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다문화] 중국의 밸런타인데이, 전통과 현대의 로맨틱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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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다문화] 중국의 밸런타인데이, 전통과 현대의 로맨틱한 만남

중국 연인들, 밸런타인데이에 선물 교환하며 사랑 표현
디지털 시대, 소셜미디어로 사랑을 전하는 중국 젊은 세대
칠석절,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중국의 로맨틱 명절
문화 자신감 강화 속 전통과 외래 문화의 조화 모색

  • 승인 2026-02-22 11:21
  • 수정 2026-02-22 11:30
  • 신문게재 2026-01-03 30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매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중국의 대도시 백화점과 꽃집은 붉은 장미로 가득 찬다. 한국에서 밸런타인데이가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과 호감을 표현하는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은 것과 달리,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처럼 여성이 일방적으로 선물하는 문화가 뚜렷하게 정착되지 않았으며, 연인 간에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은 1월부터 밸런타인데이 분위기로 물든다. 연인 간에 가장 인기 있는 선물로는 장미(특히 빨간색), 초콜릿, 향수, 명품 액세서리 등이 꼽히지만, 최근에는 실용성을 중시한 선물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고급 화장품 세트, 안마기·공기청정기 같은 건강 제품도 새로운 '사랑의 증표'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독창적인 사랑 표현 방식이 눈에 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웨이보'나 '위챗'에 연인의 사진과 함께 "사랑해(我爱你)"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것이 중요한 의식처럼 여겨진다. 더욱 흥미로운 현상은 '520(우이링)'이다. 이 숫자는 중국어 '워아이니(我爱你, 사랑해)'와 발음이 비슷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사랑의 상징으로 통용되며, 5월 20일은 '비공식적인 제2의 밸런타인데이'로 기념되는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날에도 연인들은 선물을 교환하고 특별한 데이트를 즐긴다.

중국은 서양식 밸런타인데이를 수용하는 동시에, 고유의 로맨틱한 전통 명절인 칠석절(七夕节, 음력 7월 7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칠석절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로 재탄생하며 젊은 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인기를 얻고 있다. 그 기원은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아름다운 '견우와 직녀' 전설에 있다. '견우(牛郎, 목동)와 직녀(織女, 베를 짜는 선녀)'의 이야기에서 유래한 칠석절은 은하수에 의해 갈라진 두 연인이 일 년에 단 하루, 까치들이 놓아준 다리(鹊桥)를 통해 만난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전통적으로 이날은 여성들이 바느질 솜씨를 뽐내고 결혼과 장수를 기원하던 날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이 전통 명절은 완전히 로맨틱한 기념일로 재탄생했다.



오늘날 중국의 연인들은 칠석절을 어떻게 보낼까? 이날에는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일이나 '교과(巧果)'라는 전통과자를 준비하는 한편, 현대적인 꽃다발이나 액세서리를 함께 선물한다.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 역시 칠석절을 맞아 '전통 로맨틱'을 콘셉트로 한 특별 기획전을 열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또한 테마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도 흔하다. 전국 각지의 공원과 문화유적지에서는 칠석절 특별 행사가 열리며, 베이징의 올림픽 공원이나 상하이의 위위안(豫园) 등에서는 전통 의상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젊은 커플들로 붐빈다. 영화관에서는 로맨틱 영화 특별 상영회가 열리기도 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시대의 표현 역시 활발하다. 위챗이나 웨이보 같은 메신저에는 칠석절 테마의 스티커와 이모티콘이 넘쳐나고, '견우직녀'를 소재로 한 짧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다.

중국의 밸런타인데이와 칠석절 문화는 단순한 로맨틱 기념일을 넘어, 글로벌화 시대 중국 사회가 마주한 근본적인 질문을 드러낸다. 외래문화를 어떻게 수용하면서도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할 것인가, 전통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것인가, 그리고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특히 칠석절의 현대적 부활은 중국 정부의 '문화 자신감' 강화 정책과 맞물려, 서구 문화의 영향 속에서도 전통문화의 현대적 가치를 재발견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한국과 중국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하는 모습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창조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문화적 교차 속에서 우리는 타인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리메이펀 명예기자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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