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10회) 「세종연구소」에서 1년간 장기 연수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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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10회) 「세종연구소」에서 1년간 장기 연수를 하다

김 용 교
前충남도정책기획관
前아산시 부 시 장

  • 승인 2026-03-17 10:51
  • 신문게재 2026-03-18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김용교님
김 용 교
前충남도정책기획관
前아산시 부 시 장
(2)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다

이처럼 나는 연수 기간 동안 세종연구소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였는데 연수생 중 이용자는 「나홀로」였다. 그곳에서 나는 원 없이, 마음껏 책을 읽은 것 같다. 장기간 교육연수로 파견을 나와도 나라에서 월급은 지급한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니 국가에 대해 덜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보면 연구소 교수들과 얼굴을 마주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한번은 교수님 한 분이 내 곁에 오시더니 "참 열심히 공부하신다. 김용교 과장님 말고는 지금까지 연수생들 중 연구소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며 자기 방에 가서 차 한 잔 하자고 하여 따라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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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때 쌓은 지식과 정보를 동료들과 공유하였다.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시는 가운데 남북한 통일문제에 대하여도 언급이 있었고,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는 부분들이 있다. 통일과 관련하여 그 당시 우리나라 젊은 층들 가운데에는

"통일이 되면 남한의 돈으로 북한 사람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된다면 결국 우리들 젊은 층에서 통일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통일에 부정적 여론과 기류가 흐르고 있을 때였다.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1) 북한에 희토류가 1,000억 불 어치 매장되어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천억 불이면 우리 돈으로 100조 원이 넘는 돈이다.

2) 남한의 금 매장량은 20톤 정도인데 북한에는 2,000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 따라서,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으로 결합된다면 우리나라도 경제 대국이 될 수 있고, 젊은 세대들도 풍요롭게 살아 갈 수 있다.

4) 통일에는 물론 중국도 반대한다. 북한과 중국은 순치관계(脣齒關係)로 지정학적으로 북한은 「입술」, 중국은 「이」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게 마련이다.

5) 그런데 일본도 남북한 통일에 드러내놓고 반대는 안 하지만 속으로는 반대한다. 통일이 되면 남북한 합한 인구가 7천여만 명에 이르고 면적도 현재 남한의 10㎢에서 23㎢로 우리나라 국가세력이 커지게 되면서 국가 경쟁력도 높아지게 되어 그만큼 일본을 위협하게 될 것으로 여기면서 통일을 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6) 그리고, 독일 통일에는 세 가지 조건이 합쳐져서 이루어졌다는 말도 하였다.

<첫 번째가> 서독이 동독보다 월등히 돈이 많았다는 것.

<두 번째는> 서독 국민들의 통일 염원이 한데 뭉쳤다는 것.

<세 번째는> 미국이 도와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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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구소는 국제정치.외교분야에 특화된연구소이다.
따라서 남북통일도 미국의 도움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미국의 영향력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알아차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나도 한가지 평소 의문사항에 대하여 말을 건넸다.

나는 연수생활 중 초대 이승만 건국 대통령의 "미국 국가 운영 시스템을 꿰뚫어 보고 「한미동맹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외교적 통찰과 혜안에 대하여 큰 감동을 받았다.

MOU와 같이 투자의향서가 결코 아니라 미국 상하의원이 의결한 미국의 조약이다. 미국 대통령이 이 조약을 폐지할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미국 의회에서 동의 의결해 주지 않으면 폐지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 가난하고 힘이 없던 1950년대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큰 나라와 쌍무협정을 맺었으니 이승만 대통령은 참으로 엄청난 일을 해낸 것이다.

나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이승만 건국 대통령과 박정희 국가 부강 대통령의 동상 건립에 적극 찬동하는 대열에 함께 서 있다.

연수 활동 중에는 연수생들의 연구논문 발표가 있었다. 일정 기간을 정하여 한꺼번에 발표하지 않고 준비되는 대로 수시로 발표하였다. 나는 행정에 있어 정책목표를 정해놓고 추진할 때와 목표 설정 없이 추진할 때에 그 추진과정과 결과에 있어 크게 차이가 나게 됨을 인식하고 「목표관리행정」을 주제로 하여 발표하였다.

