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재 여성 문인의 이름을 살린다… 문학관 건립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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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재 여성 문인의 이름을 살린다… 문학관 건립 본격화

2026년 기본계획수립용역비 확보로 물꼬
市 "내년 초 착공 목표…공사는 1년 안팎"
김호연재 고향 대덕구 선양사업 이어와

  • 승인 2026-01-22 16:53
  • 수정 2026-02-12 16:40
  • 신문게재 2026-01-23 2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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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소대헌·김호연재 고택 모습./사진=중도일보 DB
김호연재 문학관 건립이 올해 예산 반영을 계기로 다시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년간 논의만 이어지던 사업의 구체적 로드맵이 윤곽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22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올해 김호연재 문학관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수립용역비 1800만 원을 확보했다. 이 예산을 바탕으로 이달 중 용역을 발주해 상반기 안에 투자심사를 마치고,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일정이 계획대로 이어질 경우 준공 시점은 빠르면 2028년으로 예상된다.

김호연재는 조선 중기 대덕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여성 문인이다.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인 소대헌 송요화의 부인으로, 42년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244수에 이르는 한시를 남겼다. 신사임당,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성 문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특히 '남초', '취작' 등의 작품에서는 당대 남성 중심 사회의 질서에 질문을 던지는 시선을 담아내며, 조선 여성 문학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호연재가 살았던 대덕구 송촌동의 옛집은 현재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국가 보물로 지정된 동춘당 인근에 자리한 이 공간은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김호연재의 삶과 문학을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이러한 역사적·공간적 자산을 바탕으로 대덕구는 그동안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 여성휘호대회 등 다양한 선양 사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문학관 건립 논의 역시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기됐지만, 예산 문제에 발목이 잡히며 속도를 내지 못했다. 대덕구는 2024년 6월 사업을 시 단위로 이관했고, 동춘당 공원 내에 총사업비 약 80억 원을 투입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문학관을 조성하는 방안을 시와 협의해 왔다. 그러나 이후 1년 가까이 뚜렷한 진척이 없어 사업 추진 동력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대덕구는 지난해 7월 '김호연재 선양사업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김호연재 관련 기초자료 발굴과 기존 연구 성과 정리, 콘텐츠 활용 현황 분석, 표적집단면접조사(FGI) 등을 통해 문학관의 방향성과 차별화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어 9월에는 '김호연재, 그 가치를 말하다'를 주제로 한 포럼을 열어 문학관 건립의 공공적 필요성과 문화관광 자원으로서의 가능성, 지역 예술인과의 연계 방안 등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넓혔다.

올해 초에는 문학관 건립에 앞선 '중간 거점' 성격의 시도도 이어졌다.

대덕구는 '문학이 머무는 공간'을 표방한 '호연재의 뜰'을 조성하고, 구청사 내에 상설 문학 공간인 대덕문학인 서가를 마련했다. 본청 카페 공간을 활용해 문학 전시와 열람이 가능한 공간으로 바꾸면서 직원과 방문객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지역 문학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크고 작은 준비들이 쌓이면서 김호연재 문학관은 비로소 현실적인 로드맵을 갖추게 됐다.

지역 문학계 한 관계자는 "김호연재는 조선 여성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문학사적 위상이 분명하다"며 "최근 선양 사업이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문학관 건립 역시 지역 문화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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