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의 도시행복학] 8. 행복과 장소; 인간은 장소를 떠나서 행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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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의 도시행복학] 8. 행복과 장소; 인간은 장소를 떠나서 행복할 수 없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 승인 2026-01-28 10: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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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우리는 흔히 행복을 개인의 내면적 감정이나 심리적 상태로 이해하지만 인간의 존재는 공간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지리학자 이푸투안(Yi-fu Tuan)은 그의 저서에서 '장소애'(Topophlila) 개념을 제시하여 인간이 특정 장소에 대해 느끼는 깊은 애착과 강력한 정서적 유대를 설명합니다. '장소애'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경험과 기억을 통한 장소의 의미 부여와 함께 집단의 공동 기억이 더 해져서 장소가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과 행복의 중요한 부분이 되는 현상입니다.

이푸투안은 '공간'(Space)을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개념으로 보았고 '장소'(Place)를 인간의 경험과 의미가 투영된 구체적이고 현상학적인 개념으로 구분했습니다. 장소는 인간의 살아있는 경험을 통하여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되며, 이러한 경험적 유대가 인간의 정서적 안정감과 행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장소애 이론의 핵심입니다. 고전적 행복 성취의 전형적 사례인 금의환향은 인간이 장소와 함께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만족과 흐뭇함의 상태로서 세속적 성공을 이룬 이가 각별히 의미있고 익숙한 장소인 고향에서 지인들과 함께 성공의 기쁨을 누리는 집단 가두행진을 말합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광주 월드컵 축구 경기장 주변은 물론 광화문 광장과 시청, 전국의 거리 곳곳을 누비던 붉은 악마의 응원 열기는 대한민국의 모든 광장과 공개공지를 함성과 자신감으로 채워버린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이때를 시점으로 한국인의 자신감과 세계일류의 꿈은 노골적으로 구체화되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장소는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근원적 토대입니다. 물리적인 형태를 넘어 문화와 역사,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을 품어 안아 인간의 행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 바로 장소입니다. 장소는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인간존재의 근원과 행복을 담아내는 살아있는 그릇입니다. 의미 있는 장소를 만들지 여부는 또한 우리의 선택입니다.

신천식 배재대 특임교수·도시행복아카데미개설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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