티벌 등 웹툰 관련 기반이 이미 일정 부분 구축돼 있다.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에는 웹툰 관련 학과 재학생이 약 900여 명으로, 수도권(114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된다.
또, 과학도시와 결합해 AI를 활용한 웹툰 제작·유통 실험 공간, 이른바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시는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웹툰 산업의 성장성과 인재 풀의 존재가 곧바로 대규모 클러스터 조성의 필요성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적지 않다. 웹툰 인재 양성과 창작 지원을 위한 웹툰캠퍼스 형태의 공간과 프로그램은 이미 전국 주요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대전 역시 이를 중심으로 유사한 기능을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평가는 경기도 부천시와 비교해 보면 더욱 선명해진다.
부천시는 웹툰융합센터·만화박물관 등을 중심으로 만화·웹툰 산업 지원 체계를 구축하며 '만화도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전시가 추진하는 웹툰 클러스터는 부천의 웹툰융합센터와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 또 대전에 추가적인 거점이 필요한 이유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을지는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이와 대비되는 사례가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 '(이하 특수영상 클러스터)조성 사업이다.
특수영상 클러스터는 민선8기 공약은 아니지만, 대전특수영상영화제, 스튜디오큐브 등 대전이 이미 확보한 영상 제작 인프라를 기반으로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돼 온 주요 정책 사업이다. 과학도시 대전의 정체성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평가 속에 내년도 정부 예산에 78억 원이 반영되며 내년 초 착공을 앞두고 있다. 개관 목표 시점은 2029년 상반기다.
두 사업의 차이는 예산 확보 여부를 넘어 사업의 출발점과 당위성에서 드러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도시 대전이라는 도시 정체성을 바탕으로 영화도시 부산과의 차별성을 확보한 특수영상 클러스터와 비교하면, 웹툰 클러스터는 '왜 지금, 왜 대전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설명을 향후 행정 절차와 사업 구체화 과정에서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남진근 대전대 객원교수는 "웹툰 클러스터는 수요가 많은 산업화의 황금재원일 뿐만 아니라 원도심을 살리는 도시재생의 핵심 역할"이라며 "국비가 확보된 만큼 지자체가 힘을 보태 획기적인 산업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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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