30여 명의 발표자 중 다소 특이하게 느껴지는 논문발표가 있었는데 보건복지부 노인복지과장으로 재직하다 세종연구소에 입소한 박경호 서기관의 ‘노인수용 보호시설 운영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한 발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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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능력향상은 모든공직자에게 부여된 과제이다.
우리가 연수받을 때인 1999년도 우리나라 인구는 4600여만 명이었고, 이중 65세 노인 인구는 6.8%에 해당하는 320만 명으로 추계 되는데 2000년도에 노인 인구가 7%를 차지하여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2022년에는 노인 인구가 14%를 차지하여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며 급격한 노인인구 증가는 노인복지 수요를 증대시켜 시설확장과 재원 조달이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것임을 주장했다. 아울러 그 당시 출생률 1.4%, 출생인구 60여만 명으로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았을 때인데도, 얼마 안 가서 우리나라도 저출산 문제가 정부의 최대 현안 과제가 될 수 있음을 예고하였다.

박 서기관의 주장은 적중하여 노인 인구가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는 당초 예상 2022년도를 훨씬 앞당겨 2014년도에 진입하였고 2025년도에 노인 인구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또한 저출산 문제는 국가 존속 여부를 좌우하는 최대 현안 과제로 정부와 국민 모두 최대 관심사로 대두되었다.

연수원 생활 3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연수원에서 보고, 듣고,느끼는 지식과 정보가 나 혼자만 익히고 소화시키고 있기에는 아까운 내용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사급 교수들의 국제정치, 외교에 대한 강의 내용, 외부인사 초청 특강 내용, 연수생들의 연구논문 발표 내용, 세종연구소 도서관 공부내용 중에는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종합행정을 이끌고 있는 지사님께 보고드린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컨텐츠를 발췌 정리하여 주 1회 보고드리기로 마음먹고 주중(週中)에 보고 아이템을 선정하여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연수 일정이 없는 토요일에 정리하여 일요일에 도지사 공관에 넣어드렸다. 2월에 입교하여 5월부터 보고를 시작하였고 연말 연수를 마칠 때까지 한주도 빠짐없이 매주 4쪽 분량으로 작성하여 보고를 드렸다.

국민 세금으로 나라의 녹(祿)을 받으며 공부까지 시켜주니 감사한 마음뿐이었고, 이렇게라도 해야 내 마음이 편하고 은혜에 다소라도 보답하는 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연수받는 동안 한눈판 적은 없었다. 세종연구소에 통합 기숙사 시설이 없어 대전에서 수원까지는 기차로, 수원에서 성남 수성구 연구소까지는 버스로 출퇴근을 하였다.

출퇴근 기차와 버스 안에서도 쉬지 않고 일본어 공부를 하였다. 연수를 마치고 나는 연수 전 맡고 있던 「정책담당관」으로 다시 복귀하였다. 도청 간부들 연수는 로테이션으로 이루어진다. 서기관급 이상은 5년에 한 차례씩 연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2000년도에 입교할 연수생들을 지사님께서 오찬에 초청하여 「잘 마치고 돌아오라」는 격려의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곽유신 국장께서 "오늘 지사님께서 연수를 떠나는 간부들 다섯 명을 오찬에 초대해주셨는데 김용교 담당관 얘기를 주로 하셨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장기 연수에 가서 머리도 식히고 지친 몸도 추스리라고 보내줬는데 연수 생활 중 익힌 유익한 정보를 매주 한 차례씩 꼬박꼬박 정리해서 보고해 주었으니 참으로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런 경우는 충남도뿐만 아니라 전국을 통틀어서도 없을 것이다"라며 칭찬을 해주셨다는 것이다.

이 보고 내용은 「세종 노트」라는 책자로 발간하여 동료 직원들에게 배포하였는데 시군 과장급들의 요청도 있어서 초판 400부에서 재판 400부를 추가 발간하였다.

지금도 내 서재에는 이 책이 꽂혀 있다. 나로서는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안식년이자, 점포에 신상품을 새로 진열해 놓는 재충전의 시간이요, 중앙 각 부처,국영기업체, 시도 간부공무원과 새롭게 인연을 맺는 「인재관리통장」에 저축도 하는 유익한 연수 기간이었고 만학의 꿈을 이룬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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