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
베네치아, 폼페이, 피렌체, 나폴리, 로마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인간은 유한하고, 역사와 예술은 영원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오랫동안 묻혀 있던 폼페이 유적지는 시간이 멈춘 집, 빵집의 화덕, 벽에 남은 낙서, 부둥켜안은 유해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 것처럼 생생했다. 사람과 문명은 하루아침에 사라졌지만, 그들이 살던 방식과 흔적은 수천 년을 건너 오늘의 우리를 바라보며 삶은 순간이기에 죽음을 기억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중세의 골격 위에 생생한 꽃의 도시 피렌체는 돌로 쌓은 곡선, 중세성당, 비좁은 골목이 석양에 붉게 물들며 누구든 어서 오라며 아르노강은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미켈란젤로의 예술혼과 단테에서 기원하는 르네상스, 비발디와 지오바니의 음악이 흐르는 피렌체는 옛 정취에 묻혀 있었지만 사시사철 빛났다. 시민들은 옛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오랜 건축물에 카페 영업을 하고, 사무실과 가게로 쓰고, 아이를 키우는 그대로의 모습이 도시 유적지를 관광을 위한 건축물이 아니라 그곳이 삶의 현장이었다. 로마 콜로세움 사이로 차가 달리고, 판테온 신전 사이로 상점이 어우러지며 트레비 분수에서 햇볕을 즐기며 현재를 살면서도 끊임없이 과거와 공존하고 있었다. 공공기관의 민원 처리는 느리고 돌로 연결된 도로 보수공사가 일상이고 길은 좁고, 물가는 비싸고, 주변에 소매치기, 도시마다 방문세, 거액의 박물관 입장료를 내지만, 인생에서 한 번쯤은 방문해야 하는 찬란한 문화유산이 있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인간은 유한하고 사라지지만 역사와 예술은 시간을 건너 살아 있기에 이태리 지방 중소 도시들은 과거의 기억 속에 느리게 살아 가지만 후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늘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폼페이의 정지된 과거, 피렌체의 살아 있는 중세, 로마의 겹겹이 쌓인 인류의 유산은 우리에게 문명은 결코 편리와 경제적 효율만으로 진보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국내 서울을 비롯한 광역도시는 높은 건물과 빽빽한 아파트, 넓게 포장된 도로망에서 고도성장을 과시하며 편리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 첨단 도시 기반과 더불어 반만년 역사에 찬란한 문화 유적에 스토리 텔링을 만들고 과거와 현재를 공존 시키며 최첨단의 K 한류와 접목되는 관광 문화 강국의 콘텐츠가 절실한 때가 되었다. 잘 정비된 SOC 와 깨끗하고 편리한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와 첨단 IT, 저렴한 물가수준과 풍부한 먹거리, 안전한 치안 인프라, 신속한 민원 처리, 국가 문화시설이 무료로 제공되는 장점을 잘 활용하여 전 세계에 한국 방문을 홍보하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전쟁의 폐허에서 일군 한강의 기적, 그 자체로 전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경복궁, 북촌, 남산 등 우리만의 특화된 볼거리와 유적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한류 도시 매력을 뽐낼 수 있다. 산과 강 바다가 어우러지고 첨단 문명과 최신 건물, 그 사이로 한민족이 일궈온 역사와 문화 유산을 우리 방식대로 펼친다면 세계인이 목말라 하는 다이나믹 코리아, IT 강국의 콘텐츠와 접목하여 꼭 가 보고 싶은 나라의 위상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국내 많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 유산을 K 한류로 접목하여 전 세계인이 찾아오는 관광과 문화 체험의 장을 펼치도록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을 검토할 때가 되었다.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이상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