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오의 시조 풍경-5] 늦은 사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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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오의 시조 풍경-5] 늦은 사랑의 노래

다울 박헌오/(사)한국시조협회 고문

  • 승인 2026-02-2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붉음을 안고 넘는 감당 못할 노을이여

한 생애 사무침을 휘감는 회오리여

늦사랑 지층 아래에서

들끓는다 활화산아!



가슴에 품은 불길 장엄하다 안 보여도

하늘보다 높은 곳에, 바다보다 깊은 곳에

단꿈을 환히 켜놓은

늦사랑 꽃 만발했다



저 산골 어둑어둑 걸어오는 그리움아

지등(紙燈)의 주마등이 열을 짓는 긴 갈애(渴愛)

늦사랑 멈출 줄 모르고

불 지른다 새록새록



<시작 노트>

사랑하기에는 너무 늦었는가? 인생은 늦었지만 사랑의 노래는 여전히 멈추지 않는가? 실로 사랑은 늦었지만 노래는 언제라도 아름답게 부르는가?

사랑은 육신의 영역인가 영혼의 영역인가? 육신에 불 지피는 영혼이 주인인가? 사랑은 육신의 생명이면서 영혼의 생명이기도 한 것인가? 분명한 것은 사랑은 변하지 않고, 끝나지 않으며, 나지도 죽지도 않는 존재라는 것이다. 누구나 가질 수 있으나 누구에게도 독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늙어도 사랑은 늙지 않는다.

화엄경에서 나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을 빈다면 얼핏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모든 것은 마음에서 만들어 질 수 있으므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전제되어야 한다. 마음의 본체를 알고, 생각하고, 신앙을 세우고, 정진하면 마음그릇에 소망은 다 담을 수 있다. 노인도 노인 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 마음 꽃, 그리움 꽃, 희생의 꽃, 창작의 꽃, 참회의 꽃, 그 모든 아름다움을 꽃이라 한다면 우리는 열반이라는 아름다운 죽음까지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랑은 지금이고 현실이다. 늦은 사랑을 노래하고 또 기쁘게 들으리라.

다울 박헌오/(사)한국시조협회 고문

박헌오
박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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