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참나무에 바람이 들었다
비워진 틈에서 오래된 한숨들이 낮은 소리로 흔들린다
누군가의 둥지가
잠시 머물던 자리
가벼운 생들이
낡은 기억을 스쳐
오르내린다
부서진 속살 위로
빛이 얇게 번진다
상처가 비운 공간에만
새 숨이 스며드는 법
버려진 가지 끝에서
들새의 그림자가 한순간 피었다
사라진다.
지나가는 바람마저
잠시 멈춰 머리를 기울이는 곳
나는 그 빈자리의 어둠 속에서
아직 따뜻한 무언가가
자라나는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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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철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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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