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불공정사회는 부정부패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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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불공정사회는 부정부패의 근원

전재용 (사)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전국여성중앙회장

  • 승인 2026-02-23 16:56
  • 신문게재 2026-02-24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의혹들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공정'이라는 가치 앞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줌
- 이런 사례들은 법적 판단 이전에 이미 국민 정서에 깊은 상처를 남김
- 공정은 단지 법률 조항의 문제가 아님
-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떠받치는 기둥임
- 신뢰가 무너지면 공동체는 각자도생의 정글로 변함
-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금권 정치에 대한 처벌을 엄정히 해야 함
- 지도층의 윤리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함
- 공정의 원칙을 세우고, 특권의 문화를 걷어내며, 책임의 기준을 높일 때 비로소 부패는 설 자리를 잃음

전재용 총재
전재용 (사)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전국여성중앙회장
최근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의혹들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공정'이라는 가치 앞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기재부 장관 후보에 올랐던 이혜훈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과거 조국 전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졌던 자녀 입시 특혜 논란, 그리고 강선우 국회의원과 김경 서울시의원과 관련된 공천헌금 수수의혹과 김병기 국회의원과 관련해 제기된 공천권력과 금품수수 문제 등은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구조에 내재된 불공정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들이다. 이런 사례들은 법적 판단 이전에 이미 국민 정서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기업체의 정보 취득을 이용해 주식투자로 돈을 벌어들인 일부 경제신문 기자들의 일탈행위도 우리사회의 공정성을 크게 해쳤다. 이 같은 행태는 특히 청년 세대에게 심각한 박탈감을 주고있다. 어렵게 공부하고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입시와 취업의 장에서, 누군가는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인맥을 활용해 유리한 출발선에 선다면 그 사회는 과연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공정은 단지 법률 조항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갔다고 해서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지도층이 보여야 할 최소한의 책무는 '법 위반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의혹을 남기지 않는 삶'이다. 지도층이 특혜와 편법의 그림자에 서 있을 때, 시민들은 법과 제도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신뢰가 무너지면 공동체는 각자도생의 정글로 변한다.



불공정이 일상화되면 부정부패는 필연적으로 확산된다. 왜냐하면 불공정은 "규칙은 지키는 사람만 손해 본다"는 왜곡된 인식을 낳기 때문이다. 지도층이 편법과 특권을 누리는 모습을 보며 자란 세대는 규칙을 존중하기보다 요령을 찾게 된다. 사회 전체가 '연줄'과 '백'을 중시하는 문화에 빠지면, 투명성과 책임성은 설 자리를 잃는다.

우리는 그동안 부정부패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반복되는 사례들은 구조적 문제를 시사한다. 폐쇄적인 인맥 문화, 불투명한 정보 접근,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이 결합하면 부패는 재생산된다. 불공정한 구조를 방치한 채 처벌만 강화하는 것은 근본 처방이 될 수 없다.



해법은 분명하다. 첫째, 공직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의혹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입시와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블라인드 채용 확대, 외부 평가 강화, 특혜 소지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셋째,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금권 정치에 대한 처벌을 엄정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도층의 윤리 의식이다. 법의 최소 기준이 아니라 도덕의 최고 기준을 지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회지도층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 그들의 삶은 단순한 개인사가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다.

공정은 비용이 드는 가치다.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느리다. 그러나 공정을 포기한 사회는 더 큰 대가를 치른다. 신뢰 상실, 세대 갈등, 계층 고착화, 그리고 만연한 부패가 그것이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편법과 특혜를 묵인하며 익숙한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투명성과 정의를 향해 고통스럽지만 새로운 길을 열 것인가.

불공정사회는 부정부패의 토양이다. 그 토양을 그대로 둔 채 열매만 따내려 할 수는 없다. 공정의 원칙을 세우고, 특권의 문화를 걷어내며, 책임의 기준을 높일 때 비로소 부패는 설 자리를 잃는다. 청년들이 노력의 가치를 믿을 수 있는 사회, 법과 제도가 신뢰받는 사회, 지도층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공정'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공정이 바로 서는 사회만이 부패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전재용 (사)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전국여성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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