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옛 부청사·철도관사촌…'근대도시' 복원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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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옛 부청사·철도관사촌…'근대도시' 복원에 총력

③ 근대도시의 기억을 복원하다…'대전 서사' 구축의 현 단계
첫 대전시청사·철도관사촌·옛 한전대전보급소 2027년 준공 목표
"사들이는 문제보다 시민 문화로 환원해야…자산은 이미 갖춰"

  • 승인 2025-12-16 16:56
  • 신문게재 2025-12-17 2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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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전공회당(옛 대전부청사) 조감도./사진=대전시청 제공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보는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라는 시리즈를 통해 모두 5차례에 걸쳐 주요 문화공약 점검과 일류 문화도시 도약 조건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② 대형 시설 확충 드라이브…진척도와 향후 관문은?

③ 근대도시의 기억을 복원하다…'대전 서사' 구축의 현 단계

④ 문화산업 클러스터, 산업화의 출발점에서

⑤ 인프라 확충은 진행 중…일류 문화도시의 다음 과제



대전이 일류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근대도시'라는 도시 성격을 분명히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전통 유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전에서 첫 대전시청사와 철도관사촌, 헤레디움, 옛 산업은행 건물 등 근대기에 형성된 건축자산은 도시 정체성을 보여주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다만, 재정 여건상 모든 자산을 시가 직접 매입하기는 어려운 만큼 민간과 협업하더라도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취재에 따르면, 이장우호(號)는 근대도시로 형성된 대전의 도시 이미지를 문화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시의회에 '대전시 근현대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 조례안'을 발의하며 옛 대전시청사와 소제동 철도관사촌, 한전대전보급소 등 근대 건축자산을 활용한 문화 인프라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보존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첫 대전시청사 보존·활용 사업이다.

근대 행정도시 대전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첫 대전시청사(옛 대전부청사)는 1937년 대전공회당으로 건립된 이후 시청과 청소년회관, 상공회의소 등으로 사용되며 지역 행정과 시민 활동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한때 철거 위기까지 거론됐지만, 시가 매입을 완료한 뒤 복원 설계에 착수하며 방향을 틀었다. 복원 공사와 병행해 국가유산 등록도 추진 중이다.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323㎡ 규모의 복원돼 전시공간, 다목적홀, 옥상정원 등을 갖춘 복합시민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는 최근 복원·보수공사 설계용역을 마쳤으며, 내년 상반기 2단계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할 경우 2027년에는 개관할 것으로 보고있다.

소제동 철도관사촌 역시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재편되고 있다.

소제동은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 이후 역 인근에 철도 종사자들이 집단 거주하며 관사촌이 형성된 지역으로, 대전의 철도도시 형성과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시는 2009년 대전 역세권 재정비촉진계획 과정에서 철거 위기에 놓였던 관사 일부를 이전·보존하기로 결정했고, 이를 토대로 근대역사문화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기술용역 계약과 착수 절차를 밟고 있으며, 본격 리모델링과 신축은 2027년 이후로 전망된다.

대전학발전소도 근대도시 대전의 서사를 기록하는 공간으로 조성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 ㈜대전전기의 제3발전소로 지어진 옛 한전대전보급소를 매입·복원해 대전의 역사 자료를 축적·연구·공유하는 거점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2023년 기본계획 수립 이후 매입과 설계를 거쳐 지난해 국가유산청 문화유산 보수정비 국비를 확보하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7년 4월 준공이 목표다.

다만 지자체의 직접 매입만으로 근대건축 보존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함께 제기된다.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옛 한국산업은행 대전지점 건물 역시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근대건축물이지만, IMF 외환위기 당시 민간에 매각된 이후 활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건물을 인수한 다비치 안경은 안경박물관 조성을 약속했지만, 2022년 외벽 보수공사 이후 뚜렷한 활용 계획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구 대흥동의 일·양 절충식 가옥이자 국가등록문화재 제377호인 '뾰족집'도 2010년 재개발조합에 의해 목조 골조만 남긴 채 철거됐다. 이후 시가 2012년 이전·복원공사를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공식 준공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민간이 근대건축 자산을 문화공간으로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옛 충남도지사 공관을 리모델링한 헤레디움은 CNCITY가 운영 주체로 참여해 전시와 문화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가며 시민 접근성을 확보한 공간으로 평가된다.

이들 사례는 근대건축 보존의 핵심이 소유 주체가 아닌 어떻게 시민에게 열려 있는가에 달려있음을 보여준다.

송복섭 한밭대 건축학과 교수는 "대전의 근대문화 정책은 모두를 사들이는 문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자산을 어떻게 시민의 문화로 돌려놓느냐의 문제"라며 "근대와 과학이라는 대전만의 자산을 문화로 엮을 수 있는 조건은 이미 갖춰져 있고, 이제 필요한 것은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시민 공감대와 행정의 뒷받침이다"라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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