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석유화학 위기, 대산 단지 파급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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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석유화학 위기, 대산 단지 파급 살펴야

  • 승인 2026-03-10 17:02
  • 신문게재 2026-03-11 19면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중동 전쟁'으로 더욱 큰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 시설인 여수 여천NCC(나프타 분해 시설)는 전쟁 발발 나흘 만에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NCC는 나프타를 고온·고압으로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산업의 출발점이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의 수급 차질이 빚어지자 제품 공급이 어렵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석유화학 업계는 중동 사태로 원자재 수급 및 비용 증가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 국내에 공급되는 나프타의 절반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여천NCC만의 위기가 아니라는 것이 석유화학업계의 시각이다. 더욱이 나프타 공급 차질로 '산업의 쌀'인 에틸렌 생산이 중단되면, 고무·플라스틱·섬유 등의 제조업 생산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중동 사태가 현재 진행 중인 석유화학 산업 재편에 미칠 영향에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최근 석유화학 산업 재편 프로젝트인 '대산 1호'를 통해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에틸렌 생산설비 규모를 대폭 줄이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중복·적자 설비를 걷어내고 고부가 제품 생산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중동 사태로 사업이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와 원자재 부족으로 통폐합 과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교차하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 유가는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식 발언과 G7의 비축유 방출 가능성에 80달러대로 급락하는 등 널뛰기 양상이다. 국제 유가 불안은 석유화학 업계는 물론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충남도와 서산시가 대산 단지 근로자의 재취업과 생계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한 것은 바람직하다. 석유화학업계가 위기를 잘 극복하고, 지역경제에 미칠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역량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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